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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대 - 시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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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가던 길 멈추고 서서

 

가던 길 멈추고 서서

 


 
이 하늘 아래 
‘너 없는 내가 없다’는 
깨달음에 잠겨 산길을 걷는 나에게
낙엽 한 잎이 내 어께를 ‘툭’ 치면서
아는 체를 한다.

 

나는 그 나뭇잎을 주워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들여다 본다.
상처투성이다.
벌레 먹고, 찢어지고, 병들고
한군데도 성한 곳이 없다.

 

너와 내가 남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나에게 깨우쳐 주기 위해 
때 맞추어 떨어진 고마움에 겨워하면서
묵묵히 다시 걸을 걷는다.

 

나무는 나무대로
억새풀은 억새풀대로
이끼 낀 바위들은 또 그들대로
각자의 소임을 다하면서
하나가 되어 저물어가는 이 계절에

 

아직 나에게도
더 넘어야 할 일들과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야 할 
얼마의 시간이 남아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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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은 결코 자신을 무조건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의 소중함을 깊이 알고 나아가 소중한 이웃들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는 숭고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했다.


몇 해 전, 어떤 잡지에 뉴욕 시내에서 버스를 운행하는 ‘노래하는 쌤(Singing Sam)’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어느 버스 운전사의 이야기가 소개 된 적이 있었다.


그가 운행하는 버스 노선은 맨하탄의 각종 공장 건물과 상점들, 중산층과 빈민층,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다양한 곳을 지나가는 지역인데, 그를 만났던 뉴욕시의 주민들 뿐 만 아니라, 미국의 여러 주와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말하는, 이 운전사에 관한 인상 깊은 이야기들은 한결같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을 사는 그의 너무나 당연한 인간적인 일상들’ 이었다.


쌤은 자신이 운전하는 버스를 가로 질러 추월하는 택시기사를 향해 항시 손을 들어 반기면서 “어서 가시오. 하느님께서 당신을 축복해 주기를 빕니다.” 하고는 기쁨에 가득 찬 모습으로 자신이 즉흥적으로 가사와 곡을 붙인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는 노래를 즐겁게 부른다고 한다.


쌤이 사랑하는 아내 조세핀을 만난 것은 20년 전이었다. 결혼 얼마 후, 그녀는 쉴 새 없이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양쪽 폐의 기능이 극도로 악화되어 그만 자리에 몸져 눕게 되자, 의사들은 공기가 좋은 산골로 요양을 가지 않으면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권고했지만, 가난한 그로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아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거나 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은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8년 째가 되던 어느 날, 그의 아내는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게 되었단다. 그는 이 놀라운 은혜에 감사하며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나는 아내가 병중에 있을 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고통을 당할 때 쉽게 짜증을 내게 되고 웃음을 잃게 된다. 하지만 나는 이같은 나의 고통의 짐을 가족들이나 승객들에게 지워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운전을 할 때마다 친절한 말을 하고, 즐겁게 노래하면서 즐거워지려고 노력하면서 살았다.” 


주어진 고통의 십자가를 기쁨의 삶으로 승화시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사랑을 실천하는 ‘노래하는 운전사 쌤’에게서 참된 겸손의 삶이 어떤 것인가를 배운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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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내 나이가 어때서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간다.
괴로움이 가면 기쁨이 온다는 걸
그래도 생각해볼까.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머문다.

 


  -G, K.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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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한창 좋은 나이였던 학창시절에 시가 품은 깊은 뜻도 모르면서 철없이 애송했던 시 한 편이 지금 이 나이가 되니 진정 내 속 마음에 와 닿는다.


지금은 생활환경이 갈수록 좋아지고 발달된 의료혜택 덕분에 자연스럽게 수명이 길어져 소위 말하는 <고령자 장수시대>에 접어 들었다.


나는 얼마 전부터 아침신문을 받아 들면 1면 톱기사를 보기 바쁘게 ‘부고 광고’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이민 1세들이 모시고 온 부모님들의 부음이었는데 근간에 와서는 가까이 지냈던 친구들의 부음소식을 신문에서 접할 때마다 내가 벌써 이런 나이가 되었나 싶어 스스로를 뒤돌아 보게 된다.


