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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감추고 살기- 사람은 신비해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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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는 베일에 가려져 있을 때 아름답다.

 

 신비주의(mysticism)는 원래 종교와 철학적 개념이지만 지금은 보통 베일에 가려진 인간의 모습을 가리킨다. 이는 실제 능력이나 인품 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빛을 발한다. 막상 신비의 베일이 벗겨지고 실체가 드러나면 그 결과는 대개 실망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인간은 적당히 신비로울 때 아름다운 것이다.          

 신비주의는 정치권에서 위력을 발휘할 때가 많다. 겉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치판과 국가 정세를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그 파워는 겉으로 안 보이기에 더 신비하다.

 

0…영어 속담에 ‘Everyone has a skeleton in the closet’란 말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한 두가지 약점은 갖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말 못할 사정과 고민이 있기 마련이다.    

  

 야누스의 얼굴(Janus face)이란 말도 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인격자를 가리킨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야누스는 성(城)이나 집 문을 지키는 신이었다. 그런데 머리는 하나인데 얼굴 한쪽은 앞을, 다른 쪽은 뒤를 보고 있다. 앞뒤  모습이 다르다는 데서 이 말은 부정적 의미로 사용하게 됐다.

 

 말 못할 약점이든 표리부동(表裏不同)이든 인간은 이중적인 면을 조금씩은 갖고 있다. 겉과 속이   완전히 같다면 좋겠지만 그런 무결점 인간은 많지 않다. 그래서 인간관계도 오래 유지되기가 쉽지 않다. 처음엔 상대방의 장점만 보이다 시간이 지나고 신비의 베일이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결함이 더 크게 보이게 되고 결국은 파국을 맞는다.

 

0…사람은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을 때 아름답다. 면사포 쓴 신부는 아름답다. 하지만 베일이 벗겨지고 본모습이 나타나면 실망을 느낄 수가 있다. 따라서 처음의 좋은 인상을 오래 간직하려면 자신을 적당히 베일에 감싸두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것은 무촌(無寸)관계인 부부사이도 마찬가지다. 아름답기만 하던 사람이 함께 살아가면서 신비감이 사라지며 티격태격하는 것이다. 사람인 이상 좋았던 첫인상의 이미지가 오래토록 이어지기가 참 어렵다. 대개는 도중에 싫증을 느끼기 쉽다. 이래서 원만한 관계가 오래 가려면 적절한 절제와 예의가 필요한 것이다.  

 

 한국의 정치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한때 멋있고 유능하게 보이던 사람이 베일이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무능하기 짝없고 추한 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세인들을 실망시킨다. 신비감이 퇴색하기 때문이다.

 

0…나는 한때 안철수를 좋아하고 존경했다. 한국 최연소 의대 학과장,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 카이스트 석좌교수를 거쳐 이름도 생소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지적(知的) 길을 걸어온 사람.

 

 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를 만든 8할은 치열한 고민이었다. 교수를 계속할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야 할지 6개월간 고민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당시는 힘들었지만 진지하게 고민하니까 답이 보이더라. 고민은 인생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게 해준다.”

 

 동안(童顔)에 이지적(理智的) 이미지의 그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겸손한 성품으로 사회 부조리에 대한 비판도 하면서 젊은층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청렴과 도전 등 시대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는 세간의 인기를 업고 정계진출을 선언했다. 이때부터 그의 이미지는 급전직하 추락한다. 그는 누가 봐도 지도자감이 아니다. 시골 면장 정도에 어울릴 사람이다. 그가 학자나 의사로 있으면서 가끔 소신있는 조언이나 했더라면 훨씬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이명박도 그랬고 반기문도 그랬다. 현대건설 사장.서울시장, 유엔 사무총장으로 끝났으면 지금도 세인들의 존경을 받고 살 터인데 그 이상 욕심을 부리다 세간의 웃음거리가 됐다.    

 

0…윤석열이란 사람은 더 가관이다. 검찰총장으로 마구 칼을 휘두를 때 사람들은 속이 후련했고 환호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정의의 사도’로 비쳐졌다.

 

 그러나 그것으로 족해야 했다. 미운털 박힌 사람 잡아다 족치는 일 외에는 아무 경력이 없는 그가 난데없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만신창이가 됐다. 대통령에 당선된 순간부터 무식, 무지, 무능함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끝모를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신비의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한 윤석열의 맨모습은 천박하기 이를 데 없다. 얄팍한 식견이 드러나며 그를 대통령으로 보는 국민은 점점 줄고 있다. 그를 감싸줄 신비주의는 더 이상 없다. 취임 3개월 만에 지지율 20%대로 추락한 그는 더 이상 무얼 보여줄 능력도 역량도 없어 보인다.  

 

 그는 ‘검찰총장 윤석열’로 끝냈어야 한다. 그쯤에서 물러났다면 세인들의 아쉬움을 사면서 강직한 검사로 기억됐을지 모른다. 본분을 모르고 주제넘은 짓을 하다 저 꼴이 됐다.

 김건희도 가만히만 있었으면 가짜 학력으로 돈 많이 벌며 잘 살 수 있었을 것이다.  

 

0…아침이슬처럼 부질없는 것이 세상 인심이다. 열렬한 환호를 보내다가도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추락은 스스로 베일을 벗으면서 시작된다. 신비의 베일을 벗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존경받는 인물이 그 이미지를 간직한 채 본분을  지킨다면 오래토록 신비감에 싸여 명예를 유지할 터인데, 그 베일을 벗고 싶어 안달하는 것이 인간이다.

 부디 좋은 이미지를 갖고 세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고 싶으면 적당히 가릴 것 가리고 살아갈 일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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