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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및 시사문예 종합지 <한인뉴스 부동산캐나다>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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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8
이젠 조성훈을 자유롭게-한인사회에 부담 갖지 않도록

 

 

 

 독자 여러분께 민망한 고백 좀 하겠습니다. 이판사판, 모 아니면 도… 바로 오늘 저녁이면 선거결과가 다 나오는데 내일 아침 지면에 엉뚱한 구문(舊聞)을 낼 수는 없었습니다. 밋밋하게 ‘온주총선 마감…’ 이같이 냈다간 독자들 관심을 끌지 못하고 신문은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특히 우리 신문은 주간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기사는 일주일 후에나 지면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이럴 땐 속이 매우 상합니다). 그래서 제목과 내용을 여러차례 수정하는 고심 끝에 단안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면 내주에 정정기사와 사과광고를 내기로 하고… 예상기사는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7일 실시된 2018 온주 총선에서 윌로우데일 선거구에 보수당으로 출마한 조성훈(Stan Cho, 40) 후보가 당당히 당선됐다. 첫 동포 2세 온주의원(MPP)이 탄생한 것이다. 스카보로의 조성준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다. 제 42대 온타리오 주의회는 이번 6/7 총선을 통해 1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


 총 124명의 주의원을 선출한 이번 총선의 특징은 ▶보수당의 압도적 과반 집권 ▶차기 온주총리에 덕 포드 ▶신민당(NDP)의 대약진 ▶자유당의 처절한 몰락으로 요약된다. 캐슬린 윈 자유당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났다…” 


 이 기사는 그야말로 가상 시나리오에 의해 작성된 것이었습니다. 만에 하나 틀린 점이 있다면 편집책임자에겐 당연히 문책이 따를 큰 모험이지요. 그런데! 이 예상 기사는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투표 당일 오후에 지면편집을 마치고 그날 저녁 개표방송을 지켜보면서 조마조마했는데, 기사는 하나도 틀린게 없었습니다. 


 그처럼 예상기사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흐름을 관찰하면서 이번엔 분명히 이런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란 진단이었습니다. 


0…이번 온주총선의 특징은 한마디로 자유당정부의 15년 실정(失政)에 대한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이었습니다. 자유당은 결국 공당(公黨-official party) 지위마저 상실한 채 몰락했습니다. 반면, 보수당은 절대 안정의석을 차지하며 집권하게 돼 있었습니다. 자유당의 대안으로 한때 신민당(NDP)이 부상하기도 했지만 과거 한차례 집권했던 NDP는 당시 완전한 실패를 경험했던 터라 유권자들은 결국 안정 쪽을 택했습니다. 이처럼 확실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보수당 후보는 팻말만 꽂으면 당선이 보장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특히 한인사회에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조성준 의원이 재선된 것도 그렇고, 처음으로 동포 2세 주의원이 탄생되는 환희를 맛보았습니다. 캐나다 이민사 반세기 만에 마침내 2세 정치인이 탄생하며 한민족의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특히 동포사회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계기가 되면서 역사를 새로 쓰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조성훈 후보의 당선은 3박자가 척척 맞아 떨어진 결과였습니다. 그를 위해 한인사회 거의 전 동포들이 나서 자기일처럼 도와주었습니다. 원로들을 중심으로 후원회가 결성되고 물심양면으로 도왔습니다. 팻말 꽂는 일에서부터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고 홍보전단을 배포하는 등, 일찍이 이런 예가 없었습니다. 전에도 수차례 한인후보자가 나와 도와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폭넓은 지원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동포사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아울러 (부친 회사의) 막강한 조직력과 재력 등 후광을 업고서도 당선이 안된다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조 후보가 2년여 전부터 보수당을 택한 것은 대단히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번은 명백히 보수당의 집권 차례였던 것입니다. 여기에 조 후보의 특출한 역량까지 합쳐져, 정치에 처음 입문한 그가 단번에 당선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거센 보수당 바람에 4선 거목도 추풍낙엽이었습니다.


 한편,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한인들이 대략 2,200여명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체 한인유권자(7,330명)의 30퍼센트에 불과한 것입니다. 모든 한인유권자가 조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가정할 경우 조 후보의 총 득표수 1만7,732 표 가운데 12.4퍼센트를 이바지한 것입니다. 이 숫자는 결코 적은게 아니지만, 한인유권자 중 절반 이상만 나와주셨어도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0…한인사회는 그동안 조성준 의원에게 많은 의지를 해왔습니다. 탈북민 추방저지에서부터 토론토한인회 세금감면 등 조 의원이 동포사회에 이바지해온 일이 참 많습니다. 이제 조 의원의 뒤를 이어 젊고 추진력 강한 신선한 정치인, 조성훈 의원이 탄생했습니다. 아직 40대 초반의 젊은 조성훈 의원이 착실히 경륜을 쌓으면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그런데, 차제에 우리 한인사회는 생각을 바꿔야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그를 도와준 것은 무슨 대가를 바래서가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한인사회의 이익을 대변하라고 도와준 것도 아닙니다. 그가 의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성장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기쁨이요, 든든한 벽이 되어줄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조성훈 의원이 친정 격인 한인사회를 의식하지 말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간접지원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를 한인행사에 자주 부를수록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의회 일도 소홀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 할일을 다했으니 그를 자유롭게 놓아주어야겠습니다. 그가 한인사회에 진 부채는 서서히, 스스로 알아서 갚아나갈 것입니다. 그 정도의 지각은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의회에서 크게 활약하고 성장할수록 동포사회의 힘과 영향력도 커질 것입니다. 루키 조성훈 의원이 퀸스파크에서 대활약해 중진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도록 합시다.  (사장)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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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3
거래는 트럼프 처럼(?)