은퇴하면 여행이나 다니면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것이 전부였던 옛날과는 달리 ‘백세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은퇴했다고 더 이상 손놓고 무작정 놀면서 보내겠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앞으로 살아갈 노후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은퇴 후의 삶을 관리할 필요가 있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신의 흔들림 없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일이나 여가활동으로 즐거움도 누리고, 건강도 돌보는 은퇴생활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은퇴 전에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만을 위한 꿈을 키워 나가는 일보다 더 가치있는 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인생의 고비마다 겪어온 적응의 문제가 언제나 힘들었지만 노년기를 맞아 경험하게 되는 삶의 변화 또한 실로 감당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내려놓아야 할 것들은 과감하게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를 가장 소중하게 모시고 돌보고 챙기는, 자신의 마지막 남은 인생을 진실로 사랑하는 마음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고 돌보는 행동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살다 보면 행복이나 불행은 알아서 교대로 찾아온다는 이 이치를 깨달을 나이가 되면, 마음도 절로 가벼워지기 마련 아닌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별히 나이를 따지는 습관이 있지만 인생에서 은퇴라는 말은 본래 없다. 자기가 평소에 하고 싶어 하던 일이나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두 번째 인생에 걸고 열심한 사람에게는 결코 은퇴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부터 늙는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생각이 젊어지면 인생도 절로 젊어진다”는 말이 있다.


재작년 96세로 타계한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타계 직전까지 강연과 집필을 계속했는데 페루의 민족사를 읽고 있는 그에게 아직도 공부를 하시냐고 묻는 젊은이에게 답한 유명한 말이 있다.


“정말 사람은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과 열정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는 이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새로운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배우고 도전하는 일에 무슨 나이가 상관인가. 젊은 마음으로 인생을 건전하게 즐기는 것은 분명 아름다운 노년의 멋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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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1
호주 기행문(2)-호주에도 그랜드캐년이 있다

 

미국  유타주에  있는 그랜드캐년이 호주 시드니에서  차로 2시간 정도 아동하면  되는 멀지 않는 곳에도 있다.


시드니 서부자역 근교에 있는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은 세계적인 ‘자연유산지’로 선정된 곳으로 시드니  관광에서  빼놓을수  없는 명소다.


온 산을 뒤덮은 유칼립투스(Eucalyptus)  나뭇잎이  강한 태양빛에 반사되어 온 산이 푸른 안개처럼  보이기  때문에  불려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나무는 약용으로도  사용되고  호주 동부에만 서식하는 동물인 코알라의  유일한 먹이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호주 서부의 지형은 평면을 유지하는데,  특이하게도 이곳은 1000m가 넘는 높이의 구릉이 웅장하게 이어져 있고 계곡과  폭포, 그리고 기암절벽 등이  잘도 어울려 계절에 따라 계속 색상이 변화하면서  장관을  아루는 특별한 자연환경을 연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블루 마운틴의 전경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에 ‘에코 포인트’라는 이름의 전망대가 있는데 연간 120만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지만, 실제 내가 두 번이나 다녀온 미국 유타의 오리지널 그랜드캐년에 비교할  정도 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본 멋진 일출 풍경과 블루 마운틴의 상징인 ‘세자매 바위’ 를 배경으로 먼 곳까지 내려다 보는 전망의 아름다움은 아주 좋은 추억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호주의  원주민인 애버리지(Aborigine)는 약 5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 바다가 얕아진 사이에 동남아로부터 배를 타고 호주에  도착했다고  한다. 현재 호주 인구의 약 3%에 해당하는 61만 정도가 살고 있는데, 이들의 원 출발지는 아프리카로 아라비아 반도를 경유하여 남아시아로 진출한  뒤  바다를 건너 호주로 건너간  것으로 인류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조금은 특별한 이색적인 자연환경 속에서 야생동물들이 평화롭게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열대우림 속을 걸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에 잠시 잠겨보았다. 우리  인간들도 진정 자연의 일부라는 자각으로 살아갈 때,  온 우주가 진정 한 평화에 도달할 수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 이었다.


