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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그 후 1년-바이러스보다 무서운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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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ID-19, 팬데믹, 뉴노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진단키트, 확진자, 양성률, 치명률, 재택근무, 언택트, 백신, 줌 미팅, 비상사태, 셧다운, 락다운, 자가격리, 자택 대기령, 테이크아웃, 긴급재난지원금, 온라인 오더, 장기요양원(LTC), 집콕, 코로나 블루…

 

 기존에 존재하긴 했지만 일상생활에서 별로 쓰이지 않거나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넘어갔던 말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고 또한 새삼 주목을 받았다.

 

 북새통을 이루던 거리와 상가는 텅텅 비고 출근길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짜증을 자아내던 도로도 한산하다. 산책길에 사람이라도 만나면 무슨 징그러운 짐승 피하듯 멀리서부터 한옆으로 비켜서 지나간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돼 죽을 지경이고 활동적이던 사람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 보니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누굴 만나려도 마음대로 안된다. 친지의 장례식에도, 결혼식에도 갈 수가 없다.     

  

0…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괴상한 바이러스가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한지 1년. 지난 1년은 가히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우스갯소리로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 이전(B.C)과 이후(A.C)로 나뉘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당연시해왔던 모든 것이 멈춰 서 버렸고 전혀 새로운 일상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집에 앉아 수업을 듣고 업무를 보고 밥반찬을 시켜먹을 줄, 전에는 상상이나 했는가.    

 

 코로나는 인류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다. 그것은 한마디로 ‘비일상의 일상화’로 요약된다. 이런 대전환 시기에 누구는 병에 걸려서 혹은 굶어서 죽어가는 반면 누구는 오히려 살을 찌우고 막대한 재산을 불리고 있다. 인간세상이 양극단으로 치닫는 것이다.

 

 코로나가 처음 시작됐을 때만 해도 그것은 잘 사는 나라나 못 사는 나라나, 혹은 부유층이나 빈곤층이나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고 똑같은 피해를 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아니란 사실이 드러났다. 난국에 재빨리 적응해가는 기득권층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 많은 부(富)를 축적해나가기 시작했다. 아예 가진 것이 없는 빈곤계층은 정부의 알량한 지원금에 의존해 연명할 수밖에 없고 그동안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0…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1억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220만 명에 육박한다. 가장 큰 문제는 갈수록 깊어지는 불평등 구조다.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불평등이다. 코로나에 걸려 죽기 전에 배곯아 죽게 생겼다는 서민들의 절규가 애달프다. 이런 상황에서도 약삭 빠르게 행동하는 부류들은 뭉칫돈을 긁어 모으고 있다.

 

 짜장면 배달 서비스 정도로만 알았던 배달업종이 이젠 버젓이 최고 산업의 위치에 올랐고 저임금 배달종사자들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거리를 누비고 있다. 인간은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머리를 굴리고 남을 이용하려 든다. 어차피 인간은 갈수록 사악해질 수밖에 없다.         

 

 고생도 함께 하면 견딜만 하련만 한쪽에선 굶어죽고 다른 한쪽에선 배가 부르다 못해 터져 죽을 판인 것이 문제다. 빈부 격차는 후진국일수록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인도의 부유층 가족이 백신을 먼저 맞기 위해 플로리다로 향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들은 따뜻한 고급 휴양지에서 안락한 시간을 보낸다. 가족 가운데 학생은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을 소화한다. 하지만 빈곤층 학생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이들에겐 컴퓨터가 없다. 학교에 갈 수 없고 원격수업 참여 여력도 없는 아이들은 일터로 내몰린다.

 

0…각국의 실업자 대부분은 빈민이나 서민층에서 나온다. 반면 부자들의 지갑은 더욱 두툼해졌다. 백신 확보도 국가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졌다. 부자국가는 4배 이상 접종이 가능한 백신 물량을 입도선매한 반면 저소득 국가들은 2024년 전까지 기다려야 한다.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선진국과 저개발국가 간 경제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코로나 대유행 이전 시대는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현실이 됐다.

 

 코로나 소용돌이에 휘말려 사회적 불평등도 심화했다. 극성을 부리는 소수인종에 대한 혐오와 차별, 전염병보다 무섭다는 '인포데믹'(허위정보의 확산)도 큰 문제로 꼽힌다.

 

 코로나를 계기로 선진국의 민낯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국 같은 나라가 과연 선진국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미국이다. 매일 수천 명이 죽어나간다. 이래서 호황을 누리는 곳은 장례업소들이다. 트럼프 같은 인간을 대통령으로 뽑은 그들의 죗값이다.

 

 그에 비하면 캐나다는 잘 대처하는 편이다. 최소한 국민들이 굶어죽게 내버려두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백신 물량을 과다할 정도로 예약한 것도 국가의 존재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      

 

 0…코로나 와중에 더욱 빛나는 눈물겨운 장면도 보았다. 토론토의 한인 장애우들이 사랑의 선물 바구니를 꾸려 각 가정에 배달해주며 서로를 위로 격려하는 모습에서 더 없는 인간애(人間愛)를 목격한다. 더욱이 우리는 타국만리에서 이민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보듬고 격려해주는 동포애(同胞愛)가 절실하다.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새삼 가족간 우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은 것도 코로나가 준 교훈이랄 수 있다.        

 

 코로나가 언제 물러갈지 아무도 알 수 없으나 그 시기와 관계없이 앞으로 인류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새겨야 할 가장 큰 화두는 연대와 협력이 될 것이다. 조물주는 인류가 서로 돕고 협력하며  상생(相生)하라고 이런 시련과 교훈을 동시에 던졌음을 명심해야겠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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