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나] 우정에게

친구야,
반세기가 넘도록 변치 않는 우정의 손길로
나를 반겨주는 너와 나의 길고 긴 인연의 가지들
이제는 우리 만의 긴 추억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구나
변치 않는 우정의 텃밭에는 크고 먹음직스럽긴 하나
쉽게 동물의 먹잇감이 되는 일년생 딸기는 볼 수 없구나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단도를 품은
가시 달린 다년생 라스베리와 구스 베리만이 무성하구나.

 

이제금 생각하니 식물의 가시란
소중한 온정을 수호하고자 하는 올곧은 단검
우리의 우정이란 화려해 보이지만 가시가 없어
생쥐에게 쉽게 먹히고 상해버리는 일장춘몽
스쳐가는 일년생 딸기의 달달한 향기는 아니었구나
일평생 크고 화려한 향기를 내뿜지는 않아도 언제나
서로의 필요에 늘 응답하는 손길이었던 너와 나
거친 세파로부터 변치 않는 사랑을 수호하기 위해
가시로 무장한 가슴에는 추억의 꽃들이 만발하고 있구나.

토론토 거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