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자, 조선일보 창간특집으로 실린 2030미래를 가다-외계인의 신호 드디어 인간의 그물에 걸리다 인터뷰 전문입니다. --------------------------------------------------------- "내가 아는 모든 사람과 커피 한잔씩을 걸고 내기했습니다. 2025년까지 외계생명체의 신호가 잡힌다는 데 말이죠." 미국 외계지적생명체탐색(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연구소 책임연구원 세스 쇼스탁(Shostak) 박사에게 외계생명체는 막연한 상상이 아니다. 참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99%인 과학적 가설이다. 프린스턴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 과학자는 네덜란드 흐로닝언(Groningen)대 교수직을 박차고 20년째 외계인 탐사를 직업으로 삼고 있다. 영국 가디언이 외계인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붙인 쇼스탁 박사를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Mountain View)에 있는 SETI 연구소 사무실에서 이달 초 만났다. -세계미래학회는 2030년까지 외계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정말 외계인을 조만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이유는? “나는 2025년까지 외계생명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묻지요. 왜냐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영화 ‘콘택트’에서 조디 포스터처럼, 머리에 헤드폰을 끼고 외계인의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이거든요. 요즘은 외계생명체 탐사가 모두 자동화돼 있습니다. 게다가 실리콘 밸리에서 컴퓨터의 기능 향상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컴퓨터 처리 속도는 18개월마다 두 배로 빨라지고 있어요. 우리가 하는 작업의 상당수는 디지털 기술과 관련돼 있고, 만약 무어의 법칙이 맞다면 앞으로 20년 후쯤 컴퓨터의 처리 속도는 지금의 1000배 정도 될 겁니다. 동시에 100만개 정도의 별을 관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그 정도 속도라면? 15년 후쯤 뭔가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게 제 믿음인 거죠. 제가 아는 모든 사람과 2025년까지 외계생명체를 찾는 걸 두고 커피 한 잔을 건 내기를 하고 있죠, 하하.” -정말 콘택트처럼 헤드폰을 끼고 외계생명체를 탐사한 적이 있나요? “글쎄요...한 50년 전쯤 프랭크 드레이크(Drake, 천문학자)가 외계생명체 탐사를 시작할 때는 한 채널밖에 없긴 했어요. 그렇지만 그때도 헤드폰을 쓰진 않았어요. 차트를 봤죠. 뭐 굳이 헤드폰을 쓰고 소리로 외계생명체의 신호를 잡아내고 싶다면, 가능은 하겠지만 평소에는 ‘치이이이’하는 잡음밖에 들리지 않는데 누가 그런 걸 하고 싶겠어요. 아마 미쳐버릴 겁니다. 그러니까, 헤드폰을 쓰고 외계생명체를 탐사한 것은 영화에서만 일어난 일이죠.” -외계생명체와 관련한 새로운 탐사 방법이 개발되는 중인가요? “사람들은 우리에게 50년 동안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래서 지루하지 않냐고 물어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늘 무언가가 바뀌고 개발되고 발전하고 있어요. 천문학의 발달로 우주에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행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또 하나 고무적인 건 외계생명체 탐사만을 위한 전용 안테나가 생겼다는 거예요. 여기서 차로 5시간 정도 가면 나오는 햇크릭(Hat Creek)의 폴 앨런 전파망원경 말이지요. 전에도 꽤 크고 좋은 안테나들이 많이 있었지만, 다른 연구팀과 나눠 써야 했기 때문에 자주 쓸 수가 없었어요. 전용 안테나 설치로 10배 정도 속도가 빨라졌어요. 물론 우리가 365일 24시간 사용할 수 있고요. 가장 큰 변화는 아까 말했듯, 전자 기술과 컴퓨터의 발달입니다. 아울러 전파에만 의존하던 방법에서 영역을 늘려 빛의 파동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하지요. 새 아이디어는 계속 쏟아지고 있어요.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햇 크릭에 있는 폴 앨런 안테나. -언제부터 외계생명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어요? “아주 어릴 때였죠. 1950년대쯤에요. 부모님이 책을 사줬는데 태양계 그림이 있었어요. 너무나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나요. 외계인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외계인 영화 중에 재미있는 것이 유난히 많잖아요.