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전하는 실무 가이드 >
우리는 살면서 중요한 교훈을 꼭 교실이나 교과서에서만 배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직접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는 경우가 더 많죠.
안녕하세요. Realty Care Law LLP의 박민주 파트너 변호사입니다. 저는 부동산법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하고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상업용 임대차를 다루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장을 임차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실질적인 팁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임대료 중재 조항 (Rent Arbitration Clause)
상업용 임대차 계약에서 갱신 옵션 (Renewal Option)은 임차인에게 가장 중요한 조항 중 하나입니다. 사업을 안정적으로 계속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오랜 시간 쌓아 온 단골 고객과 입지의 가치를 지킬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갱신 옵션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충분한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상업용 임대차 계약서에는 “시세 임대료 (Fair Market Rent)”를 기준으로 임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정작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그 시세가 얼마인지 합의를 하지 못하면 갱신권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료 중재 조항 (Rent Arbitration Clause)이 매우 중요합니다.
중재 (Arbitration)란 법원이 아닌 제3의 독립적인 전문가가 분쟁 내용을 검토하고 결정을 내려주는 절차입니다. 소송보다 빠르고 실무적인 해결 방법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중재 조항이 없다면 임대인이 비현실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면서 사실상 갱신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성실하게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임차인은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어렵게 키워 온 사업장을 떠나야 하는 선택에 놓일 수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자의 경우 한 장소에서 수년 동안 고객을 확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쌓아 왔는데, 갑자기 이전해야 한다면 그 손실은 생각보다 매우 클 수 있습니다.
적절하게 작성된 임대료 중재 조항은 이전 비용, 영업상 손실, 법률 비용 등을 줄여주는 중요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임대료 협상이 교착 상태에 이르더라도 독립적인 전문가가 적정 임대료를 결정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임차인은 처음 계약할 때 기대했던 갱신권의 혜택을 보다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전대차 계약 (Sublease Agreement)
전대차 계약은 더 이상 사업장 전체 또는 일부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임차인에게 상당히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전대차를 하게 되면 원임차인 (Head Tenant)이 제3자 (Subtenant, 전차인)에게 일부 또는 전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도, 임대인과의 원래 임대차 관계는 그대로 유지하게 됩니다. 잘 활용하면 사용하지 않는 공간에 대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수입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전대차를 고려하기 전에 반드시 원임대차 계약서 (Head Lease)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1. 임대인의 동의 요건
대부분의 상업용 임대차 계약은 전대차를 하기 전에 임대인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동의 없이 전대차를 진행하면 임대차 계약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초과 임대료에 대한 임대인의 권리
많은 임대인들은 임차인이 전대차를 통해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어 둡니다. 전대차에 따라 원임차인이 전차인으로부터 받는 임대료가 원임대차 계약에 따라 임대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를 초과하는 경우, 그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임대인에게 지급해야 할 수 있습니다. 전대차로 수익을 얻을 계획이라면 이 부분을 미리 검토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3. 의무의 일치
전대차 계약을 했다고 해서 원임차인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않거나, 건물을 훼손하거나, 허가 없이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임대인은 대부분 원임차인에게 책임을 묻게 됩니다. 그래서 전대차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전차인이 지켜야 할 의무를 원임대차 계약의 의무와 최대한 동일하게 맞춰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전대차 기간은 반드시 원임대차 기간보다 짧아야 합니다.
만약 남아 있는 임대 기간 전체를 전차인에게 넘긴다면, 법적으로는 전대차가 임차권 양도 (Assignment)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사자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불가항력 조항 (Force Majeure Clause)
COVID-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한 가지 사실을 배웠습니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라고 생각했던 일도 실제로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상업용 임대차 계약서에는 불가항력 (Force Majeure) 조항이 들어갑니다. 불가항력 조항은 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 때문에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일정 의무의 이행을 연기하거나 일시적으로 면제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화재, 노동쟁의, 자연재해, 전쟁, 팬데믹 등이 있습니다.
온타리오 상업용 임대차 계약에서 이 조항은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 대비한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꼼꼼하게 계약을 작성하더라도 미래에 일어날 모든 일을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예상할 수도 없었고 통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특정 기한을 연장하거나 일부 의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바로 이 조항의 목적입니다.
다만 임차인 입장에서는 이 조항을 꼼꼼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불가항력 상황이 발생하면 임대료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상업용 임대차 계약에서는 임대료 지급 의무를 불가항력 조항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COVID-19 당시처럼 정부 명령으로 사업장 출입이 제한되더라도 임차인은 여전히 임대료를 지급해야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계약서는 사실상 임대인에게만 불가항력 보호를 제공하고 임차인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도록 작성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COVID-19 이전에는 계약 검토 미팅에서 제가 불가항력 조항을 설명하면 웃으시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겠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솔직히 그 반응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어떤 일들은 실제로 겪기 전까지는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팬데믹을 비롯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을 경험한 지금 돌아보면, 잘 작성된 불가항력 조항은 당사자 모두에게 예측 가능성을 높여 주고 불필요한 분쟁을 줄여 주는 매우 중요한 보호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This article is intended for general informational purposes only and does not constitute legal advice. Readers should obtain legal advice regarding their specific circumstanc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