 블루 마운틴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앉아서 둘러 볼 수 있는, 360도 회전하는 시닉월드 레스토랑에서  멀리 내려다 보이는 꿈결같은 전경들을 바라보면서  많은 새로운 것들을  보고 느낀  의미 있었던  또 한편의 여행의 막을 내린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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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5
호주 기행문(1)-황홀한 시드니의 야경

 

 

세계  3대  미향  중의  하나인  시드니(Sydney)의 이름다운 야경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감회는 특별했다.
뉴질랜드 퀀스타운에서  타스만 해협을 지나 호주 시드니까지는  2시간 반 정도 소요 되는데, 비행기 창 밖으로 내려다 보는 시드니는 수많은 만(灣)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항구도시로의 특히 야경이  참으로 화려했다.


호주의 자랑인 시드니는 기후가 가장 큰 자산 중의 하나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전통과 현대,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를 함께 느끼게 하는 시드니의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길을 나섰다.


잘 보호된 자연의 아름다움을 품어 안고 예술과 문화에 대한 영감, 그리고 역동적인 모습과 활기찬 영혼을 찾게해 줄 ‘현대감각이 넘치는 탐험의 도시’를 구경하러 나서는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했다. 


시드니 구경은 누가 뭐래도 항구에서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멀리 나가 느긋하게 세계적인 미항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일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시드니를 상징하는 아이콘인 오페라하우스를 지나고 하버브리지까지 지나 한참을 더 먼 바다로 나갔다가 되돌아 오면서 시드니항의 아름다운 전경을 넋을 놓고 조망하면서 긴 기간 동안의 여독을 풀면서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 정말 꿀맛 같았다. 유람선 관광이 끝나면 시드니 중심부를 실속있게 챙겨보는 방법인 ‘걷기 관광’이 기다리고 있다.


시드니 시내 관광은 대체로 로얄 보타닉 가든(왕립 식물원)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아까 배를 타고 보았던 시드니의 랜드마크인 이름답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오페라 하우스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곳은 내부 극장을 제외하고는 언제라도 무료관광이 가능한 곳이라 시간을 자유로히 조정하면서 주변 환경을 구경할 수 있다.


이곳에서 바다를 끼고 자연을 즐기면서 조금 더 걸어가면 또 하나의 시드니 상징인 철골 아치교 ‘하버 브릿지(1932년 개통)’를 만나게 된다. 시간이 충분히 있는 사람은 이곳에서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3시간 정도 걸리는 가이드 투어를 할 수도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도심의 중심부 가장 높은 건물인 시드니 타워(390m)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편안하게 시내구경을 하는 재미도 특별하다. 


그외에도 동물원, 수족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센터인 퀀 빅토리아 빌딩(QVB) 등이 있지만 시드니에서 잠시 벗어나 모래 언덕에서 즐길 수 있는 샌드보딩과 돌핀 크루즈가 인기인 포트 스테판에서 하루를 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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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8
뉴질랟드 기행문(6)-서던 알프스의 정상 마운틴 쿡을 바라보며

 


오세아니아 주에서 가장 높은 산
뉴질랜드의 등뼈에 해당하는 
서던 알프스 산맥의 정상인 
마운트 쿡(Mt, Cook)은 장엄하다.

 

스위스에 알프스가 있다면 
남반구 뉴질랜드에는 
구름을 뚫고 서 있는 희고 높은 산
서던 알프스가 있다는 듯, 
만년설과 빙하들을 품어 안은
험준한 고봉들의 모습이 경이롭다.

 

협곡 주름마다 고여 빛나는 
만년설이 만들어낸 빙하 호수들
크리스털 블루 물빛으로
골 깊은 산그늘을 받쳐 이고 
순종하는  태도로  편히 쉬고 있더라.

