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나] 예고

“지리한 세월 길다 말라”고 전했던가
혼돈 속 휘청이는 어지러운 지구촌의 나날들
스쳐지나는 물병자리 차창가 풍경처럼
시시각각 저물어가는 인간 풍속도
그러나 기뻐하라
한 문명이 가고 한 문명이 다가올 때
도둑이 예고를 하고 오던가?
잠잠할수록 그날은 다가오고 있느니
고요한 폭풍전야
그러니 기뻐하라.

 

노아의 홍수 때처럼
즐겁고 행복한 풍요의 나날이라
눈먼 자들은 쾌락에 빠져 제 갈길을 간다지만
그날을 위해 도둑같이 오시는 님
세상 변화에 담대하며 그날을 예비하라
늘 근신하고 평화로울수록
추숫날을 기려 미리 겨우살이를 저장하는
다람쥐처럼 그렇게 부지런하라
그날이 온다는 강한 믿음을 움켜쥐고
하늘을 우러러 당차게 시간의 수레바퀴를 돌려라.

토론토 거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