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물론 첫 번째 버전으로요)’과 ‘그들은 다른 공간에서 왔다(They Came from Outer Space)’ 그리고 ‘지구 최후의 날’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아참, 최근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지구 최후의 날(한국 개봉명 ‘지구가 멈춘 날’)에 제가 과학 자문으로 참가했답니다. 어쨌든,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외계인은 엄청난 악당으로 나와요. 영화는 굉장히 흥미롭죠. 뭐, 감독 입장에서는 외계인이 참으로 간편한 소재라는 거죠. 아무리 못되게 만들어도 아무도 불평도 안 하고...예를 들면 러시아인을 그런 악당으로 만들어 봐요. 외교 관계에 문제가 생길 걸요, 하하. 그렇게 흥미를 갖고 있다가 대학에서 천문학, 그 중에서도 전파망원경과 관련된 연구를 했고 전파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운 별들에 방향을 맞추게 되었어요. 그 후에 질 타터(영화 ‘콘택트’의 여주인공 엘리의 모델이 됐다고 여겨지는 천문학자로 역시 SETI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가 함께 일하자고 해서 여기서 일하게 됐어요.” -SETI 연구소의 일상은 어떤가요? “150명 정도가 일하는데 대부분은 외계생명체 탐사가 아니라 우주생물학을 합니다. 화성이나 목성의 위성들, 토성의 고리 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거죠. 외계생명체 탐사에 전념하는 인원은 10명이 채 안됩니다. 우주생물학은 꽤 인기 있는 연구 분야기 때문에 NASA 등에서 연구비를 타내기도 쉽죠.” -NASA는 1994년 SETI 예산을 완전 삭감했지요. 그 때 기분은 어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화가 났었습니다. 과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로 SETI 예산이 삭감됐거든요. SETI 예산은 NASA 전체 예산의 0.1%에 불과했어요. 전 미국인이 1년에 5센트 정도씩만 내면 되는 수준이었죠. 그 정도면 SETI를 충분히 진행할 수 있어요. 달 탐사나 화성탐사선과는 다르죠. 달과 화성 탐사는 개념이야 좋은데,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피라미드나 만리장성을 짓는데 견줄만한 작업이죠. -폴 앨런 전파망원경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지금까지 캘리포니아주 산간오지인 햇크릭에 42개의 전파망원경을 지었습니다. 2년 후까지 이 수를 350개까지 늘리는 게 목적입니다. 이 망원경들은 외계생명체 탐사 전용이지만,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의 전파천문학자들의 실험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속한 은하를 꽤 빠른 시간 내에 훑여 볼 수 있을 정도로 망원경들의 성능은 좋습니다. 사실 우주에는 ‘꽝’하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했다가 며칠, 혹은 몇주 동안 이 현상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이렇게 우주 전체를 한 번에 훑을 수 있는 망원경이 효율적이죠. 하나의 커다란 망원경은 한 방향을 봐야 하기 때문에 틀린 방향을 보다 보면 중요한 사실을 놓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망원경에 들어가는 전자기기 가격이 싸졌기 때문에 여러 개의 망원경을 한꺼번에 짓는 게 경제적으로 가능해졌죠.” -외계생명체는 우리보다 앞선 기술을 갖고 있을까요?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일단 우리가 외계생명체의 전파 신호를 잡아야하기 때문에 그들은 적어도 전파를 쏠 수 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겠죠. 만약 그렇다는 가정을 한다면, 그들이 우리와 똑같거나 (우주에서는 상대적으로 엄청 짧은 시간인) 100년 정도 앞설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10살짜리가 기원에 바둑을 두러 갔는데 그 실력이 기원에서 가장 좋을 확률과 비슷할 겁니다. 한마디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요. 우리가 만약 외계생명체의 신호를 잡는다면 그들은 아마 우리보다 최소 1000년은 앞서 있을 겁니다. 1000년 후의 우리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뭐, 생긴 건 비슷할 거에요. 유전자 기술의 발달로 모두 영화배우처럼 잘생기고 예쁠 수는 있겠지만, 하하. 1000년 전 그림 속에 있는 로마인 보세요. 우리와 비슷하잖아요. 하지만 기계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100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의 기술은 비교할 수 없이 발달했습니다. 2020년, 그러니까 3000~4000일 정도만 지나면 노트북 컴퓨터의 능력이 우리 뇌를 능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100년쯤 지나면 ‘완벽하게 생각하는 기계’가 만들어질 거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외계생명체도 인간이라기보다 기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씀이신가요.