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이민자 90%가 차별 경험…인종, 언어, 학력 불인정 때문

이민자 31% “억양 때문에 차별받아”… 29%만이 “영구 정착 계획 있다”

캐나다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성공적인 다문화 국가’라는 명성이 최근 입국한 이민자들 사이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마케팅 그룹 ‘WPP 캐나다’가 발표한 “캐나다의 새로운 목소리(Canada’s New Voices)” 설문 조사 결과, 신규 이민자들의 삶에서 차별은 이제 예외적인 사건이 아닌 일상적인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번 조사는 2021년 이후 캐나다에 도착한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150건 이상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으며, 응답자의 무려 90%에 달하는 인원이 캐나다 정착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차별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종과 언어, 그리고 특유의 억양이 꼽혔으며, 해외에서 쌓은 경력이나 학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경험 역시 이민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언어와 억양 문제는 차별의 핵심적인 원인이었다. 응답자의 31%가 자신의 억양 때문에 직접적인 차별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잠재적인 요인까지 고려하면 전체 차별 사례의 약 80%가 언어 장벽과 연관되어 있었다.
이러한 현실은 이민자들 사이에서 깊은 정체성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캐나다인’이 된다는 것을 역사나 상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친절, 공정, 포용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겪는 소외감은 이와 큰 괴리가 있었다.
또한 조사 대상자의 16%는 “캐나다에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진정으로 이 사회에 소속될 수 없다”고 느끼는 이른바 ‘출생권 장벽(Birthright Barrier)’을 체감하고 있었다. 광고나 미디어 등 주류 문화가 캐나다 태생만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자신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외감은 이민자들의 사회 적응 방식을 세 가지 형태로 갈라놓고 있다. 약 25%의 이민자들은 주류 사회와 거리를 둔 채 자기 출신 국가의 커뮤니티 안에만 머무는 ‘고립형’을 택하고 있으며, 약 33%는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잃어가면서까지 필사적으로 현지에 맞추려는 ‘동화형’의 삶을 살고 있다. 오직 46%만이 자신의 뿌리와 캐나다 사회 적응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러한 소속감의 결여가 캐나다를 떠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캐나다에 영구적으로 정착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신규 이민자는 전체의 29%에 불과했다. 이는 캐나다의 다문화 정책이 겉모습만 화려할 뿐, 실제로는 새로운 구성원들을 진정으로 포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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