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의료계, 환자 진료에 인공지능(AI) 도입

인공지능이 대화 내용 녹음해 서류작업
서비스 질 높인다는 반응 속에 보안 문제 거론

사진- AI 개발에 참여했던 응급의학 전문의 제임스 투 박사. -CBC

환자를 진료할 시간조차 빼앗는 과도한 서류 작업에 지쳐가던 퀘벡의 의사들이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어 화제다.
이들은 AI를 활용해 환자와의 상담 내용을 의료 기록으로 자동 변환하는 도구를 사용하며, 이를 통해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CBC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퀘벡주 의료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공기업인 ‘산테 퀘벡(Santé Québec)’ 또한 이러한 기술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의료 시스템 전반에 AI를 도입하기 위한 시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몬트리올에서 가정의로 일하는 펠릭스 레팟호 박사는 ‘플룸 AI(Plume AI)’라는 도구를 1년간 사용해왔다. 그는 이 기술이 “진료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매일 2~3시간씩 걸리던 서류 작업이 줄어들면서 하루에 최대 3명의 환자를 더 진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레팟호 박사는 “AI가 환자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환자들도 의사의 관심을 온전히 받고 있다고 느껴 만족도가 높아진다”며,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이 환자 중심의 진료를 가능하게
‘플룸 AI’는 퀘벡의 의사들이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현재 퀘벡 의사 약 2,000명이 사용하고 있다. 공동 창립자인 응급실 의사 제임스 투 박사는 이 기술의 작동 원리를 자세히 설명했다. 진료가 시작되면 의사는 환자에게 AI 녹음 기능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환자가 동의하면 평소 진료처럼 대화를 나눈다. 환자는 증상을 설명하고, 의사는 질문을 던진다. 진단이 이뤄지고 치료 계획까지 모든 대화가 녹음된다.
투 박사는 “대화의 흐름, 언어, 환자의 억양에 관계없이 인공지능이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여 구조화된 진료 기록을 자동으로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의사는 진료 중에 일일이 메모하거나, 퇴근 후에 많은 시간을 들여 기록을 작성할 필요가 없다. 투 박사는 이 기술 덕분에 응급실에서 하루에 최대 6명의 환자를 더 진료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환자와 이야기하기 위해 의학을 공부했지, 서류 작업을 하기 위해 공부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보안 우려는 숙제
하지만 의료 분야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문제에는 우려가 따른다. 레팟호 박사 역시 처음에는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데이터가 최대한 로컬 환경 내에 저장되어야 하며, 데이터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프로토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술이 보편화된 이후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견고한 보안 대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플룸 AI’는 퀘벡 내부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새로운 데이터는 24~48시간 후 자동으로 삭제되는 보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플룸 AI’를 공동 개발한 투 박사는 “이 기술이 간호사, 사회복지사, 물리 치료사, 치과 의사 등 더 넓은 의료 분야 전문가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산테 퀘벡’과의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이 기술이 의료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투 박사는 “의료계에 인공지능이 도입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규제와 감독, 지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오랜 기간 뒤처져 있던 의료 시스템이 AI를 통해 최신 기술을 접목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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