 

▲트럼프의 자서전 '거래의 기술' 표지. 좌측은 영문판, 우측은 한글 번역판 

 

 

 

 “당신을 몹시 만나고 싶었지만 슬프게도 당신이 최근의 담화문에서 드러낸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을 볼 때, 나는 이번에는 오랫동안 계획해온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 이 편지는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임을 밝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언젠가 당신을 만나기를 몹시 고대한다. 이 중요한 정상회담과 관련해 마음이 바뀌면 주저하지 말고 나에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보내달라… 세 명의 (미국인) 억류자를 풀어준 것은 아름다운 제스쳐였고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국제적 이벤트를 벌이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에게 보내는 충격적인 공개서한을 발표한다. 이제까지 진행돼온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것. 미국의 요구대로 움직여준 북한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꼴이 됐다. 트럼프의 말이 떨어지자 청와대는 속뜻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허둥댄다… 이런 코미디 같은 일이 최첨단 시대라는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이 사람의 입과 손놀림에 따라 전 세계가 울고 웃는다. 도덕적으로, 인격적으로 존중할 점이 조금이라도 있느냐는 문제는 별개로 치고 어쨌든 이 사람에게 무언가 있는 것 아니냐는 호기심을 갖게 하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가 만약 평범한 사인(私人)이었다면 그냥 정신병자 정도로 치부되고 말겠지만, 어쨌든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고 미국의 대통령까지 올랐으니 무언가 있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 나아가 국제사회까지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이 국제적인 중대사를 마치 개인기업체 운영하듯 손익계산에 따라서만, 즉흥적일 정도로 무모하게 처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의 말 한마디에 한 국가의 운명이 오락가락 한다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터인데 게임이나 도박 즐기듯 한다. 트럼프가 속으로 얼마나 치밀한 계산을 하고 말을 뱉는지 모르지만 그가 아침에 눈뜨자마자 두들겨대는 트윗을 보고 전 세계 언론이 온갖 의미를 부여하는 이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지.      

    
0…엄청난 부동산을 사고 팔며 사기행각도 벌이고, 남녀 인종 가리지 않는 막말과 대중선동, 음담패설 등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히는 트럼프. 최근엔 추잡한 성 스캔들과 입막음용 뒷거래, 이를 부인하는 거짓말 등 더 이상 지저분할 수 없는 인간군상에 속한다.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이런 사람에게도 과연 배울 점이 있을까. 세속적 기준에서 볼 때 트럼프는 분명 성공한 인물이다. 그가 1987년에 쓴 자서전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이란 책이 요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이 김정은에게 선물로 주면서 “트럼프를 이해하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했다는 그 책. 
 그래서일까. 작은 ‘로켓맨’ 김정은도 종전과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정상회담을 다시 하자고 트럼프에 제안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와 김정은은 ‘거래의 기술’ 책에서 강조한 비즈니스의 11가지 원칙들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책의 내용 가운데 협상이나 거래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어떤 경우에도 최후에 빠져나갈 문은 열어둔다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 거래에서 흔히 사용되는 불문율이다. 즉, 말로는 딜(Deal)을 안하겠다고 돌아서지만 협상의 최후 여지는 남겨두는 것이다. 특히 속으론 딜을 받고 싶지만 더 큰 성사를 위해 슬쩍 다른 운을 띄우되 판을 완전히 뒤엎지는 않는다. 


 트럼프는 전격적으로 북한에 정상회담 무산을 전하면서도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고, 재추진할 최소한의 여지는 남겨두었다. 이것이 바로 거래나 협상의 기본이 아닐까. 또한 어느땐 극단적인 용어를 서슴지 않다가도 어느땐 부드러운 용어를 사용해 상대방을 누그러뜨린 후 더 큰 것을 받아낸다. 부동산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트럼프의 이런 ‘기술(art)’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밖에 책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크게 생각하라’는 것. 사람들은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일을 성사시킨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 때문에 규모를 작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목표를 유연하게 적용하기보다는 더 큰 목표, 더 강한 목표를 내세워야 무언가를 이룩할 수가 있다.  


 다음은 ▶항상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라. 또한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히라는 것.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거래를 할 때는 대개 보수적 입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고 있으면 막상 일이 닥치더라도 견뎌낼 수 있다.


 트럼프는 “일단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최소한 대여섯 가지 방법을 동원해 일을 추진한다”고 했다.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언제나 있고, 이에 대응해 재빨리 마음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이전에 뛰어난 사업가다. 그는 사업가답게 말한다. “발로 뛰면서 시장을 조사하라. 나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그럴듯한 시장조사는 믿지 않는다. 언제나 스스로 조사를 해서 결론을 낸다.”


 트럼프는 또 “언론을 이용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일을 성공시키는 마지막 열쇠는 약간의 허세다. 나는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한다”고 강조한다. 시정잡배만도 못한 언행으로 4년 임기를 다 채울지 의심도 들지만 그런 인간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면 한번쯤 참고해볼 법하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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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1
한민족의 자존심을 걸고-조성훈(Stan Cho)을 온주의회로

 

▲조성훈 후보 사인을 들고 가두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인 원로들 

 

 


 최근 난민 구치소에 수감돼있는 어느 한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동안 수년간 불법 체류자로 살아왔는데 어쩌다 당국에 적발돼 추방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어떻게 도움 좀 줄 수가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듣자 하니 불법체류인 것은 분명한데 사정이 여간 딱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 분과의  장시간 통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어떻게든 이민당국에 호소해 선처를 바랄 뿐.     


 이런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길은 바로 정치인이 나서주는 것이란 사실을 우리는 그동안 여러번 경험해왔다. 법과 논리로 해결이 어려운 일을 풀어줄 가장 빠른 길은 바로 정치인을 통하는 것이다. 그것도 힘 있는 정치인의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한인사회는 그동안 조성준 의원(현 온주의원)에게 많은 의지를 해왔다. 탈북주민 추방 저지에서부터 한인회 세금감면 등 조 의원이 동포사회에 이바지해온 일이 참 많다.  


 이제 조 의원의 뒤를 이을 새로운 재목이 나타났다. 젊고 패기 차고 추진력 강한 신선한 정치인, 바로 조성훈(Stan Cho, 40) 윌로우데일 보수당 온주의원 후보다. 조 후보는 1년 전 치열한 경선을 거쳐 지역구 후보가 된 이래 밤낮 없는 표밭 일구기에 나섰고, 이제 그 소중한 결실을 거둘 시점에 서있다.       


 우리는 대체로 정치와 정치인들을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어떠한 제도나 정책 입안에 앞서 (유력)정치인을 통하면 빨리 해결이 된다. 아직 40대 초반의 젊은 조 후보가 주의원이 되어 착실히 경륜을 쌓으면 앞으로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캐나다 한인 이민사 반세기, 진작에 2세 정치인이 나올만도 했다. 그런데 그것이 번번히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여러 정황상 조성훈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다. 그가 당선되면 이는 개인 차원이 아니라 한민족의 자존심으로 승화될 것이다. 한인사회 세대교체의 계기가 되면서, 역사를 새로 쓰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는 노스욕만의 일도 아니다. 전  한인사회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조 후보는 그동안 외롭고 힘든 캠페인을 펼쳐왔다. 때마침 보수당 바람이 불어주긴 했지만 도중에 당수가 바뀌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고, 그 후로는 주로 개인적 역량과 이미지에 집중해야 했다.이럴 즈음 조성훈을 위해 한인사회 거의 전 동포들이 나서 자기일처럼 도와주었다. 원로들을 중심으로 후원회가 결성되고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팻말을 꽂는 일,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고 홍보전단을 배포하는 등, 일찍이 이런 예가 없었다. 전에도 수차례 한인 정치 후보자가 나와 도와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폭넓은 지원은 없었다. 