 

창조주가 빚어낸 
순수라는 이름의 경이로움이여
이 아름다운 지구라는 별 안에 
잠시 머물다 떠나갈 수 있음을
허락받은 행운이 눈물겹도록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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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 보아야 할 50곳 중 순위 4위에 오른 ‘반지의 제왕’ 전 3편의 촬영지이기도 한 뉴질랜드의 남섬을 처음 대하는 느낌은 특별하다. 너무나 생소한 풍경들이 많아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어느 위성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을 자아내게 하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이 촬영지를 뉴질랜드로 끝내 고집한 것도 단지 그의 출생지 때문만은 아니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눈 덮인 서던 알프스 산맥과 스산한 화산 황무지 들판, 신비로운 해변과 매혹적인 숲에 이르기까지 뉴질랜드는 엄청나게 다채로운 로케이션 환경이 고루 갖추어진 영화 촬영지로서 정말 천국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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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1
뉴질랜드 여행기(5)-밀포드 사운드 가는 길(2)

 

퀸스타운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밀포드 사운드로 들어가기 위해 방대한 규모의 피오르드 랜드 국립공원의 산악도로를 넘어 약 4시간 반 정도는 이동해야  했다. 가는 도중에 밀포드를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통과하여야 하는 거대한 돌산 중턱을 뚫어 만든 호머 터널(Homer Tunnel)을 만나게 되는데, 이 굴은 1954년에 착공하여 19년 만에 개통할 때까지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한 어떠한 기계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사람의 힘으로 만든 특별한 터널이라고 안내판에 설명되어 있었다. 이 나라 국민들이 자연보호를 넘어 자연을 얼마나 경외하는 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태초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뉴질랜드 남섬 관광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밀포드 사운드’의 유람선 관광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서둘러 배에 오르니 연어를 비롯한 해산물을 위주로 한 풍성한 뷔페음식과 와인이 선상 중앙에 준비되어 있었다. 특기할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음식인 김치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역시 국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선뜻 스쳐지나갔다.


뉴질랜드 최고의 관광 명소인 이곳 ‘밀포드 사운드’는 주변의 고산들이 오랜 세월동안 빙하에 의해 수직으로 깎여 바다와 연결되는 협곡을 형성한 피오르드 지형으로 비가 많은 곳이다 보니 날씨의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곳이기도 했다. 마침 우리가 그곳에 도착한 날은 간밤에 폭우가 내렸던 관계로 바다로부터 수직으로 솟아 오른 멀고 가까운 산봉우리들이 엷은 안개를 품어 안고 신비롭게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협곡 해안을 따라 항해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비가 내린 후라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폭포들이 수도 없이 형성되어 떨어지고 있었는데 높은 것은 1000m를 넘는 실 폭포도 있었다. 바다로부터 수직으로 1200m 정도의 높이로 솟아 오른 멀고 가까운 산봉우리들이 겹쳐 보이는 협곡 해안을 따라 항해하면서 보는 풍광이 너무나 특이하여 경이롭다. 폭포와 기암절벽 사이를 항해하다 보면 청백돌고래와 물개, 펭귄 등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로 알려진 ‘밀포드 사운드 트래킹 코스’도 바로 이곳에 있다.


4박 5일의 이 코스는 폭포와 빙하산맥의 연속인 니콜라스 원형협곡을 지나 서던 알프스의 신비로운 만년설과 그림같이 아름다운 호수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트래킹 코스다. 서던 알프스 산맥에는 3000m 가 넘는 설산 고봉이 26개나 있어 접근하기 불가능한 능선까지 헬리콥터를 이용하는 트레킹도 있다고 했다.


언제가 한 번 더 기회를 내어 지금은 보고도 먹지 못하는 그림의 떡으로 보이는 저 산길을 걷고야 말겠다는 마음을 다짐하면서 저 멀리 반쯤은 구름에 얼굴을 가리고 신비로운 얼굴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마운트 쿡의 얼굴을 마음속에 담고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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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4
뉴질랜드, 호주 기행 (4)-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 가는 길

 


화산과  빙하의  나라 뉴질랜드
남극이 가까워서일까
자외선이 강해 눈이 따갑지만
초원과  빙산이  잘도  어우러진
변화 많은  풍광이  참으로 볼만하다.

 

쿡 해협을 사이에 두고 갈려 있는 
남섬과 북섬은
눈으로  보는 분위기가  너무나  다르구나.

