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에 효과가 있는 한약재
(지난 호에 이어)
6)황금(黃芩)
이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Nrf2-Keap1 신호전달 경로입니다. Nrf2는 평소에는 Keap1에 붙잡혀 있지만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리되어 핵으로 이동합니다.
이후 HO-1, NQO1과 글루타티온 합성 관련 효소 등 세포 보호 단백질의 생성을 증가시킵니다. 바이칼레인을 이용한 세포실험에서는 과산화수소로 유발된 활성산소 축적과 DNA 손상이 줄었으며, 이러한 보호 효과에 Nrf2와 HO-1 경로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바이칼레인이 Keap1과 Nrf2의 결합을 방해해 Nrf2가 더욱 원활히 작동하도록 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황금의 항산화 효과는 항염증 작용과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활성산소가 증가하면 NF-κB와 MAPK 같은 염증 신호가 활성화되어 TNF-α, IL-1β, IL-6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이 증가합니다.
반대로 만성염증은 면역세포에서 더 많은 활성산소를 만들어 산화 스트레스를 악화시킵니다. 바이칼린과 바이칼레인은 여러 전임상 연구에서 Nrf2 항산화 경로를 촉진하는 동시에 TLR4, MAPK, NF-κB 같은 염증 경로를 억제했습니다.
황금이 전통적으로 열독과 습열을 제거하는 약재로 사용된 배경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의 악순환을 동시에 조절하는 작용과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황금은 간을 보호하는 약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간은 알코올과 약물, 지방산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쉽게 증가하는 기관입니다.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저하되고 염증과 산화 손상이 반복되면서 지방간염과 섬유화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동물 및 세포 연구에서는 바이칼린이 AMPK와 Nrf2 신호를 활성화하고 지방 합성을 조절하는 SREBP-1c와 NF-κB 경로를 억제해 지방 축적과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황금의 성분은 뇌와 신경세포 보호 분야에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뇌는 산소 소비량이 많고 지방 성분이 풍부해 산화 손상에 취약합니다. 바이칼린과 바이칼레인은 실험모델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보존하고 신경염증과 세포자멸사를 줄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사람의 신경세포와 유사한 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바이칼린이 산소 소비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하는 결과가 관찰되었습니다. 뇌허혈이나 퇴행성 신경질환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임상적인 예방•치료 효과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체시험이 필요합니다.
혈관 보호 효과도 항산화 작용과 관련됩니다. 산화 스트레스는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LDL 산화를 촉진하며 혈관의 이완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바이칼린은 실험연구에서 활성산소와 염증반응을 낮추고 지질대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상동맥질환과 류머티즘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바이칼린 투여 후 일부 혈중 지질과 염증 지표가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황금 전체를 복용한 연구가 아니라 특정 성분을 이용한 비교적 제한된 시험이므로, 항산화 효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 황금 연구의 가장 큰 한계는 근거 대부분이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에 기반한다는 점입니다.
실험에서는 정제된 바이칼린이나 바이칼레인을 높은 농도로 사용하기도 하므로, 일반적인 한약 탕제나 차를 복용했을 때 인체에 도달하는 농도와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바이칼레인을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한 초기 임상시험에서는 연구된 용량 범위 내에서 대체로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황금은 성질이 차고 쓴 약재이므로 소화기능이 약하고 배가 차며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사람에게 장기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또한 농축 추출물과 보충제는 의약품 대사효소와 운반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여러 약을 복용하는 환자, 임신부, 간•신장질환자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국 황금은 단순히 활성산소를 직접 제거하는 한 가지 작용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바이칼린, 바이칼레인, 워고닌 등의 플라보노이드가 Nrf2 항산화 방어체계를 활성화하고, SOD와 글루타티온 계통의 방어력을 높이며, 미토콘드리아를 보호하고 염증 신호를 억제하는 다중 작용을 보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청열해독과 청열조습의 개념을 현대 생물학의 산화 스트레스 및 염증 조절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게 해줍니다. 다만 황금은 만능 항산화제나 특정 질환의 대체 치료제가 아닙니다. 올바른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을 기본으로 하면서 개인의 체질과 증상, 복용 중인 약물을 고려해 적절히 활용할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습니다.
7)황백(黃柏)
황백(黃柏)은 운향과에 속하는 황벽나무류의 줄기껍질을 말합니다.
한약재로는 주로 Phellodendron amurense 또는 Phellodendron chinense의 수피가 사용됩니다. 겉껍질을 제거하면 안쪽이 선명한 황색을 띠어 황백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맛이 매우 쓰고 성질이 차며, 하초의 습열을 제거하고 허열을 내리며 염증성 피부질환과 비뇨•생식기 증상을 다스리는 청열조습약으로 분류합니다. 현대 약리학에서는 황백의 항산화, 항염증, 항균 및 대사 조절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와 이를 제거하는 항산화 방어능력 사이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활성산소는 적당한 수준에서는 면역반응과 신호 전달에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증가하면 세포막의 지방, 단백질, DNA와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킵니다. 이러한 손상이 장기간 누적되면 만성염증과 인슐린 저항성, 혈관 내피 기능 저하, 지방간 및 신경세포 퇴행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황백이 항산화에 좋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이소퀴놀린 알칼로이드를 함유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성분은 베르베린(berberine)이며, 이 밖에도 팔마틴, 자트로리진, 마그노플로린 등이 들어 있습니다.
황백에는 리모노이드, 페놀성 물질과 일부 플라보노이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황백의 항산화 연구에서는 전체 추출물도 이용되지만, 약리기전이 가장 폭넓게 연구된 성분은 베르베린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