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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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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인물화

 

나무나 아직 피지 않은 꽃

보이지 않는 산도 그릴 수 있지만

이 땅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같은 세상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웃을 그리고 싶다.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눈길 마주치고 살을 맞대며

어디론가 함께 가기도 하고

방향 다른 길을 서둘러 걸으며

어깨 스치고 헤어지지만

 

 

아파트에 돌아와 문을 닫으면

하루 모르는 얼굴과 만남

헤어지기만 했지 만나지 않은

누구의 얼굴도 그릴 수 없다.

다른 얼굴이며 같은 얼굴

 

 

산이 없어 그리기 힘들다

이 땅에 사람은 살고 있을까?

스쳐간 얼굴을 기억하려 해도

가보지 못한 산이 보인다.

사람은 붓으로 그리는 것 아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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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1
봄이 왔다고

 

얼어 붙은 땅이 녹았다고

찬 바람 멀리 떠났다고

따스한 햇살 떨어지는 자리

꽃이 피지 않는다.

긴 겨울 쌓인 눈 밑에서

스며드는 추위에 움츠려도

어둠 속에 빛을 꿈 꾸며

두 손 모우는 마음 없었다면,

쏟아지는 햇살 축복이며

땅에서 숨 쉬는 것 감사하고

우리 곧 손을 잡고 함께

기쁨을 노래하지 않는다면

꽃은 사랑으로 피지 않는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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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4
토론토 -다른 문화

 

지구는 오늘도 싸우고 있다

어디선가 총소리 울리고

아이들 싸우며 자란다

사람들 달라서 싸우고 같아도 싸워

동족 간의 항쟁이 더 치열하다

지구 어디서 또 한 사람 들어와

다른 언어가 늘 때마다 싸우는가

용광로에 넣고 녹여 색은 변해도

보이지 않는 생각 변치 않는다

피부 빛이야 보이는 차이지만

보이지 않는 종교의 차이

문화의 차이로 치열하게 싸운다

다르다는 것이 자랑 아니지만

부끄러움도 아닌 도시

먼 길 오느라 갈라진 강물도

흐르는 길 다른 길 왔어도

호수에 들어와 하나로 고이듯

지구상에 갈라져 싸우는 나라 많지만

한 나라가 싸워 갈라지기도 하지만

피부 빛 다른 사람들 한 도시에 모여

다른 문화 존중하며 살 수 있다

세계가 토론토로 오는 것 아니라

토론토는 문을 열어놓고 기다려

다른 문화가 만나 토론토가 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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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7
바다 건너 온 민들레

 

군인들 총을 들고 칼 휘두르며

바다 건너 오지만

남의 땅 영원히 점령할 수 없다

그들의 발 디딘 자리 피가 흐르고

주둔하는 것은 꽃이 피고지는 사이

꽃들 군인을 따라왔는지 몰라도

뿌리 내리면 떠날 줄 모른다

바다 건너 온 노란 민들레

남의 땅에서 피고지고

남의 땅 침략하는 것들 강한 번식력과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뿌리도 내리기 전에 저절로 피는 것들

햇살처럼 땅끝까지 덮으려 한다

햇빛처럼 금빛으로 빛난다

돈이 모든 가치를 메기는 세상

꽃도 황금빛으로 빛나야

어두운 세상을 밝힌다

하얀 꽃은 달빛 가슴에 스며들어

한이 맺혀 설움을 삼킨다

침략자의 군화 발에 밟혀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야 하는데

달빛이 땅 위에 내려와 붙들어도

고향을 두고 어디론가 떠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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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30
바다로 가는

 

시냇물 부닥치는 바위 돌아가고

발목 잡는 풀도 뿌리치고 가며

쉬지 않고 흘러 강물 되어

바위도 삼키며 바다로 간다

 

 

바다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고

갈매기 울음소리 들리지 않아도

불러도 뒤돌아 보지 않으며

거칠고 메마른 땅 헤치고 간다

 

 

부닥치는 모든 것 아픔이고

두고 떠나는 것 슬픔이어도

남 몰래 흐르는 눈물 감추고

숨 죽이며 흘러 바다로 간다

 

 

떠나 온 곳, 흘러온 길 달라도

어느 길로 왔는지 묻지 않고

모든 상처와 아픔 가슴에 묻고

한 몸 되어 수평선을 만든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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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3
토론토-겨울에서 봄으로

 

언제 겨울 아닌 적 있는가?