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외계생명체, 즉 우리보다 1000년 넘게 앞서 나가고 있는 외계생명체라면 분명히 생각하는 기계를 발명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발상 때문에 외계생명체 탐사의 본질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찾고 있는 게, 생명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눈이 큰 초록색 괴물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된 기계 말이죠. 요즘 특히 많이 드는 생각입니다.” -생각하는 기계를 ‘외계생명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글쎄요, ‘외계 지능’이라고는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SETI 활동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에 집중되고 있어요. 만약 생각하는 기계가 존재한다면, 꼭 행성에 집중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요. 뭐, 물이 있는 행성에 집착할 필요도 없잖아요. “맞습니다. SETI는 ‘물이 있는 세상’을 찾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 왔어요. 하지만, 예를 들면 당신의 노트북 컴퓨터는 화성에서도 잘 돌아갈 거예요. 기계는 에너지만 있으면 움직일 수 있거든요. 에너지는 블랙홀 안에서도 찾을 수 있으니, 한 마디로 우주 어디에나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거죠. 블랙홀 한 가운데서 자기네들끼리 포커를 치고 있는 인공 지능을 발견해도 전혀 놀라울 일이 아니라는 거죠.” -외계생명체를 발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우리 팀 냉장고에는 언제나 ‘그날’을 위한 샴페인이 준비되어 있답니다, 하하. 그러나 정작 외계생명체의 신호가 잡히면 샴페인을 터뜨릴 여유는 없을 거예요. 국제천문학회는 신호가 잡히는 날을 위한 프로토콜을 마련해두고 있어요. 1) 연구실에서 진짜인지 확실히, 여러 번 확인하라. 2) 전세계 천문학자들에게 연락을 해서 신호가 잡히는지 확인을 부탁한다.(인공위성이나 지구에서 쏘아 올린 신호가 아니라 외계생명체의 신호라면 세계 어디에서건 신호가 잡히게 되어 있습니다.) 3) 정부와 언론과 국제기구에 통보하라. 4) 답을 보낼지에 대해 세계적인 합의를 도출한다. 제 생각에 메시지가 잡히는 순간 미디어가 알아낼 겁니다. 요즘이야 뭐 비밀이 없는 세상이니까요.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 자기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에게 이야기하고, 그 친구의 남동생이 블로그에 올리고 뭐 그런 식이겠지요. 확인도 하기 전에 전세계에 대혼란이 일어날 겁니다.” -프로토콜에 ‘국제기구’에 통보하고 상의하자는 내용이 있습니다. ‘국제기구’는 어디를 의미하는 건가요. “유엔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꼭 유엔이라고 정해둔 건 아닙니다. 국제기구에의 통보는 메시지를 한 국가가 독점하지 말자는 뜻에서 넣은 조항입니다.” -만약 답을 보낸다면, 어떤 메시지를 보내야 할까요. “저는 무슨 내용을 보내야하는지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첫 발을 디뎠다고 생각해 보세요. 뭔가 가장 중요하고 상징적인 메시지를 먼저 보고 싶을까요. 아마 그 세상 자체가 메시지겠지요. 저는 구글 서버에 있는 걸 몽땅 보내줬으면 좋겠습니다. 데이터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에 대해 그들이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을테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인터넷에 야한 사진이 너무 많다고 걱정하던데, 외계인이 뭐 상관이나 하겠어요, 하하.” -외계인탐사가 과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 아닐까요. SETI의 가설은 ‘저 우주 어디엔가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인데 이 가설은 틀리다는 것조차 증명할 수가 없습니다. 1만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남극에 커다란 대륙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를 타고 거기 가보는 것이지요. 내가 아는 많은 과학자들은 저에게 ‘실험을 계속 해라. 찾을지 확인할 순 없겠지만’이라고 말을 합니다. 뭐, 어쨌든 이런 불확실성과 막연함 때문에 세계에서 SETI를 전담하는 연구팀은 버클리대, 하버드대, SETI 연구소 딱 세 곳 뿐이에요.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SETI에 투신하는 사람이 적다는 뜻이죠.”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도저히 못 믿으시겠다는 건가요. “일단 숫자가 너무 큽니다. 지구가 속한 은하계엔 태양 같은 별이 약 2000억개 있습니다. 