 

크고  적은 호수가 사이좋게  분포되어
비옥한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 
북섬이  여성적이라면
밀 포드 사운드와 
퀀스타운을 한가득 품고
백설과  빙하까지  이고  안고 서 있는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 고산지대와
U자 계곡  피오르드  해안으로 장엄한
남섬은  너무나  남성적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아 
아름답지  않는 지상 풍경이 없다지만
오늘따라 
내 마음도  맑고 하늘도  맑아서일까?
오세아니아  주에서  가장  높은  최고봉 
마운틴 쿡(Mt, Cook)이  눈빛 윙크로 나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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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Auckland)에서  퀀스타운(Queenstown)으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에 올랐다 


한인이 약  4천여 명이 주거하고 한인유학생 대부분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뉴질랜드 최대의 도시 오클랜드(인구 120만)가 북섬의 상부에 위치해 있다면, 퀀스타운은 남섬의 하부에 위치해 있는 아름다운 리조트형 관광도시로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목이 되는 도시다.


오늘 따라 청정무공해 나라답게 하늘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아,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뉴질랜드의 변화무상한 자연을 비행기 창을 통해 감상하기에 너무나 좋은 날씨다.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목에 있는 뉴질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천혜의 관광도시인 ‘퀀스타운’은 최초로 이곳으로 금을 찾아온 사람들이 모여 작은 마을을 이루어 살기 시작하면서 주변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워 ‘여왕이 살기에 적합한 타운’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산악과 호반이 잘 어우러진 동화 속의 도시 같은 이 타운은 서던 알프스산맥의 험준한 산과 거대한 S자 모양의 와카티푸 호수 북쪽 연안에 접한 인구 3,500 명이 모여 사는 조그마한 리조트형 시골도시다.


주변에는 이 작은 도시를 품어 안은 듯, 높은 산들에 둘려 쌓여있고 그 위에는 옛날 광부들이 캐었던 금가루를 뿌려놓은 듯 찬란히 반짝이는 산중호수들이 이곳저곳에 숨어 있다.


타운의 뒷산에 해당하는 Bob's Hill에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멀리 리마커블 산의 웅장한 경관은 물론 서던 알프스를 먼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 도시는 스피드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제트보트, 번지점프, 래프팅, 스카이다이빙, 스키, 빙하트래킹, 골프, 송어 보트낚시 등, 사계절 어느 때라도 와서 다양한 즐거움을 선택할 수 있는 천혜의 레저 리조트 타운이었다.


우리 일행 중에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그 집 새 신랑 혼자 50m 높이의 계곡 다리 위에 설치된 번지점프를 즐겼고, 나머지 몇 사람은 카와라우강의 급류를 따라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면서 곡예를 부리는 제트보트의 스릴을 만끽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튿날, 오늘은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밀포드 사운드’로 떠나는 날이다. 그곳으로 가려면 피오르드(노르웨이어-fjord) 지형이 발달한 피오르드 랜드 국립공원의 산악도로를 버스를 타고 넘게 되는데, 길 양쪽에 솟아 있는 까마득한 절벽들에서는 빙하 녹은 물이 수백 개의 실폭포를 이루며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피오르드란 말은 ‘빙하가 할퀴고 간 아름다운 상처’라고나 할까. 빙하가 녹아 없어지면서 바닷물이 들어 온 좁고 깊은 협만(峽灣)을 말한다. 이 지역에는 U자형 피오르드가 수도 없이 발달해 있는 곳이다.


원시의 섬나라의 특유한 자연 냄새를 맡으면서 청백 돌고래와 물개와 팽귄들이 산다는 밀포드 사운드를 향하여 달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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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와이토모 반딧불 동굴의 신비-뉴질랜드 기행 (3)

 

 

칠흑같이 어두운 
석회암 긴 동굴 속에서
마오리족 처녀 뱃사공이 젓는 
쪽배를 타고 
암흑의 강 카론을 건넌다.

 

억만 년 세월을 두고
숨을 고르며 떨어지는 
석순을 키워오는 물방울 소리와
노에 부딪치는 가는 물소리 뿐
굴속은 정적 가득 어둠이다.

 

마치, 그믐 밤 한밤중
하늘에 떠있는 은하수를 
배를 타고 건너는 기분이다.
별빛들을 조심스럽게 흔들면서 
노를 저어 건너는 신비다.