늘 찬바람 불고 눈이 내렸다

이번 겨울이 가장 춥고 길다

11월 중순부터 눈이 내려

어느 해는 4월 중순까지 눈이 내린다

눈은 쌓여 쉽게 녹지 않고

쌓인 눈 위에 눈이 내린다

창가에 매달린 바람 떠나지 않고

거리에서 모르는 남으로 만나

스치는 바람처럼 헤어져

뒤를 돌아보며 살지만

때로는 얼어붙은 가슴을 탓한다

문은 닫히기 위해 있어도

사람들 서로 말을 해야 한다

이 땅이 항상 겨울이 아니라고

도시가 문을 열고 활짝 웃는 날

집집마다 닫힌 창문을 열고

따뜻한 미소가 가슴을 녹이고

그런 날이 언젠가 봄처럼 오기를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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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8
그물

 

바다는 넓고 넓어

어부는 그물 던지는

장소가 중요하다

좋은 장소 찾을 때까지

그물을 던지고 또 던져

어부는 고기들이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그물에 걸릴 때가 있다

구원을 기대하지 않아도

양식이 되어야 한다

어부도 그물에 걸린다

부르는 소리 듣지 못하고

양식이 되지 못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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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9
망향가

 

고향 떠난 사람

밤이 길어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불러 밤이 길다

망향가 부르지 말라지만

고향 떠난 사람

어느 노래를 부른들

망향가가 아닌가?

흐르던 시냇물도 멈추고

나무와 풀도 흔적 없고

기다린다 약속했던

사람마저 떠나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이제 고향은 없다

없는 고향을 노래하고

만날 수 없는 사람 그리워하며

혼자 부르고 혼자 듣는 망향가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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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2
서부영화 속편

 
서부영화 속편

 

 

끝까지 안 봐도 결말을 아는데
서부영화는 계속 나온다
이 땅에 빼앗을 것 있는 한
빼앗기는 사람 있는 한
총소리 울리고 개척은 끝이 없다

 

서부에 왔는데 서부영화 끝났다
말 타고 달려왔어야 하는데 걸어왔다
도시는 걸을수록 어두워지고
빼앗을 것 있어 총을 쏜다
피를 흘리며 영화는 끝나지 않았다

 

서부영화는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총소리 울려 화면을 채우고
총소리 울리지 않을 때가 두렵다
총알이 날고 무슨 일인가 터져야 하고
누군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야 한다

 

인디언은 기병대 나팔소리에 떨어지고
총소리만 들어도 쓰러진다
악당은 이름이 없고 총에 맞아
쓰러지기 위해 등장하여 그 얼굴이
그 얼굴로 다시 나타난다

 

정의로운 자가 살아남기 보다
끝까지 살아남으면 주인공이다
개척은 끝이 없이 이어져도
모든 서부영화는 속편이다
끝까지 안 봐도 결말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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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5
여우의 별

 

여우의 별

 


 

어느 천문학자가 붙인 이름도
장사꾼이 붙여놓은 숫자도
여우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늘에 별 너무 많지 않은가?
별은 별이다
여우에게 별 하나가 있다
그가 길들인 아이가 사는 별
어는 별에서 웃는지 몰라
그 먼 곳까지 여우는 볼 수 없다
언제부턴가 여우에게는 밤 하늘의
모든 별이 웃고 있다
보이지 않는 작은 별 하나 때문에
밤 하늘의 모든 별이 웃는다

 

 
사람은 별의 이름 모두 외우려다
그 이름 잊어버려
한 개 별도 가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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