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 불 잠수함 수주전 ‘막판 스퍼트’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조달 사업인 ‘차세대 잠수함 도입 프로젝트(CPSP)’의 최종 낙찰자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캐나다 산업계를 겨냥한 메가톤급 투자 공약을 내세우며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 포스트’ 온라인 판에서 17일 보도했다.
마크 카니 총리 내각은 이달 말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노후화된 캐나다 해군 잠수함 12척을 교체하는 프로젝트로, 초기 건립 비용 200억 달러를 포함해 향후 수십 년간 유지보수 및 인프라에 총 800억~1,000억 달러(약 100조 원 이상)가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는 캐나다가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한화, 자동차·철강·에너지 망라한 ‘960억 달러’ 패키지 공세
캐나다의 ‘산업 기술 혜택(ITB)’ 규정에 따라 외국계 방산 기업은 수주 금액의 100%를 캐나다 경제에 재투자해야 한다. 이에 한화는 총 960억 달러 규모의 파격적인 경제적 효과를 약속하며 캐나다 산업계의 심장부를 공략하고 있다.
한화는 캐나다 자동차부품협회(APMA)와 군용 전지형 차량을 제작하는 합작법인(한화 지분 49%)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지난해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이 중단된 제너럴모터스(GM)의 온타리오주 카미(CAMI) 조립 공장을 방산 기지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타진 중이다.
철강사 알고마 스틸에 2억 7,500만 달러를 투자해 대형 형강 공장을 짓고, 잠수함 제작에 알고마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아울러 뉴펀들랜드 LNG 프로젝트 참여와 더불어, 최근 한국 정부의 캐나다산 원유 관세(3%) 철폐에 발맞춰 캐나다산 원유 수입량을 내년 최대 2,000만 배럴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독일 TKMS, ‘860억 달러’ 나토 동맹 및 기술 이전으로 맞불
이에 맞서는 독일의 TKMS는 노르웨이·독일 해군이 공동 개발하고 나토(NATO) 우방국들이 사용하는 ‘Type 212CD’ 모델을 앞세워 대서양 동맹 관계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TKMS 역시 860억 달러 상당의 캐나다 재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노스밴쿠버 기반의 시스팬 조선소와 잠수함 유지보수 협정을 체결했으며, 엘리스돈과 동·서안 서식 기지 및 훈련 시설 건설을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알버타주의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투자, 캘거리 E3 리튬과의 배터리 협력, 캐나다 현지 중어뢰 제조 공장 설립 등을 제안했다.
무기 구입 넘어선 ‘지정학적 파트너십’… 실효성 검증 과제도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전이 단순한 군사 장비 선택을 넘어 캐나다의 장기적 지정학적 파트너를 고르는 국가적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대런 호코 전 캐나다 해군 부제독은 “잠수함은 ‘수중 우주선’에 비견될 만큼 초고도 기술의 집약체”라며 “이번 결정은 장기적인 경제적, 지정학적 동맹국을 선택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밋빛 투자 공약에 대한 회의론도 대두된다. 필립 라가세 칼턴대 교수는 “국내 방산 수요만으로는 대규모 자동차 공장(CAMI)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공격적인 수출 전략이 부재하다면 실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