 

너무 어둡고 
너무 고요해 숨이 다 막힌다.
천상에서 꾸는 꿈도
이토록 몽롱한 경이로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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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푸른 나라 뉴질랜드의 아침은 싱그럽다. 남극에 가까운 곳이니 자외선이 강한 햇볕에 오래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는 가이드의 주의사항에 귀를 기울이며 길을 나선다. 


오클랜드에서 국도 1번을 타고 해밀톤에 도착 후, 다시 국도 3번을 타고 2시간 정도 달리면 뉴질랜드의 북섬 중북부에 있는 석회암 동굴인 와이토모 반딧불 동굴(Waitomo Caves)을 만나게 된다. 


운전석이 영국같이 우측에 있는 자동차를 타고 오랜 시간을 달려 왔는데도 끝없이 펼쳐진 초원으로 이어진 들판에 나와 일하는 사람은 한 사람 본적이 없고, 오고 가는 차량도 겨우 두어 대 보았을 정도로 한가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 참으로 이색적이다.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며 영국 여왕도 다녀갔다는 이곳 와이토모 반딧불 동굴은 ‘물이 흐르는 동굴’이라는 원주민 마오리어의 뜻을 가진 뉴질랜드 북섬 와이카도 지방에 있는 관광 명소다.


200만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바다 속에 잠겨 있었는데, 지각 변동에 의하여 땅위로 솟아올라 지금의 석회암 동굴 형태를 갖추었다 보니 당시 해양 동물들의 잔재들이 화석화된 모습들을 동굴 속 종류석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가 있다.


이 동굴 안에서는 어떠한 조명도 없다, 물론 촬영도 금지되어 있는데 다만 가이드에게 임시로 지급되는 조그마한 손전등의 안내로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 안을 아주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가면서 구경하고, 동굴 속에 있는 선착장에 도착하여 6명씩 타는 조그마한 쪽배를 타게 되면 손전등 불까지 끄게 된다.


그 이유는 이 동굴의 천정에 붙어 살면서 어두운 그믐 밤하늘 위에서 반짝이는 은하수와 같은 신비의 빛을 발산하는 개똥벌레의 일종인 ‘글로우웜(GlowWorm)'이라는 벌레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 벌레는 동굴의 천정에 붙어살면서 약 20cm 정도의 가는 끈끈이 실처럼 생긴 것을 늘어뜨리고 그 안에 알을 낳는데, 이 알이 애벌레로 변하는 단계일 때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마오리족 처녀 뱃사공이 젓는 쪽배를 타고 가면서 동굴의 천정을 올려다보니 마치 은하수 위를 배를 타고 건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평생 처음 경험해 보는 황홀하고 신비로운 특이한 광경에 모두들 넋을 잃고 탄성을 질러댔다.


캄캄한 우주의 지붕 저 깊숙한 곳에 수정 구슬을 꿰어 천정에 늘어트려놓은 듯한 불빛과 환상의 날갯짓이 만들어내는 장엄한 우주 쇼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배는 1 시간 정도 동안 천상의 신비를 아주 천천히 구경시켜주고 우리를 조용히 강 밖으로 토해냈다.


이 동굴은 1887년 영국의 탐험가가 이 동굴 안에 오랜 세월동안 대대로 살아온 마오리족의 한 추장의 안내로 발견하게 되었는데, 지금도 당시 그 추장의 후손들이 동굴의 운영권을 갖고 관리하고 있었다. 현 정부와 원주민간의 관계가 대단히 우호적이라는 생각에 보기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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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4
마오리족의 연가(戀歌)-뉴질랜드 기행문(2)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도 아름답지만
사랑스런 그대 눈은 
더욱 아름다워라.
그대만을 기다리리 
내 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그대만을 기다리리 
내 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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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통기타 가수들이 대세이던 시절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되었던 ‘연가(戀歌)’라는 노래의 가사다. 그 당시 어느 곳에서나 통기타 가수들의 노래와 함께 청바지 물결로 노래하고 춤추며 젊음을 풍미하던, 지금은 그리운 추억이 된 시대가 있었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이글거리는 불빛에 물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부르던, 그 사랑의 노래 ‘연가’가 태어난  본적지에  해당되는 곳을 뉴질랜드에서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젊었던 날 부르던 그 노래는 아름다운 노랫말에 경쾌하고 빠른 박자라 사람의 마음을 절로 흥겹게 만들던 노래로 주로 숨겨둔 사랑을 고백할 때, 또는 그런 기분으로 불렀던 노래로 기억된다.


