밴쿠버 인근 하비산에서 한인 등산객 5명 추락사
budongsancanada

 

밴쿠버 인근 하비산에서 한인 등산객 5추락사 

 

 BC주 밴쿠버 인근 하비산(Mount Harvey)에서 한인 남녀 등산객 5명이 지난 8일 눈 덮인 산을 오르다 추락해 이튿날인 9일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산악회원들인 이들은 해발 1,652m 높이인 하비산을 등반하던 중 얼어붙은 눈더미를 능선으로 착각해 올라갔다 500m 아래로 떨어지면서 숨졌다. 희생자들은 정기수(66), 김란희(66), 손용준(56), 조정희(50), 최정훈(40)씨 등이다.

 밴쿠버총영사관이 현지 관계 당국을 통해 파악한 결과, 사망자 5명 중 1명은 한국 국적이며, 나머지 4명은 캐나다 국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총영사관은 사망자 5명의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에 담당 영사를 파견하는 한편, 유가족 연락 및 긴급여권 발급 지원 등 제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연방경찰(RCMP)은 이에 앞서 지난 8일 한 등산객으로부터 동반자 5명의 발자국이 무너진 눈더미 근처에서 끊겼다는 신고가 들어와 현장 수색 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인 산악단체는 당초 6명이 산행에 나섰으나 중간에 1명은 다리가 불편해 뒤로 처졌고, 이 때문에 사고를 피한 생존자가 산을 내려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했다.

 

 경찰은 헬리콥터 2대와 구조대원 40여 명을 동원해 수색한 끝에 정상에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서 한인 등산객들의 시신을 발견했다.

 수색구조대는 희생자들이 산 정상 벼랑 끝에 처마 모양으로 얼어붙은 눈더미인 '코니스(cornice)’를 밟았다가 붕괴되면서 산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니스는 눈으로 덮은 부드러운 능선처럼 보이나 그 위나 밑으로 지나가면 붕괴 위험이 있어 매우 위험하다.

 

 사망자들은 당시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GPS 장치와 눈삽, 호루라기 등 비상 장비를 갖췄지만 갑작스러운 사고에 도움이 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중 한 명은 대학 때부터 등산 활동을 하는 등 5명 모두 오랜 등산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산이 있는 밴쿠버 북부 일대는 지난 7일부터 눈사태 경보가 내리고 강풍과 폭설이 이어지는 등 기후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색구조대원은 "눈덩이가 매우 두꺼워 수색 작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