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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너
bonghochoi

 

쉐파드몰의 식당가는 오늘도,

빈 밥그릇처럼 깨끗이 비어있다

사흘 굶은 뱃속처럼 텅텅 비어있는 식당마다

너무 배가 고팠는지 아예 불도 꺼버렸다.

 

굶주림이 무슨 사고라도 친 것일까

이곳 저곳에 출입금지선이

부황(浮黃)처럼 누렇게 피었다.

 

옷가게 진열장의 마네킹도 배가 고픈지

헐렁해진 바지를 자꾸 추켜올리고 있다.

곧 쓰러질 것만 같다.

 

빈 밥솥처럼 허기진

거리는 무덤 속처럼 어두웠다.

그 무덤 속을 더 깊게 파고 있는

고층 건물들도 쓰러질 듯 휘청거린다.

 

그 사이사이를 비집고

자동차들이 아사자(餓死者) 장례행렬처럼

가르릉~ 가르릉~

가래를 끓이며 지나갔다.

 

팬데믹!

너, 삼계탕처럼 푸우~욱

삶아먹고 싶다.

 

(20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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