그런데 막상 본고장에 와 이 노래에 얽힌 전설을 들어보니 뉴질랜드 판 ‘로미오와 줄리엣’에 해당하는 너무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어 마음이 숙연해진다. 이 노래의 무대가 되는 이곳은, 뜨거운 암석층의 지하수가 증기의 입력에 의하여 지면 위로 주기적으로 솟아오르는 간헐천(間歇泉)과 유황 온천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북섬의 관광도시  로토루아(Rotorua)다.


주변지역이 전부 유황지대이다 보니 도시 전체가 유황 특유의 매캐한 냄새로 덮혀 있었는데  이 도시는 인구 6만 5천명 중 80%가 마오리족들이 모여 사는 전통적인 원주민도시다.


마오리 족이 운영하는 Heritage Rotorua 호텔에 딸린 레스토랑 겸 공연장에서 그들의 전통 음식인 ‘항이식’ 저녁을 먹고 민속공연을 보았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출연자 모두가 나와 기타를 치면서 ‘연가‘를 합창했다.


온몸으로 절규하듯 몸부림치며 불러준 그들의 오리지널 ‘연가‘는 듣는 이로 하여금 애절한 슬픔과 연민의 정을 느끼게 했다.


노래가 끝날 무렵 무대의 배경으로 사용한 동영상에는 1000여 년 전에 배를 타고 하와이를 떠나 험난한 풍랑을 이겨내며 뉴질랜드로 찾아오는 그들 선조들의 이주 역사를 실루엣으로 실었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장엄하여 전율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찾아와 피땀 흘려 일구어 놓은 낙원까지 빼앗긴 분통 터지는 오늘날의 현실까지도 포함된 절절한 통한이 어린 노래 같아 너무 슬프게 들렸다.


이 노래의 원제는 ‘Pokarkare Ana’로 이 지역에 사는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설이 얽힌 민요인 셈이다. 이 도시에 인접해 있는,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로토루아’ 호수와 그 호수 한가운데 있는 섬 ‘모코이아’를 배경으로 한 ‘히네모아’양과 ‘투타네카’군의 애절한 사랑과 추억의 전설이 담겨져 있는 노래다. 밤마다 들려오는 섬에 사는 가난한 청년 ‘투타네카’가 부는 피리 소리에 반한 육지에 사는 추장의 딸인 ‘히네모아’가 목숨을 건 사랑에 빠진 이야기다.


이 사실을 안 추장은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았고 섬에 사는 천민인 청년에게 섬을 나와 자기의 딸을 또다시 만나는 일이 있으면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까지 명령했다. 그러자 오히려 연정을 참지 못한 추장의 딸이 맨몸으로 밤마다 로토루아 호수를 헤엄쳐 모코이아 섬으로 건너가 두 사람은 밤마다 사랑을 나누었다는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가 담긴 전설이다.


이 노래가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것은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5,300명의 뉴질랜드 병사들에 의해서다. 대부분이 원주민 마오리족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중공군의 제5차 공세를 막아낸 유명한 가평전투에서 200여명이 전사했다. 젊은 나이에 UN군으로 참전했던 그들은 참혹한 전쟁터에서 두고 온 고향과 연인들을 그리워하며 아마 이 노래를 부르면서 마음을 위로 했을 것이다.


아버지가 마오리족인 뉴질랜드가 낳은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 ‘키리데 카나이’(Kirite Kanawa)가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로 더 널리 퍼져나가 불리게 되었는데, 지금은 뉴질랜드의 국가보다도 더 세상에 알려진 우리나라의 ‘아리랑’같은 노래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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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7
최후의 지상 낙원을 찾아서-뉴질랜드.호주 기행문(1)


 
그리움 한아름 안고 
먼 길 떠나면
내 속마음을 어찌 알아 차렸는지
처음 대면하는 여행지는 
반가운 새 얼굴로 나를 반긴다.

