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토론토라인댄스 마라톤 대회를 잘 마쳤다. 첫 회이니만큼 많은 관심을 끌었고 그날의 드라마틱한 순간을 전하려고 한다. 금요일 오후에 몇몇 이사들과 장내 정리를 다 마치고 토요일 오전에 한인회관으로 갔다. 입구에 들어서니 벌써 몇몇 선수들과 접수처에 사람들이 붐볐다. 한인회 행사 때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출장을 갔다고 나보고 꼭 사진을 놓치지 말고 찍으라는 회장님의 부탁이 있었기에 동영상도 좋지만 중요한 장면의 사진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한인사회에 라인댄스하는 팀이 여럿이 있는데 이번에 출전하는 팀은 주로 한인회관에서 수업하는 비비안윤팀과 박영주라인댄스 팀에서 많이 출전을 했다. 나는 한인회관의 비비안 윤선생한테 배우고 있다.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이번에 출전 안 하세요?”하는데 나의 배 나온 모습에 뒤뚱거리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내가 나 자신을 알아야 망신을 당하지 않는다.
심사위원들은 세 명의 라인댄스 강사인데 두 명은 중국계, 한 명은 한인이다. 사회자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에 이어 한인회장의 인사말 그리고 (사)대한라인댄스연맹 회장의 축하영상 그리고 선수선서 후 바로 시합에 들어갔다.
첫 번째 팀은 다섯 곡을 연달아 치는데 모든 스텝을 다 외우는 것도 어렵지만 중간중간에 Tag 이라고 해서 특별한 동작을 해야 하는 곳을 놓치지 말아야 하고 또한 어떤 춤은 Restart 라고 해서 스텝중간에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곳이 있는데 초보자인 나로서는 찾아내기가 어렵다.
춤을 제대로 추다가도 잠깐 딴생각을 하거나 한눈을 팔면 영락없이 스텝이 꼬인다. 왔다갔다하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다 보니 순식간에 다섯 곡이 다 끝났다. 제법 관중 또는 응원단도 꽤 왔다. 많은 박수소리에 환호성까지 들렸다.
두 번째 팀은 열 곡을 추는데 앞 팀에서 춘 다섯 곡에 또 다섯 곡을 더 춘다. 우리들에게 익숙한 빗속의 여인과 Amor Fati(아모르 파티)도 포함되었는데 빤짝빤짝 의상을 입은 사람도 꽤 있다.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고 응원단의 응원도 아주 신이 났다.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는데 한 여학생이 나를 부르면서 “우리 엄마 잘 추시죠?” “어, 엄마가 누군데” ”1233번요” 그래서 돌아보니 무대중앙에서 검은색 의상을 입은 1233번의 여인이 아주 열심히 추고 있었다. 그날 응원상이 있었더라면 그 팀에게 돌아갈 것은 뻔했다. 플랑카드도 두 장이나 준비했으니…
두 번째 팀도 열 곡을 다 추었고 이날의 하이라이트 15곡 팀이 무대로 나왔다. 아무래도 메인이벤트 성격이라 그런지 양팀의 에이스들이 총출동 된 것 같다. 앞에서 들었던 그 열 곡을 다 추고 다섯 곡을 더 추가로 추어야 한다. 이제 비장감 마저 들었다. 가만히 계산해보니 이 사람들은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계속 움직여야 한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나이 드신 분도 출전을 하셨는데 아무래도 젊은이들과 경쟁하려니 좀 힘겨울 텐데 그 용기가 대단하다. 한 시간의 Performance 끝에 마지막 스텝을 마치자 장내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졌다.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마무리할 동안 두 강사의 Line Dance 워크샵이 있었고 잠시 후에 수상자발표가 있었다. 우선 다섯 곡을 춘 팀에서는 성국희님, 라인댄스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되었는데 참가를 목적으로 했을 뿐인데 우승까지 하게 되었다고 울먹울먹 했다. 상금 $150.
열 곡을 춘 팀의 우승자는 1233번 신재현님. 어릴 때 무용과를 지원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못 이룬 꿈을 라인댄스로 이루었다고. 상금 $300. 두 사람 다 박영주팀이다.
사회자가 15곡을 춘 팀에는 3명이 동점이 나왔다고 한다. 번호를 부르는데 두 명은 비비안윤팀 그리고 한 명은 박영주팀. 그래서 이 세 사람이 마지막 두 곡을 더 추기로 했다. 음악이 시작되고 결승진출자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내가 힐끗 바라보니 두 선생은 속이 타는 모양이다.
박영주 선생은 앞의 두 개를 이겼지만 아무래도 마지막 것이 상금($1000)으로 보면 메인이벤트의 성격이 있으니 꼭 이기고 싶고, 비비안윤 선생은 이번에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에도 못 타면 그야말로 영패가 아닌가. 안절부절 못하며 땀을 많이 흘리고 있었다.
퍼포먼스가 끝나고 심사위원들이 분주해졌다. 다 모여 한참을 논의하더니 셋 중에 한 명을 호명한다. 우승자는 Ally Lee, 선수선서를 했던, 언니와 같이 출전한 비비안윤 선생 팀이다.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비비안윤선생팀에서 난리다.
내가 Youtube를 만들면서 몇 번을 보니 셋 다 깔끔하게 잘 췄다. 다만 선수들의 스타일이 다 조금씩 다르다. 심사위원들도 각자가 뽑은 선수들이 다 달랐다고 한다. 이 어찌 극적인 드라마라 하지 않을 수 있으랴.
우선 우승자 성국희님, 신재현님, Ally Lee 그리고 연장전을 치른 클레어 김 그리고 김수현님께 축하의 박수를 드리고, 첫 대회를 멋지게 잘 치른 한인회 관계자들께 치하를 드립니다. 앞으로 한인사회에 라인댄스 열풍이 불어 골 아픈 정치이야기는 그만하고 음악과 춤으로 흥얼대는 신명나는 동포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https://youtu.be/k3E4jxvmRGg
https://www.youtube.com/watch?v=qTWWR7gqshc
(202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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