 이처럼 거의 전 한인동포사회가 나서 전폭적으로 도와주었는데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존심도 여지없이 구겨질 것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실제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노스욕의 한인 유권자 비율은 9.5 퍼센트 남짓이지만 그 여세가 파급되면 90퍼센트의 효과도 가능하다. 아무리 뜻이 있어도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젊은 유권자들이 실제로 투표장으로 나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각 민족 커뮤니티의 투표율은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는다. 한인행사에 주류정치인들이 적극 참여하는 것은 우리의 힘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정치 참여도가 낮다. 지난해 한인끼리 맞붙은 경선에서는 투표 대상자 8천여명 중 1,100여 명만이 참여했다. 참여 범위가 훨씬 넓었는데도 그랬다(14세 이상 노스욕 거주자는 누구나 가능). 이제 캐나다에서 한인 최대 밀집지역이라는 노스욕에서 정치인 한명 쯤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조 후보의 상대방은 내리 4선에 지명도도 높은 노정객이다. 그러나 조 후보의 정치경력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때묻지 않고 신선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닳아빠진 정치인들은 자기네 실속이나 차릴 궁리나 하지 타성에 젖어 실질적인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조 후보가 주류정계에 진출해야 하는 당위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다. 하나는 개인적 역량이 뛰어남이요, 또 하나는 동포사회 측면에서 보아 그러하다. 우선 조 후보는 정치적으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다.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인데다 특히 대중연설에 뛰어나다. 그가 연설을 하면 청중이 압도되고 분위기가 고조된다. 연설실력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지식이 풍부해도 대중을 설득시킬 언변(言辯)이 모자라면 소용이 없다.  


 조 후보는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2세다. 그러나 그에게 민족의식이 없다면 동포사회와 관계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민족의식이 투철하며 진심으로 한인들을 위할 인물이다. 부동산으로 성공한 부친(조준상)의 후광도 있지만, 그는 그런 배경에 의지할 사람이 아니다. 대부분의 이민 1세들이 그러했듯, 그도 부모가 하루종일 일만 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그는 부모들이 자신을 희생해가며 자녀들을 키워온데 대해 그 은혜를 되돌려 드릴 때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는 자라면서 커뮤니티 파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한인이 주류사회에서 대우를 못 받는 것은 정치적 힘이 약하기 때문이며, 소수민족의 권익은 바로 정치를 통해 이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고교 학생회장, 대학 럭비부 주장을 지내 리더십도 뛰어나다. 영어가 편하지만, 한국말로 소통하는 데도 지장이 없다. 그는 진정으로 동포들 권익을 보호하고 정치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제 목소리를 낼 인물이다. 


 부디 조성훈 후보를 도와 캐나다 한인 역사상 최초의 2세 정치인을 탄생시켜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일주일 후, 6월 7일 저녁(9시 30분~10시경), 조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축배의 잔을 높이 들 것을 기대합니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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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7
동지는 간데 없고-세월따라 달라져가는 오월

 

▲토론토 ‘사월의 꿈’ 합창단이 5.18 기념식에서 ‘오월의 노래’를 합창하는 모습   

 

 

 흔히 계절의 여왕이라 칭송받는 5월, 마냥 푸르고 아름다워야 할 이 5월이 모국에선 언젠가부터 눈물과 회한의 계절이 되고 말았다. 벌써 38년째, 광주의 그날 참극은 아직도 진상규명이 덜 된 채 갑론을박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만 보아도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0…제3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지난 5월 18일(금) 저녁 토론토한인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의 기념식 분위기는 1년 전과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참석자 수가 작년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 참석자들 면면도 많이 넓어졌다. 전에는 특정 진보단체 인사들이 대다수였으나, 올해는 보통 한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가장 달라진 점은 역시 한국정부를 대표해 나와 있는 총영사가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수년 전만 해도 5.18 행사라면 좌파 운동권 인사들의 모임이라며 극도로 경계하던 공관 사람들이 이젠 공식적으로 행사에 참석해 국무총리 기념사를 대독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5.18 민주화운동이 삼일운동이나 8.15 광복절 같은 범국민적 행사로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5.18 토론토 기념식은 한인회와 민주평통이 주관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동포단체장이나 평통위원들 모습은 많지 않았다. 수년 동안 보아온 같은 얼굴이 많았다.        

                          
0…‘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내가 이 노래를 처음 부른 것은 지금부터 31년 전인 1987년 이맘때, 6월 항쟁을 앞두고 전국에 한창 민주화운동 바람이 불 때였다. 당시 ‘넥타이 부대’로 상징되는 민중항쟁을 맞아 직장생활을 하던 나도 종로와 광화문 일대를 누비며 소극적이나마 시위대열에 참여했다. 그때 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처음 듣는데, 서사시 풍의 가사와 함께 선율에 비장미(悲壯美)가 돌아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는 대목에선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임을 위한…’은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의 시 '묏비나리'를 소설가 황석영이 다듬어 가사로 만들었으며, 80년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전남대생 김종률이 계엄군의 폭력진압에 희생된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81년 작곡했다. 윤상원은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마지막 날 전남도청에서 숨졌으며, 박기순은 들불야학 교사로 일하다 희생됐다. 


 이 노래는 82년 음반에 수록돼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시민단체와 노동.학생단체 집회 등에서 널리 불리게 됐다. 그러나 이 노래가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금은 외국의 운동권에서도 이 노래를 개사해 부를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여기까지 오기에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군사정권 시절인 80년대에는 금지곡으로 지정됐고 일부 보수단체는 노랫말 속 '임'이 북한 김일성을, '새날'은 사회주의 혁명을 지칭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5.18 기념식은 97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정부주관 행사로 치러졌고, 행사의 마지막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마쳤다. 이때부터 2008년까지는 별 논란 없이 그저 운동권 노래 정도로 간주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5.18 행사에서 이 노래를 ‘제창’ 대신 ‘합창’으로 바꿔 논란이 일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제창이냐 합창이냐는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이 노래에 대한 퇴출 논란이 거세졌고 그 중심에서 국가보훈처가 혼란을 부채질했다. 보훈처는 이 노래를 대체할 새로운 노래를 만들겠다고 나서는가 하면, 정부 행사에서 이 노래를 제외한다고 발표했다가 거센 반대여론에 부딪치는 등 갈팡질팡했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파면당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마침내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 노래를 제창으로 부를 것을 지시해 작년부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임을…’이 떳떳이 불리게 됐다. 노래 하나 갖고 이처럼 곡절을 겪은 예는 없을 것이다.


