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지] First Home Buyer 첫 집을 사기 전, 모기지에서 먼저 따져볼 것

첫 집을 장만할 때 바이어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대개 “은행에서 얼마까지 빌려줄 수 있는가”입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훨씬 더 중요한 질문은 “집을 사고 난 뒤에도 매달 무리 없이 삶을 꾸려갈 수 있는가”입니다. 모기지 사전승인(Pre-approval) 액수는 심사 기준에 맞춘 금융기관의 이론상 한도일 뿐, 우리 집 통장에 맞는 현실적인 적정 예산과는 결이 전혀 다릅니다.

대출 심사는 원리금만 떼어놓고 보지 않습니다. 재산세와 난방비, 콘도라면 관리비의 일부(50%)가 주거비 지출(GDS)로 잡히고, 여기에 차량 리스나 학자금 대출, 카드잔액 같은 기존 부채(TDS)까지 고스란히 얹어 계산됩니다. 게다가 현행 규정상 계약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금리와 5.25% 중 높은 쪽을 심사 기준금리로 적용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도 거쳐야 합니다. 실제 납부액보다 훨씬 팍팍한 조건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유는 향후 금리가 뛰거나 소득에 부침이 생기더라도 차압 위기에 몰리지 않고 대출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범퍼를 두자는 정책 때문입니다.

이렇게 최대 대출가능 금액이 승인이 완료되더라도 은행이 승인해 준 한도를 끝까지 다 채워 집을 살 이유는 없습니다. 매입 전에는 생활비를 다 쓰고도 매달 1,000달러씩 여윳돈이 남던 가정이, 집을 산 뒤 잔고에 고작 100달러만 남게 된다면 그 거래는 시작부터 위태롭습니다. 재산세 인상이나 난방 보일러 교체, 지붕 방수처럼 피할 수 없는 유지보수 비용이 닥쳤을 때 곧바로 고금리 카드 빚에 손을 벌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주거비를 다 내고도 예기치 못한 지출을 방어할 비상 예비비를 매달 적립할 수 있는지, 그 현금 흐름의 쿠션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다운페이먼트 계산시, 현행 규정상 50만 달러 이하 주택은 최소 5%, 50만 달러 초과 150만 달러 미만 구간은 50만 달러 초과분에 대해 10%의 다운페이가 필요하며, 150만 달러 이상은 모기지 기본 보험 가입이 아예 막혀 있어 무조건 20% 이상을 현금으로 채워야 합니다. 만약 20% 미만의 다운페이로 집을 산다면 CMHC나 Sagen, Canada Guaranty 같은 보증기관의 모기지 채무불이행 보험(Default Insurance)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이 보험은 집주인이 아닌 대출기관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며, 이 보험료는 원금에 가산되어 상환기간에 나누어져 납부되게 됩니다. 이 보험을 선택하게 되면 은행은 그 고객들에게 자신의 은행에서 가장 좋은 이자율을 제공합니다. 물론 보험료가 발생하여 모기지 금액은 약간 늘어나지만 월 납부금액에는 큰 영향이 없게 되는 결과를 보입니다.

첫 주택 구매자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 계좌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납입 시 소득공제와 인출 시 비과세 혜택을 동시에 주는 FHSA는 연 8,000달러(평생 40,000달러) 한도로 모을 수 있는데, 한도가 계좌 개설 시점부터 이월되며 쌓이기 때문에 당장 집을 사지 않더라도 미리 터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RRSP에서 1인당 최대 60,000달러까지 무과세로 꺼내 쓸 수 있는 HBP(Home Buyers’ Plan) 역시 훌륭한 레버리지 수단이지만, 이는 공짜 돈이 아니라 일정 유예 후 15년에 걸쳐 균등 상환해야 하는 가계의 빚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부모님 등 가족에게 증여를 받아 다운페이를 보탤 계획이라면, 상환 의무가 없음을 명시하는 증여 확인서(Gift Letter)와 투명한 자금 출처 증빙이 갖춰져야 은행 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습니다.

다운페이 외에도 클로징 비용은 별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주·시정부 토지양도세, 부동산 변호사 비용, 감정평가비, 홈 인스펙션 비용, 재산세 정산금 등이 대표적이며, 전체 비용은 주택 가격과 거래 조건에 따라 통상 매입가의 약 1.5%에서 4%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사비와 가구 구입비,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한 비상예비비까지 고려해 다운페이와 구분된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많은 분들이 사전승인서 한 장을 손에 쥐면 자금 준비가 끝났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사전승인은 매물 검색을 위한 참고 가이드라인일 뿐, 최종 승인이 아닙니다. 오퍼를 넣기 전에 새 차를 할부로 뽑거나 카드 잔액을 늘리고, 이직을 하거나 자영업 형태로 전환하면 기껏 받아둔 사전승인은 순식간에 백지화됩니다.

게다가 심사 대상은 바이어의 크레딧만이 아닙니다. 주택 자체도 또 하나의 심사 대상입니다, 매입하려는 주택이 콘도인 경우, 해당 콘도의 장기수선적립금(Reserve Fund)이 부실하거나, 감정평가액이 계약가보다 낮게 나오거나, 건물 자체에 물리적 하자가 있다면 바이어의 연봉이 아무리 높아도 대출 승인은 거절당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모기지를 고를 때 대다수의 눈길은 소수점 아래 표면 금리에만 쏠립니다. 물론 0.1%의 금리도 중요하지만, 계약 기간 중도에 집을 팔거나 갈아탈 때 물어야 하는 위약금 계산 방식(IRD 페널티인지, 3개월치 이자인지), 매년 원금을 추가로 털어낼 수 있는 조기 상환 옵션(Pre-payment Privilege), 향후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 기존 금리와 조건을 그대로 끌고 갈 수 있는 포팅(Portability) 조항을 따져보지 않으면 몇 배의 금전적 손해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변동금리 역시 금리가 오르면 월 납부액이 바로 뛰는 상품(Adjustable Rate)과, 월 페이먼트는 묶어두고 원금 상환 비율만 깎아내리는 상품(Variable Rate)이 완전히 다르므로 가계의 수입 구조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합니다.

오퍼를 작성하기 전에는 부동산 중개인에게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모기지 담당자에게 매입 희망가와 다운페이 비율, 대상 매물의 재산세와 관리비, 클로징 예정일을 정확히 전달하고 사전 검토를 마쳐야 합니다. 중개인은 거래 성사와 시장 가격을 보고, 변호사는 소유권과 권리 하자를 살피며, 인스펙터는 건물의 물리적 상태를, 모기지 브로커는 자금의 안전성을 다룹니다. 각 분야 전문가의 시선이 고르게 교차되어야 비로소 거래 뒤편의 리스크를 지울 수 있습니다.

첫 집 장만은 숫자의 나열로만 끝나는 거래가 아니라 가족의 생활 터전을 세우는 과정입니다.

광고판에 찍힌 가장 낮은 금리나, 은행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승인해 준 가장 큰 대출 한도가 반드시 좋은 모기지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이나 뜻밖의 지출이 찾아와도 우리 가족의 일상을 흔들림 없이 지탱해 줄 수 있는 대출, 삶의 계획이 바뀌었을 때 빠져나갈 퇴로가 열려 있는 대출이 결국 가장 훌륭한 모기지입니다. 주택 쇼잉을 예약하기에 앞서, 우리 집의 한 달 고정 지출과 부채 내역, 가용 현금, 그리고 향후 3~5년의 재정 계획표를 차분히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현실적이고 안전한 내 집 마련은 바로 그 숫자들을 냉정하게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First Financial, President & Principle Bro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