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말과 행동 사이

우리는 참 쉽게 말한다.

 

걱정하지 말라고,

언제든 곁에 있겠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하겠다고.

 

그때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막상 어려운 순간이 오면 알게 된다.

말과 행동 사이에는 생각보다 먼 거리가 있다는 것을.

 

평소에는 쉽게 건넬 수 있는 말도

누군가의 어려움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순간에는

그 무게가 달라진다.

 

시간을 내야 하고, 수고를 나누어야 하고,

때로는 내가 불편해 지는 것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 것 같다.

 

누가 좋은 말을 했는지보다 그말을 해야할 때 무엇을 했는지,

누가 곁에 있겠다고 했는지보다, 정말 필요한 순간 어디에 있었는지.

 

물론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다.

모든 사람의 어려움을 함께 할 수도 없고,

모든 약속을 지키기도 어렵다.

그래도 가끔은 서운하다.

말이 거짓이어서가 아니라,

그말을 믿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과

정말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는 일은

생각보다 다른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도 묻게 된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말만 앞세운 적은 없었을까.

 

살다 보면 많은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작아진다.

그때는 중요했던 일도 1년이 지나면 희미해진다.

그래서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일이 1년 뒤에도 중요할까.”

 

아마 대부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오래 남는 것은 있다.

내가 힘들었던 순간, 누가 곁에 있었는지.

 

결국 사람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그 사람이 했던 말보다

그 말이 필요했던 순간 보여준 행동인지도 모른다.

 

토론토 한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