0…일반적으로 제창(齊唱)은 애국가처럼 참석자 모두가 (의무적으로) 부르는 것이고, 합창(合唱)은 부르고 싶은 사람만 부르면 된다. 행사장에서 제창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그 노래가 단순히 배경 음악이 아니라 모든 참석자들이 노래를 부름으로써 그 노래를 통해 행사의 뜻을 되새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제창이라 하더라도 강제성은 없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즉, 행사 참석자가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고 법적 처벌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창이냐 합창이냐는 논란은 다분히 감정적 측면이 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오랜 진통 끝에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임을 위한 행진곡’. 이는 종북과는 상관이 없으며 출처 또한 종북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노래는 지난해 대통령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기존의 민주화운동 세대는 물론, 노래 자체가 생소했던 20~ 30대에게까지 전파되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노래가 되었다. 


 이젠 변하는 시대와 함께 우리들의 사고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새 날이 올 때까지…’ 나의 카톡 화면에 적힌 문자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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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5
나는 멀티태스커(multitasker)

 

 “요즘 선거운동 하느라 고생이 많겠습니다.” 주변에서 자주 듣는 얘기다. 온주 총선에 출마한 조성훈(Stan Cho) 후보를 내가 전담해서 도와주는 것으로 알고 하시는 말씀들이다. 


 많은 분들은 내가 조 후보 선거캠프에 전속돼 일하는 줄 아시는 것 같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가 않다. 조 후보를 짬짬이 도와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의 본업(本業)은 신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에 조 후보를 전력투구 도와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특히 요즘 가장 신속한 대중의사전달 수단인 SNS를 통해 수시로 안내말씀이나 선거정보를 올리다 보니 내가 하루종일 이 일에만 매달려 있는 줄 아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니다. 내가 하는 일이 데스크 잡으로, 온종일 인터넷과 기사 앞에 앉아 있으니 뉴스 속보를 접하게 되고, 그것들을 요약해 한인사이트에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일도 해본 사람이 하는 것 같다. 나는 이른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에 강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즉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데 익숙하다. 이같은 버릇은 30년 이상 종사하고 있는 언론생활의 영향이 무엇보다 크다. 예전엔 한 손에 펜을 들어 기사를 쓰고, 또 한 손으론 전화를 하고, 재떨이에 담배를 들었다 놓았다 하고, 커피를 마시며 옆자리 동료와 얘기도 하고… 그야말로 뭘하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로 여러 동작을 동시에 하는 것이 버릇이었다.    


 이런 습성이 몸에 밴 나는 지금도 수십 명의 필자들께 원고수신 확인 및 감사 메일을 쓰고, 교정을 보면서 뉴스도 체크하고 전화를 받고 휴대폰도 들여다본다. 특히 요즘은 온주 총선 관련 소식도 수시로 업데이트해 SNS에 올린다. 아마 멀티태스크에 약하다면 스트레스가 쌓여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동시다중 동작에 약하면 일처리 속도도 늦고 매번 편집마감 시간에 쫓겨 허둥댈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업무 스피드만큼은 누구 못지 않아 일처리가 빠르다. 그래서 누군가 일을 갖고  꾸무럭거리면 나 스스로 견디지를 못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처리가 빠른 대신에 치밀하고 심사숙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실수와 일의 내용에 깊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은 나 스스로도 인정한다. 하루종일 인터넷과 SNS, 전화통화, 교정작업 등을 하고 퇴근하면 온몸이 착 가라앉는 기분이다. 그래서 저녁엔 무조건 쉬고 싶은 생각 뿐이다. 


0…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현대사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엔 많은 문제가 따른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의 부정적인 영향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몇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 보면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해 나는 가끔 엉뚱한 실수를 범한다. 대화 도중 생뚱맞은 소리를 하는 것이다. 언젠가 어느 선배님이 외국여행 다녀오신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내일 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자리가 조용해지자 나는 말했다. “선배님, 최근에 외국여행 좀 다녀오셨나요?” 그러자 아내가 내 옆구리를 꼬집으며 눈치를 주었다. “지금 그 말씀 하고 계신데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둘째, 창의력이 저하된다. 멀티태스킹 도중에는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하는 만큼 뇌가 쉴 틈이 없고 따라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어려워진다. 


 셋째, 실수를 유발하기 쉽다. 심사숙고하지 않은 채 흑백논리에 입각해 판단을 내리고,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빨리빨리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넷째, 뇌가 항상 긴장상태에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빠지기 쉽고, 단기 기억능력도 떨어진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돌아가면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내는 게 어려워지는데 멀티태스킹은 단기간 기억력에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다섯째, 작업속도도 저하된다. 연구에 따르면, 휴대폰으로 통화하면서 운전하는 경우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운전했을 때를 비교하면 후자 쪽이 훨씬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다. 


 무엇보다, 사람의 뇌는 한 가지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작업을 하기 위한 공간이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작업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산성도 떨어진다. 결국, 실제로는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0…멀티태스킹을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고 주의력 결핍성향이 나타난다. 이럴 땐 직장과 일에서 벗어나 휴가를 떠나거나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일을 할 때는 한번에 하나씩 집중해 처리하고, 하루에 30분 정도는 사유와 명상의 시간을 갖는 등 자신이 하고 있는 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스스로 멀티태스킹에 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이 나의 정신건강과 일의 능률, 생산성 향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해봐야겠다. 멀티태스커에게서는 흔히 성급함, 초조, 비능률 등의 측면이 나타나기 쉬운데 내가 바로 그런 성향을 갖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주말엔 가급적 메일도 열지 않고 전화도 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러면 왠지 불안하고 고립된 듯한 느낌이다. 이것이 바로 멀티태스킹 후유증 아닐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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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5
내 마음의 콤플렉스-우월감과 열등감은 동전의 양면

 

 우리는 흔히 콤플렉스라고 하면 열등의식을 일컫는 듯 하지만, 사실은 우월콤플렉스와 열등콤플렉스로 나눌 수 있다. 요즘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는 가진 자들의 ‘갑질’은 전형적인 우월콤플렉스가 빚어낸 행태다. 그런데 <콤플렉스는 나의 힘>(저자 정승아 교수, 2010)에 따르면, 이 빗나간 우월감 밑에 깔려 있는 것은 열등의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월감과 열등감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이다.