그리고 우주엔 이런 은하계가 1000억개 넘게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사는 지구가 이렇게 큰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있는 장소라면 그건 엄청난 기적입니다. 기적적으로 생명을 얻어 우리 둘이 이렇게 마주앉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은 흐뭇하겠지만, 그건 과학이 아닙니다. 과학자의 사전엔 ‘기적’이란 단어는 없습니다. ‘개연성’만 있을 뿐이지요. 전 세계의 모래가 모두 하얀데 그 중 하나만 빨갛다고 가정해봅시다. 과학자라면 ‘이건 기적이야’라고 말하기보다 왜 그 모래만 빨간지를 알아내기 위해 골몰하겠지요.” -외계생명체가 있건 없건, 우리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닐 것 같은데요. “140억년 전에 우주가 빅뱅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안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묻는 것과 같은 생각이지요. 하지만 우주가 영원히 존재했던 게 아니라는 걸 아는 게 어떻게든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나는 SETI가 왜 우리의 유전자에 호기심이라는 게 들어있을까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이 퇴화하지 않고 계속 유전되는 건 우리의 생존에 호기심이 뭔가 도움이 되기 때문 아닐까요.” -외계생명체도 우리처럼 호기심이 있어서 메시지를 보낸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완전한 가정이죠. 그들은 뭔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를 찾을지도 몰라요. 산소, 혹은 산소를 먹고 자라는 식물 같은 거요? 우리가 방송을 시작한 지는 7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신호’는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외계생명체는 우리보다 훨씬 먼저 전파를 이용한 뭔가를 즐겼을 수 있고, 그 신호가 지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워둔 거죠.” -외계생명체가 지구에 이미 와서 같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휴, 제가 그런 전화를 얼마나 많이 받는지 알면 깜짝 놀랄 겁니다. 미국인의 7%가 자기가 정기적으로 납치된다고 생각하고, 3분의 1은 외계인이 지구에 와 있다고 믿는 거 아세요?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외계인이 여기 와있는 것만큼 반가운 건 없죠. 억지로 찾아다닐 필요가 없이, 그냥 잡고 물어보면 되니까요. 하지만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무런 증거를 대지 못해요. 과학이라는 건 ‘내가 할 수 있으면 남도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요. 그들은 내가 증거를 대라고 하면 ‘정부가 숨기고 있다’고 말하는데, 외계인이 그럼 미국에만 오나요? 아니면 다른 나라 정부도 일제히 미국처럼 증거를 숨기고 있다는 뜻인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요. 저는 늘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말합니다.” -만약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면, 만약 대화를 한다면 무엇을 물어보고 싶으세요. “외계생명체는 지구로부터 최소 100광년 정도 떨어져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답’을 받기는 힘들 겁니다. 하지만 만약, 정말 만약 가능하다면 이 두 가지를 묻고 싶어요. 당신 사회에 종교가 있는가. 그리고 음악이 있는가.” -외계의 지적생명체를 찾고 있으신데, ‘지적’이라는 기준은 뭔가요. “기준은 매우 주관적이면서, 현실적입니다. 우리에게 ‘지적’이라는 기준은 ‘전파송신기를 만들 수 있는가’입니다. 편의를 위해 정해둔 기준일 뿐입니다. 우리 인간은 전파송신기를 만들 수 있잖아요? 연구의 편의를 위해 ‘전파송신기’를 기준으로 잡아둔 겁니다. 전파송신기, 만들 줄 아시죠? 못 만든다면 지적이 아닌데, 하하...” -만약 쇼스탁 박사님 생의 마지막 날인데, 아직까지 외계인을 찾지 못했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습니까. 허무하지는 않을까요. “내 인생이 완전 시간의 낭비였다고요, 하하? 사람들은 나에게 지루하지 않냐고 하는데 SETI에 관련된 연구 결과는 모든 분야에서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어요. 그 결과들을 따라가는 일은 언제나 흥미진진합니다. 하지만, 만약 그때까지 외계생명체를 찾지 못하면 이런 유언은 남기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 포기하지는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라.’” *이렇게 생기지는 않았을 거라는...외계인 모형. ^^ SETI 연구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