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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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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자연의 모자이크를 따라서-126. 아름다운 ‘빛의 도시’ 알리칸테
knyoon

 
 

우리 부부의 스페인여행 후원자인 세 아들 딸 중에, 스페인에 회사일로 다녀온 적이 있는 작은아들 민동순이 우리에게, “르셀로나의 성가족성당에서 가우디의 천재성과 신앙을 음미하신 다음에 알리칸테로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기차를 꼭 타보세요”, 라고했다. 
스페인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알리칸테를 왜 ‘빛의 도시’라고 했을까? 하는 의문은 그 기차를 타고 차창 밖을 내다보며 바로 해답을 얻게 되었다.
관광열차 창 밖으로 지중해 연안의 비취색 바다 위에 부서지는 눈부신 햇빛, 알리칸테 시내에 높이 솟은 산타 바바라 성채 위의 전망대 탑 옆으로 나는 바다 위의 흰갈매기가 눈부셨고, 성채에 남아 있는 옛날 우물의 낡은 동판 뚜껑과 세월의 빠름을 알리는 화살촉 해시계마저 빛의 날개처럼 날아갈 듯 바위 위에 앉아 있었다. 

 

 

선착장에선 환상의 섬 마요르카로 떠날 손님을 기다리는 눈부신 하얀 돛배들, 햇빛과 바닷물에 젖어 황금빛으로 빛나는 넓은 모래밭 길, 선창가 다르세나 식당의 멋진 반달창문으로 바다를 내다보며 맛본 왕새우 요리와 뿔뽀(문어) 복음밥 위에도 그 기막힌 맛과 더불어 은총의 햇빛이 비쳤다.
이 아름다운 빛의 도시도 옛날엔 전쟁의 상처를 많이 입었다. 스페인 남동부 발렌시아 지방에 있는 이 항구도시 알리칸테는 기원전 201년 로마인이 정복했을 때, 빛의 도시라는 의미가 담긴 루센툼Lucentum이라 불렀다. 그후 무어인들의 지배를 받으면서 알리칸트(Alicant)라 했고, 스페인 독립전쟁을 겪으면서 바다로부터 오는 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쌓았던 천연요새인 산타바바라 성채는 무너지고, 지금은 알리칸테 시내를 굽어보는 광장요새가 되었다. 

 

이 성채는 입장료는 받지 않지만 터널을 한참 걸어 들어가서 타는 엘리베이터 요금은 받는다. 알리칸테를 굽어보고 싶어서 이곳까지 온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의 비싼 요금 때문에 발길을 돌릴 수는 없으리라.
이 성채에서 내려와 거리의 악사들이 클라리넷, 오보, 바순의 멋진 목관악기로 연주하는 이베리안 고대미술관 골목길을 지나면, 오랜 역사를 가진 산타 마리아 교회가 이슬람교회였던 푸른 모스끄지붕 건물 앞에 돌로 지은 바로크식 교회를 볼 수가 있다. 
알리칸테의 수호성인인 산타 니콜라스 대성당도 이에 못지않게 아름답게 지은 바로크식 건물이다. 우리는 알리칸테 시내를 굽어보며 우뚝 서있는 산타 니콜라스의 검은 대리석 동상과 회랑을 지나 예배실에 들어서자 마주치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하얀 성모님’의 눈 부신 모습 앞에서 묵념에 잠기기도 했다. 우리의 긴 여정을 통해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실 것을 기원하면서. 
스페인의 8대도시의 하나이며 인구 26만 명이 넘는 고색창연한 이 도시가 급성장을 하는 것은 지중해안의 온화한 기후로 여름 겨울 휴양지가 되고 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델란드에서 오는 관광객의 수입이 적지 않기 때문이란다.
비행장이 시내에서 가까울 뿐만 아니라, 이미 1851년부터 마드리드와 직결된 철도가 생겼고, 이 아름다운 지중해 연안을 따라 바르셀로나로 가는 낭만열차가 관광객을 실어 나른 덕분이다. 게다가 비싸지 않은 호텔요금과 풍성한 어류로 인해 싸게 먹을 수 있는 해물요리, 올리브 오일, 포도주, 야채, 섬유수출이 이 도시의 경제발전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가 어렸을 때 맛있게 먹던 누가라는 과자도 이곳에서 나온다고 한다.

 

 

깊은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한 숨돌리고 싶다 할 즈음에 우리는 큰 길가에 서 있는 실버 마그놀리아(목련나무 과에 속함)가 큰 그늘을 만들어 그 아래 놓인 의자에 우리를 쉬게 해주었다.
그곳에서 시작한 길은 7킬로미터가 넘는 코스타 블랑카 해안으로 우리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런데 해안에 닿기도 전에 우리는 양쪽에 네 줄로 늘어선 야자수 밑에 파도 치는 모자이크 조각 보도에 놀라고 휩쓸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길은 바로 ‘정처 없이 어슬렁거리는 산책길’이라는 엑스플라나다 산책로! 1957년에 만든 기하학적 무늬의 포장도로- 알리칸테의 빛깔인 붉은빛, 우유빛, 검정빛 작은 타일조각을 오십만 개나 파도처럼 깔아놓은 산책길이었다. 휴일엔 음악회도 열린다는데 아마 무도회도 함께 하는 것이 더 어울리리라. 

 

   우리는 바다로 나가기 전에 손에 손을 잡고 ‘왈츠에의 초대’ 리듬에 따라 그 길 위에서 파도타기하며 하늘 위의 흰구름도 바라보고, 둥둥 떠다니는 듯 걸었다. ‘아름다운 그 이스파뇨라’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름다운 그 이스파뇨라, 빛나는 그 얼굴에는, 사랑의 웃음 찼네.’ 젊은 시절에 부르던 그리운 그 노래는 분명 이 빛의 도시에서 지은 것이리라.
스페인의 작가인 후안 알버트의 말대로 “알리칸테를 맛보려면 엑스플라나다 산책길에 서 보라”는 말이 실감난다. 스페인의 자유로움과 풍성함, 꿈속 같은 코스타 블랑카 해안의 황금 모래밭을 향해 가는 바로 이 길 위에. 아, 이 자유와 환상의 길 위에서의 파도타기를 어느 도시에서 맛보랴. 
우리는 해질녘의 눈부신 모래밭을 뒤로 하고,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스페인 여행을 떠나기 전에 웹사이트 엑스페디아expedia에서 우리가 순례하려는 제3의성지로 가는 길에 있는 모든 곳의 위치, 특성, 대중교통, 호텔의 품격에 이르기까지 남편 민 장로가 치밀하게 조사하고 떠난 보람이 컸다. 알리칸테에서도 코스타 블랑카에 가까운 그랜 솔호텔의 친절한 지배인 호세가 잡아 준 전망이 좋은 방에 돌아와 달콤한 휴식을 맛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창밖에 멀리 어두워진 밤바다와 최근에 새로 단장 하는 이 지역의 ‘트램(tram)역 뉴디자인 프로젝트’ 공사현장이 보였다. ‘박스 안쪽에 조명등을 설치하고 박스 표면에 8백 개의 둥근 구멍을 내어 밤이면 빛이 바깥으로 비쳐 나와 색다른 라이팅 구조물로 변신하는 공법’으로 또 하나의 예술작품이 될 이 트렘역은 2007년 9월 15일에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한다. ‘빛의 도시 알리칸테’는 이제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환한 빛의 도시가 될 모양이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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