 

 

 

 


 우월감이 전면으로 나타나는 사람은 매사에 자신만만하고 거만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 뒤에 열등감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지만 무언가 열등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기에 그것을 감추기 위해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반면, 열등감이 전면에 나타나는 사람은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위축돼 있는데, 사실 그 뒷면에는 우월감이 숨어 있다. 왜냐하면 우월해지고 싶은 욕구가 없다면 열등감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에, 자기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 앞에선 왠지 위축되고 움츠러드는 반면, 자기보다 못한 사람 앞에선 괜히 으스대고 싶어지는 욕구가 생기게 된다. 이는 우리같은 이민자들이 늘상 겪는 문제일 것이다. 우리보다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민족 앞에선 어깨가 당당해지는 반면, 소위 주류사회라고 여겨지는 사람들 앞에선 괜스레 기가 죽는다. 입이 있으나 말을 못하고 귀가 있으나 알아듣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그런 마음 속 콤플렉스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스스로를 내려놓고 인격을 수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그렇다.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누구를 상대해도 긴장되지 않고 마음이 느긋해지는데, 마음에 욕심이 있으면 나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면 위축되고 못난 사람을 만나면 우쭐해지는 것이다. 


 그럼, 요즘 말썽 많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처럼 회사직원들을 향해 온갖 갑질을 해대는 사람들은 대체 마음 속에 무슨 콤플렉스가 그리 많아 선대(先代) 창업주가 피땀 흘려 이루어 놓은 기업을 그처럼 욕되게 하는 것일까. 


0…인천에서 직물 도매상을 하는 부모의 8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난 조중훈(1920~2002)은 휘문고보를 중퇴하고 국비교육기관인 경남 진해의 해원양성소에 진학, 기관과를 우등으로 졸업했다. 20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2등기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본 화물선을 타기도 했다. 1942년 일본에서 돌아와 서울 효제동에 목탄차 엔진을 수리하는 공업사를 차렸다. 마모된 트럭엔진을 수리하는 회사였다.


 그는 해방되던 해 공업사를 정리하고 그동안 저축한 돈을 모아 인천에 '한진상사'를 연다. 처음엔  트럭 한대 뿐이었으나 창업 2년 만에 화물자동차 10대를 보유하게 된다.

이어 정부로부터 경기도 일원의 화물자동차 운송사업면허를 받고 창업 5년째 되던 해 종업원 40명, 트럭 30대, 화물운반선 10척을 보유한 운송전문회사로 성장한다. 1957년 미군과 단독 수송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회사는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한국의 육해공(陸海空) 수송재벌 한진의 초기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조중훈은 부지런했고, 사업을 보는 안목이 있었다. 6•25 전쟁이 터지자 한진의 화물자동차 15대가 군수물자로 차출돼 파산에 이르렀지만 그에겐 억척과 부지런함이 있었다. 미군부대에서 버리는 폐(廢)트럭을 얻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의 기업가적 재능과 성실함을 눈여겨본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국영 '대한항공공사’ 인수를 강권했다. 적자투성이 공기업을 강제로 떠넘긴 것이다. 세간에선 이를 정경유착 특혜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파산 직전의 기업을 조중훈이 인수해 살려내고 세계적인 민간항공기업으로 키운 것이 사실이다.


 조중훈은 대한항공에 닥친 많은 사고를 수습하면서 위기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사업을 일으켰다. 대한항공은 사고를 겪으며 세계적 항공사가 된 것이다. 생전 조중훈 회장은 방대한 독서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일각에선 이를 조중훈의 ‘중퇴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기도 한다. 어쨌든 조중훈은 기업 키우기와 ‘사람’ 키우기를 함께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했다. 그는 국가관도 확고했다. 한진(韓進)은 ‘한민족(韓民族)의 전진(前進)’이란 뜻이 담겨 있다. 사업을 통해 민족의 부를 일궈보겠다는 신념이 반영된 것이다. 


 정석(靜石) 조중훈의 경영철학은 ‘사업은 예술이다'였다.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그는 “예술가의 혼과 철학이 담긴 창작품은 수천 년이 지나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듯, 경영자의 독창적 경륜을 바탕으로 발전한 기업은 오랫동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기업가도 예술가의 철학과 노력으로 사업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0…조중훈은 99년 대한항공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장남 조양호를 그룹 회장에 낙점했으며 2002년 8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살아생전에 각종 탈세와 자산해외유출, 계열사 부당 지원, 변칙 증여 등 여러 불명예를 안고는 있지만 조중훈이 땀흘려 이룩한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란 사실은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선대 창업주가 어렵사리 일구어놓은 기업을 아무 고생 모르고 버르장머리 없이 자란 2, 3세 후손들이 망쳐놓고 있다. 평범한 이들이 피눈물 나는 경쟁을 뚫고 겨우 오를까 말까 하는  자리를 이들은 단지 창업주의 손자손녀라는 이유만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러니 이들이 뭍한 흙수저들의 애환을 알 리 없다. 


 이는 대한항공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 재벌그룹 후손들의 갑질행태가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부족한 것 없이 자란 그들에게도 무언가 콤플렉스가 있는 것일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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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남의 일이 아닙니다

 

▲멜라스트맨 광장에서 열린 노스욕 참사 희생자 추모행사. 2만5천 명이 넘는 인파 속에 한인의 모습은 찾기가 어려웠다.    

 

 

 “아, 사람의 목숨이 이렇게 가는 수도 있구나…” 


 지난 4월 23일 발생한 노스욕 밴 차량 인도 돌진 사건으로 10명이 목숨을 잃고 1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를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백주대로에 인도를 걸어가는데 갑자기 차가 달려와 사람을 치는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도 치안이 안전하기로 유명한 토론토에서 말이죠. 


