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ho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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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일까
bonghochoi

 

추석날,

먼지떨이개로 방,

구석구석을 털어내며

켜켜이 쌓인 고향생각도 털어낸다.

책꽂이 사이사이에

송편처럼 가지런하게 진열된 책들의

도도함도 탁!탁!탁! 힘주어 털어낸다.

울리지 않는

전화기의 볼륨을 털어내며

무소식이 희소식인 얼굴들도 털어낸다.

털어내도 털리지 않는

거울속의 달빛으로

반사되는 그리움도 털어낸다.

털어내도 적막한

하루는 술잔 가득히 쌓여가고

묵은 때처럼 집안 구석구석에서

털리지 않는 달빛을,

털어내고 털어내면서

먼지투성이인 내 영혼의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털어내고 있을

그 누구를 생각한다.

누구일까.

 

(20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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