 

조금은 긴장하고
조금은 흥분된 마음으로
사방을 자세히 둘러보면
금방, 친구 같은 얼굴을 하고 
속살까지 내보이며 나를 반긴다.

 

이 지구 위에 마지막 남은 
청정 무공해의 낙원 뉴질랜드가
태고의 모습 그대로인 초원의 알몸을 하고 
먼 길 찾아온 나그네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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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국에 나가는 길이라, 이곳 토론토에서 보다는 거리 관계상  용이한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녀오기로 했다.


이곳 역시 평소에 그리워하던 곳들이고, 그래서 언젠가는 한 번 꼭 다녀오리라 마음먹고 있었던 곳이라 기쁜 마음으로 한아름 부푼 기대를 안고 길을 떠났다.


이 지상에 마지막 남은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 불리는 뉴질랜드에 거는 기대가 너무 큰 나머지 서울에서 목적지인 오클랜드까지 무려 11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잠시도 눈을 붙일 수가 없었다.


내가 사는 토론토에서 이곳으로 가자면 보통 LA를 거쳐 가게 되는데, 아마 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위안을 삼았다.


이 지상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고, 나이가 가장 어려 유년기에 해당하는 섬인 뉴질랜드는 사계절이 푸른 청정무공해 국가답게  눈에 들어오는 온 시야가  온통 초원의  얼굴을  하고 나를 온몸으로  반겼다.


뉴질랜드(New Zealand)라는 이 국가의 이름이 원주민인 마오리어로 ‘하얗고 긴 구름의 나라’라는 뜻을 지녔다니 호주와  태즈먼 해를 사이에 두고 남극을 향해 비스듬히 빗겨 앉아 떠 있는 이 섬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쉽게 짐작 될 것 같다. 


한반도 크기의 1.3배에 해당하는 27만 km2의 면적 안에 인구 450만 명이 살고 있는데 비해 이 나라의 경제력의 원천인 가축(양, 젓소, 육우, 사슴 등)의 숫자는 전체 인구의 10배를 훨씬 넘는다고 하니, 새삼 세계 제일의 목축의 나라에 왔음이 실감났다.


이 섬은 화산의 폭발로 처음 만들어진 8천 5백만 년 전인 백악기 때부터 다른 대륙들과 격리되어온 섬나라인 관계로 새들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았으나 가축이나 표충류는 처음부터  없었던  나라였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이 섬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필요에 의하여 데리고 들어온 몇 가지 가축들이 밑거름이 되어 오늘날 뉴질랜드를 세계적인 낙농국가로 성장하게 만든 기틀이 된 셈이지만, 그때 함께 데리고 들어온 개와 고양이 때문에 예상치 않은 생태계의 대혼란을 초래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뉴질랜드의 국조(國鳥)인 키워(Kiwi)라는 날지 못하는 특별한 새가 고양이와 개의 가장 큰 피해자인 셈이다. 


그 옛날 이곳 뉴질랜드에는 키위새를 공격할만한 어떤 종류의 맹수나 파충류 등 위협적인 동물이 없었던 관계로 이 새는 뉴질랜드 어디에서나 서식했고 날아야 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오랜 세월동안에 날개가 완전히 퇴화된 새로 잘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개와 고양이의 등살에 키위는 신속히 멸종 위기를 맞아가고 있다고 했다.


뉴질랜드 검역당국은 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과 화물에 대한 검역이 대단히 철저하다. 공항에 상주하여 근무하는 농림부 직원들의 번쩍이는 눈빛에서 그들의 생태계 보존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필사적인가를 능히 짐작할 것 같았다.


어떤 공장도 짓지 않고, 오직 생활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자연과 더불어 해결해나가는, 세계적인 복지국가임을 직접 가 보고서야 알 것 같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책임진다는 뉴질랜드는 조금은 촌스럽게 느껴졌으나, 진정으로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낙원이  바로  이곳임을 보고서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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