 세상엔 논리대로,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일들이 참 많지요. 이번 사건도 그렇습니다. 정신이 정상이 아닌 사람에 의해 전혀 무고한 사람들의 생과 사가 바뀌었습니다.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노스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 참사는 아마 캐나다 한인사(史)에 최악의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겁니다. 희생자 10명 가운데 3명이 한인이기에 그렇습니다. 더욱이 아리따운 여학생 2명은 제 딸과 비슷한 나이여서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누구나 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니지요. 희생당한 사람이 내 아들 딸이라 생각해보세요. 나에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바로 시민적 연대가 필요합니다.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빌어주는 것 등이 그러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0…지난 일요일(4월 29일) 노스욕에서 거행된 추모행사에 참여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론토시가 주최한 이 행사엔 멜라스트맨 광장 설립 이래 최대 인파라는 2만5천여 명이 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시민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희생자들을 위로했습니다. 각양각색 민족들이 모인 토론토시민들이 함께 손을 잡고 행진하며 ‘폭력에 굴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인타운 중심에서 개최된 추모행사인데 한인들 모습은 적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한인사회인데 말이죠. 제 눈으로 보기엔 잘해야 30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대규모 추모인파의 0.1퍼센트에 지나지 않은 셈입니다.


 노스욕은 캐나다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기에 ‘한인최대밀집지역’이라고 합니다. 한인들이 약 1만3천여 명 살고 있고, 한식당도 많고 거리에선 한인을 쉽게 만날 수 있지요. 그런데 이런 행사를 외면하고 한인들은 모두들 어디를 가셨을까요. 


 특히 이 행사는 토론토시와 Interfaith 그룹, 즉 종파를 초월한 각 종교지도자들이 함께 주관했습니다. 힌두, 이슬람, 유대,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그런데 한인사회에는 교회도 많고 목회자도 많은데, 그 많은 한인목사님들 모습은 한 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희생자 이름을 부르며 종교인들이 헌화하는 순서 때 한인희생자에게는 한인종교인들이 꽃을 바치면 죽은 자의 마음도 한결 가볍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 앞서 이틀 전 토론토한인회가 주최한 추모행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인사회가 주최한 행사인데 비한인 참석자가 훨씬 많았습니다. 단체장 외에 동포들 모습은 많지 않았습니다. 물론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지요. 다만  행동하지 않는 슬픔이나 분노는 소용이 없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코리안’ 희생자를 위해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이웃과 동족의 슬픔과 아픔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사랑과 평화 운운하는 것은 위선입니다. 


 시민들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진지하게 지켜보았습니다. 힌두교 성직자가 다소 지루하게, 조금은 ‘이질적’으로 추모제를 올려도 인상을 찌푸리거나 비웃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피식 웃었겠지요. 이런 냉소적이고 방관적인 자세로는 커뮤니티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0…투사(鬪士)가 달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 불행과 불합리성에 공분(公憤)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제 행동에 나서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투사가 되는 것입니다. 행동없는 울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 행동은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자기와 직접 관계가 없는 일에도 참여하는 것은 바로 시민적 유대의식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세월호 참사가 생각났습니다. 과연 토론토 시민 중에 이젠 노스욕 참사 뉴스는 지겹다, 그만하자, 고 외칠 사람이 있을까요? 사건은 비슷할 수 있습니다. 진상규명을 하고 재발을 막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한인희생자 중에는 응급대처를 잘 못해 희생당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현지 사정에 어두운 유학생 가족이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때 동포들이 나서줘야 하는 겁니다. 동포라는게 뭘까요. 평소 말로만 부르짖지 말고 실제로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팔을 걷어 부쳐야 합니다.    

    
 추모식에 참석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노스욕의 한식당 거리는 여전히 젊은이들이 넘쳐났습니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활기에 차 있습니다. 웃고 떠들고 마시고… 죽은 사람은 죽고, 산 사람은 살고, 그런 거겠지요. 그러나, 아무 이유도 없이 억울하게 죽은 자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함께 슬픔을 나누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요. 


 평소 남남처럼 살다가 막상 어려운 일을 당하면 어떡할 건가요. 그때가서 도움을 호소하면 잘 들어줄까요? 꼭 그런 일 말고도 우리는 서로서로 보듬고 도우면서 살아야 합니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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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6
펜은 돈보다 강하다-정의의 최후 보루, 언론


  
 “삼성이 기사를 미리 다 읽고 그 기사가 삼성을 옹호하는 것인지 비판하는 것인지 판단한 후에 광고를 줄지 말지 결정하겠다. 그겁니까…”(김의성) / “중소매체는 삼성의 광고비 비중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한 만큼 주겠다. 이런 말은 엄청난 압박인 거죠. 사실상 협박으로 들립니다…”(주진우) 

 

 

 

 


 한국에서 폭발적 관심과 인기를 모으고 있는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최근 방송한 내용이다. 이를 보면 삼성이 한국의 언론을 쥐락펴락 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삼성은 그렇다 치고, 명색이 언론인이라는 사람들이 재벌과 돈 앞에 얼마나 비굴하게 처신하는지 절로 혀가 차진다.    


 “존경하는 사장님(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그동안 많이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제가 부장이 되었습니다.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꾸우벅. 이번주 토요일 점심 클럽하우스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김00 올림.” 이것은 한국 최대 경제지를 자처하는 신문사 간부가 삼성 장충기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다른 경제지 간부들이 보낸 문자는 낯이 간지럽다 못해 얼굴이 화끈거린다. “사장님, 예쁜 꽃과 품격있는 two hands wine… 격려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삼성에는 장사장님의 해박함과 치열함이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장님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00경제 서00 올림"  


 “오랜만에 일찍 들어와 장선배가 보내주신 꽃과 와인으로 와이프와 향기로운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좋은 저녁시간을 선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거 언제 보답하지요? 금명간에 식사시간 한 번 내주시기 바랍니다. 이00 올림"/ “오늘 가까이서 뵈니 삼성이 왜 강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저희쪽에서 초대했는데 되려 과분한 선물까지 챙겨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00경제 산업부장 000 드림". 


 언론사 간부란 사람들의 처신이라기엔 도저히 믿기지 않을 굴종스런 민낯들이다. 스트레이트는 “삼성 출입기자들은 그 자리를 승진의 발판으로 생각한다. 삼성 출입할 때 결혼하면 결혼생활이 편해진다는 말도 있다. 축의금에 0 하나가 더 붙는다는 소리도 있다. 기자생활을 하다 삼성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도 있다.”(스트레이트 취재기자)는 멘트도 덧붙였다.


 이에 프로그램 진행자인 영화배우 김의성은 “기자라면 열심히 취재하고 공정하게 보도하는 게 본령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퇴직 후에 출입처에 취직이나 생각하고 있다면 기자 그만둬야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분을 못 참았고, 주진우 기자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삼성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제대로 된 삼성 기사가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라고 일갈한다. 


