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소변보기 ‘신장 건강’ 에 달렸다
－‘신장질환’ 증상과 치료법－
우리 몸의 혈액을 걸러서 노폐물을 오줌으로 배설시킨다. 수분과 전해질 평형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작용을 받아 몸의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며, 적혈구 생성호르몬 및 활성화 비타민D 등을 분비하기도 한다. 신장의 역할이다. 따라서 신장에 질환이 발생하면 이러한 신장 기능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고, 흔히 나타나는 증상 혹은 결과로는 부종, 단백뇨, 혈뇨, 고혈압 등이 있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신장질환’이라고 하며 점진적으로 진행돼 만성신부전에 빠질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왜 증가하는가
최근 대한신장학회의 보고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분석 결과 만성신장질환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증가 이유로는 우선 신장 자체의 문제로 발생하는 1차성 신장질환뿐 아니라 전신질환과 동반하여 발생하는 2차성 신장질환이 있기 때문이다. 2차성 신장질환이란 당뇨병, 고혈압, 만성 간질환, 루푸스 등에서 신장이 2차적으로 침범되고, 이때는 많은 경우에 있어서 실제로 신장 문제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게 된다. 특히 서구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당뇨병과 고혈압의 유병률이 꽤 높아서 투석치료 중인 말기 신질환 환자의 40% 이상이 당뇨병 환자이다.
또한 신장질환의 특성은 신장질환 환자들을 누적시킨다. 일단 손상 받은 신장은 어느 경우에도 회복되지 못하고 점진적으로 신장기능 저하가 진행되는 속성을 갖고 있다. 한편 말기 신질환에 빠지더라도 효율적인 투석치료에 의해 생명 연장이 충분히 가능하고 신장이식 또한 다른 장기에 비하여 어렵지 않은 선택이다.
# 신장질환은 무엇이고 그 증상은 어떠한가
신장질환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 증후군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신장배설기능이 저하되어 요독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신부전이라 하고, 그 기능저하가 최근 수일에 걸쳐 발생했다면 급성신부전, 수개월 이상에 걸쳐 서서히 진행했다면 만성신부전이라 부른다. 신장에서 혈액이 여과되는 첫 부분을 사구체라 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발생하는 병이 사구체신염이다. 정상 사구체로는 혈액에 포함된 단백질과 적혈구가 빠져나가지 못하지만, 사구체 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사구체를 통해 소변으로 단백질과 적혈구가 빠져 나가게 된다. 따라서 사구체신염은 단백뇨 혹은 혈뇨의 발생으로 나타나고, 사구체신염이 심하면 단백뇨가 다량 발생하여 부종이 발생하는데 이를 신증후군이라 한다. 사구체는 긴 세관이 이어지고, 이곳에서 수분과 여러 전해질 이동이 일어난다. 따라서 세관장애 혹은 세관간질환에서는 체내 수분, 전해질 혹은 산염기 평형장애가 발생한다.
신장은 비뇨기계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신장질환은 비뇨기계 질환을 포함해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방광염, 신우신염 등 요로감염과 요로결석 등 요로폐색도 신장내과에서 진단하여 비뇨기과와 협진을 통해 해결한다. 한편 고혈압은 사구체신염 혹은 만성신부전에 흔히 수반하여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본태성 고혈압 역시 신장에서 염분을 배설하는 능력과 염분 섭취 사이의 불균형이 주 원인이므로 신장질환에 속한다.
일반인들은 신장 혹은 비뇨기 질환을 경고하는 징후를 참고해 신장질환을 조기 발견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소변 보기가 힘들거나 통증을 느낀다면 방광, 전립선, 요도 등 하부 요로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특히 밤에 자다가 깨는 야뇨 증상이 있다면 신장 기능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 또 피처럼 붉은 소변을 보았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특히 4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는 비뇨기계 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눈 주위가 푸석푸석하거나 손발이 부을 때, 옆구리에 발생하는 통증이 자세 변화에 따른 차이가 없다면 요로결석, 신장암, 신우신염 등 신장 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다. 이밖에도 혈압이 높다면 신장 문제를 확인한다. 고혈압은 만성신부전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동시에 사구체신염과 같은 신장질환에서 고혈압이 동반하면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 어떻게 치료하나
한약대학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는 “신장질환은 일반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알려졌다”며 “그러나 세균성으로 흔히 발병하는 급성신우신염 혹은 외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신부전과 같은 급성 질환에서는 쉽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만성신장질환은 그 진행하는 속성상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신장질환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미리 실망할 필요가 없다.
지난 20여년의 의학발전으로 만성신장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적인 약물요법이 개발되었다. 이는 혈압 조절과 단백뇨 감소가 주요 치료 원칙이다. 또한 당뇨병 환자라면 혈당 조절, 루푸스 환자라면 면역억제 요법 등 기저질환 치료가 잘 병행되어야 한다. 식이요법으로는 고혈압과 부종 조절을 위한 저염식, 단백뇨 감소를 위한 저단백섭취, 고칼륨혈증이 문제되는 경우에서는 칼륨 섭취 제한이 필요하다.
〈이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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