0…요즘 한국의 언론, 특히 방송사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갈길을 제대로 가고 있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말하고 싶어도 숨죽이며 윗선 눈치나 보던 상황에서 확 달라졌다. 그동안 꾹 참아왔던 올바른 목소리를 실컷 토해내는 듯, 후련하기 그지 없다. 왜 진작에 이러지 못했나 원망스러울 정도다. 그랬더라면 한국사회가 지금처럼 망가지지는 않았을 터이다.       


 특히 ‘세월호 유족을 모욕하는 폭식투쟁의 배후는 삼성이었다’는 스트레이트 보도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2014년 8~9월 세월호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목숨 건 단식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 앞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기진맥진,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유족들 앞에서 귀청이 터질 듯한 음악을 틀어놓고 햄버거와 피자, 짜장면, 음료수 등을 실컷 먹으며 춤을 추고 고함을 외쳐대며 세월호 유족들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일단의 사람들. 이는 인간의 야만을 넘어 섬뜩함마져 느끼게 했다. 폭식투쟁이라 불리는 이 해괴망측한 광란의 집회는 보수단체 ‘일베’ 회원들이 벌인 것이었다.


 이 반인륜적 폭거에 대해 스트레이트는 “폭식투쟁의 배후에는 삼성이 돈을 댔다”며 “일베 집회를 전후로 전경련의 돈이 들어갔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전경련이란 단체는 삼성이 하라면 하는 단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보수단체 인사들을 인터뷰하려다 몰매를 맞을 뻔하고 쫓겨난 기자들의 노고에 고개가 숙여진다.  

  
0…기자를 일컬어 무관(無冠)의 제왕이라 했다. 정식 관직은 없지만 국가와 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때론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세상에 전해야 하기에 어쩌면 왕 못잖은 영향을 사회에 끼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사를 바꿔놓은 대통령 탄핵과 새 정부 출범. 여기까지 이르기에는 언론과 기자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언론마저 눈을 감았다면 오늘의 ‘새날’도 없었을 것이다.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금언. 그것은 주로 정치권력을 연관지어 만들어진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칫 언론이 자본 앞에 굴복당하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금언도 바뀌어야 한다. ‘펜은 돈보다 강하다’.  


 그런데 펜의 힘은 정확한 사실보도를 전제로 한다. 비판도 언론의 사명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보도에 비춰볼 때 부수적이고 종속적이다.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 이에 대해서도 아직 미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수언론들이 어떻게 비틀어댈지 걱정이다


 국민들의 인식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 재벌과 (보수)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면 무조건 좌파라고 매도하고, 진상을 밝히자고 해도 그렇다. 세월호 참사 때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밝히자는 것이 죄파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순수한 많은 국민을 무조건 좌파로 만들지 말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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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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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5
저 높은 산보다…

 

▲‘2018 동행’ 행사에서 장애인공동체 회원들이 함께 ‘사랑으로’를 합창하는 모습 

 

 


‘삶의 작은 일에도 그 마음 알기 원하네/그 길, 그 좁은 길로 가길 원해/나의 작음을 알고 그 분의 크심을 알며/소망, 그 깊은 길로 가기 원하네/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내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는/누군가의 길을 비춰준다면/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찬양 ‘소원-삶의 작은 일에도’)


 성인장애인공동체(회장 유홍선)의 운영기금 마련을 위한 조찬행사 ‘2018 동행’이 지난 주말(14일)  토론토한인회관에서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작은 나눔, 큰 기적’이란 부제 아래 열린 행사는 공동체 회원의 시 낭송(유정자, 하은미), 김미영 무용단의 한국무용, 독창(소프라노 이재수), 밴드 연주(좋은소리), 독창(이정례) 등이 펼쳐졌고, 마지막으로 공동체 회원들이 다함께 무대에 올라 ‘사랑으로’를 합창했다. 


 궂은 날씨에도 아침 일찍부터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킨 관객들이 장애우 회원들과 친근하게 어울리는 모습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에 고난 따위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0…나는 특히 이정례 전도사가 들려준 위 노래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는 오르기 벅찬 높은 산이 되려고 안달하기 보다 쉽고 즐겁게 오를 수 있는 작은 동산에 만족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분의 부군(한재범)은 시각장애인인데, 어려운 이민생활에 치과치료를 제때 못해 시력을 잃었다. 


 이 전도사는 음식솜씨가 뛰어나다. 2년 전 행사 때, 우리는 이 전도사가 만든 김치를 우연히 맛 본 후부터 계속해서 이 분께 김치를 주문해 먹는다. 다른 김치는 이런 맛을 느낄 수 없다. 이 분이 만든 돼지족발도 일품이어서 족발에 겉절이에 소주 한잔 곁들이면 어느 잔칫상도 부럽지 않다. 이날도 이 전도사의 김치는 인기 최고였다. 이 전도사가 언제나 당당하고 씩씩하게 사는 것을 보면 나도 덩달아 흥이 나고 절로 힘이 솟는다.    

         
 이날 행사에 이른 아침부터 인파가 몰려 좌석을 꽉 메운 것을 보고 동포들 마음이 참 따스하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특히 이런 만남에 참석하는 분들은 대개 포근한 마음씨를 갖고 있을 것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이해하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성공했다는 분들 중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매우 인색한 사람도 많은데, 그런 모습을 볼 때 참 안타깝다.


 건강하던 목회자가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사연, 부인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삶이 완전히 뒤틀린 중년 부부, 소아마비로 보행장애를 앓는 피아니스트와 그 부인을 돌보는 중년의 남편, 중풍으로 거동조차 힘든 노인 등 공동체엔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다. 


 요즘 사회시설이 발달하긴 했지만 장애인이 살아가기엔 역시 불편한 점이 많다. 장애인은 근로여력도 만만찮다. 따라서 생활이 어렵다. 동포사회가 이런 분들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것은 공동체로서의 책무다. 막연한 동정심만으론 소용이 없다. 행동이 따라야 한다. 성인장애인공동체 같은 단체는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0…“‘하면 된다!’- 솔직히 이 말은 내가 썩 좋아하는 말은 아니다. ‘하면 된다’는 말은 즉 ‘이 세상에 노력이 있는 한 불가능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세상에 분명히 불가능은 존재하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위장하는 것은 교육의 불성실 때문이다…” 


 어릴 때 소아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한 채 50 평생을 살다 전신에 퍼진 암으로 9년 전 타계한 고 장영희 교수(영문학자, 수필가)는 ‘하면 된다’는 논리가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위압감이나 자괴감을 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편리한 자기합리화나 자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층계를 못 올라가 곤혹스러워 하는 장애인에게 아무리 ‘당신은 할 수 있소’라고 외쳐도 벌떡 일어나 걸어 올라갈 리 만무하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아무리 강한 의지와 노력이 있어도 할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은 사회의 책임이다.” 


 우리는 장애우들에게 값싼 동정이나 보낼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함께 갈 동행(同行)의 자세가 중요하다 하겠다. 더디 가도 함께 갈 동행… 우리는 누구나 잠재적 장애인들이라는 점에서 다 같은 처지이다. 


0…신체가 불편한 장애인에 비해 사지(四肢)가 멀쩡한 보통사람은 그 자체가 축복이다. 삶의 무게가 버겁다고 느끼는 사람은 주변에 나보다 못한 사람, 신체가 성하지 못한 사람이 일상에서 얼마나 큰 불편을 겪으며 살아가는지 돌아보면 불평불만이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육체는 멀쩡해도 더 심각한 것은 마음의 장애가 아닐까. 부족한 것 없이 누리고 살면서도 고마움을 모르고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애태우는 나 역시 정신적 장애를 안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본다.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언더우드의 기도 낙서장‘- 


*성인장애인공동체 연락처: (416)457-6824 /torontokcpcac@gmail.com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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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2
뒷모습

 

 시골 출신인 나는 서울에서 대학에 다닐 때나 졸업 후 군대에 갔을 때나 종종 대전 고향집에 들르면 홀로 계신 어머님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이 막내아들을 위해 이것 저것 먹을 것을 챙겨주시는 등, 지극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셨다. 그런데  방학이나 휴가를 마치고 다시 집을 나설 때면 어머님은 언제나 버선발로 나오셔서 버스에 오르는 나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시곤 했다. 

 

 

 

 


 언젠가 내가 군에 입대하던 날, 어머님은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함께 오셔서 멀어져 가는 아들을 향해 언제까지고 쓸쓸히 손을 흔드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때 어머님은 내 앞에서는 애써 눈물을 보이지 않으셨으나, 애지중지 키운 막내아들이 서서히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시면서 속으로 얼마나 가슴이 메이셨을까. 어머님은 아마 나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혼자서 오래토록 바라보고 계시다가 돌아서서 이내 눈물을 훔치셨을 것이다. 


 어떤 면에선, 내가 아무 미련 없이 훌쩍 조국을 등지고 이민을 떠나올 수 있었던 것도 떠나는 나의 뒷모습에 눈물 흘릴 어머님이 안 계시다는, 일종의 허허로움이 한몫 작용했던 것 같다. 어머니가 홀로 계셨더라면 그렇게 야멸차게 떠나올 수 있었을까… 그런 면에서 나의 주변에 어머님을 홀로 남겨놓고 이민 온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한 강심장을 가지신 분들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가끔 해본다.        


 지금부터 17년 전, 당시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외국으로 떠난다며 아스라히 멀어져가는 막내딸과 철없는 어린 외손녀들의 천진난만한 뒷모습을 지켜보시며 손을 흔드시던 장모님의 속마음은 또 어떠하셨을까. 그때 우리는 서로가 뒷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어서 먼저 가라며 손을 흔들던 기억이 선하다. 그 한 옆에선 나의 둘도 없는 친구가 공항 탑승구를 빠져나가는 나의 뒷모습을 넋나간듯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혼자서 발길을 돌리던 친구의 뒷모습은 또 얼마나 허전했을까.    


0…사람의 뒷모습은 대체로 쓸쓸하고 가슴 아린 기억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늙으신 어머님의 가녀린 뒷모습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사위어간 세월의 서글픈 간극(間隙)을, 허리가 구부정한 아버님의 뒷모습에선 가장(家長)으로서 책무에 짓눌려 사느라 잃어버린 청춘의 허무함을 엿본다. 강단에서 열기를 내뿜던 노 교수도, 천하를 호령하던 장군도, 권력을 주무르던 사람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 무대에서 내려와 홀로 걸어가는 뒷모습은 쓸쓸하게만 보인다.     


 “누구에게나 뒷모습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다. 그 어떤 것으로도 감추거나 꾸밀 수 없는 참다운 모습이다. 그 순간의 삶이 뒷모습에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문득 눈을 들어 바라볼 때, 내 앞에 걸어가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면 내 발걸음도 경쾌해진다. 뒷모습이 쓸쓸한 사람을 바라보노라면 내 마음도 울적해진다. 얼굴이나 표정뿐만 아니라 뒷모습에도 넉넉한 여유를 간직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면 이 세상은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지 않겠는가.” (작가 노은의 ‘여백 가득히 사랑을’ 중에서)


 사람의 진실함은 앞모습보다 뒷모습에서 더 짙게 풍긴다. 앞모습은 아무래도 남을 의식해서 꾸밀 수밖에 없지만, 뒷모습은 꾸밀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람의 뒷모습에는 앞모습보다 더 강한 표정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돌아서 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면 그 진실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사람의 앞모습은 당당하고 의젓해도 뒷모습에선 왠지 허전함과 쓸쓸함이 묻어난다. 그것은 그만큼 인간이 고독하고 약한 존재라는 의미일 것이다. 위세당당했던 사람도 뒷모습은 초라하게 비쳐지는 때가 많다. 


 “사람이 떠난 자리를 보면 그 사람을 아는 법이다. 한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의 범위와 정신의 무게는 그가 떠나간 뒤에 확연히 다가온다. 앞모습은 거울을 보면서 화장을 할 수 있지만,  뒷모습은 그 사람의 생활 속에서 만들어진 습관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앞만 보고 살아온 인생길,  앞모습도 아름다워야겠지만 뒷모습이 더 아름다운, 그리고 뒷모습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진실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중년의 사랑, 그리고 행복’ 카페 중)


0…나는 5년여 전, 이 지면을 통해 같은 제목(‘뒷모습’)의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 정부 교체기를 앞두고 전직 대통령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기대한다는 취지였다. 최고 권력자라도 현직을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여전히 아름답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한 사람도 아닌,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은 초라하고 누추하기 그지 없는 뒷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누가 떠난 뒤에는 모든 것이 아름답게 기억되는 법인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 만인 앞에서 등을 돌리고 초라한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져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우리 모두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도록 하자. 내가 잘 나가고 교만하다고 생각될 때, 가끔은 자신의 뒷모습도 살펴볼 일이다. 앞보다는 뒤에서 박수를 받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시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소리, 찌르레기 울음소리에게도 뒷모습은 있을까?//저기 저 가문비나무 윤노리나무 사이/산길을 내려가는 야윈 슬픔의 어깨가/희고도 푸르다.’ <나태주 시인 ‘뒷모습’>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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