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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지금이 집단행동 할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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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거운 유머 하나. 의사, 건축가, 정치가 등 세 사람이 모여 각자 누구의 직업이 제일 오래 되었는지  자랑을 했다. 먼저 의사는, 하느님이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든 것은 바로 외과수술이니 의사가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했다. 이에 건축가는 하느님이 혼돈상태에서 세상을 건설했으니 건축가가 가장 오래됐다고 했다. 그러자 정치인이 반문했다. “그럼 애당초 세상을 혼돈 속에 빠트린 사람이 누구지요?”

 

 아마도 의사야말로 인류창조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가 아닐까. 그만큼 사람에게 꼭 필요한 직업도 의사일 것이다. 인간이 가장 절실한 상태에서 찾는 사람이 바로 의사이기에 그 사명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의사는 그래서 세상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인이자 선망의 직종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상이 변해가면서 언젠가부터 의사는 인간의 병을 고치고 생명을 지켜주는 파수꾼 역할보다는 돈을 많이 버는 직종이라는 인식이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의사=고소득자라는 등식으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한편 의사들의 파워가 세지면서 권력집단으로 변질도 됐다.  

 

0…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사들의 집단행동(파업)을 보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정부는 의사 부족과 수도권·지역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간 4천 명의 의사 인력을 추가로 양성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의사협회가 거세게 반발하며 총파업에 나선 것이다.

 

 올해 의대 정원(3,058명)은 지난 2006년 이래 동결돼있다. 정부는 절대적인 의사 숫자가 부족한데다 이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역학조사관 등 특수분야 인력 확충의 필요성이 커져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는 2.4명으로 OECD 평균 3.4명보다 많은 차이가 난다. 지역별로도  서울이 3.1명이지만, 경북 1.4명, 세종 0.9명 등 격차가 크다. 또 전국을 70개 진료권으로 나눠 의료인력 필요 현황을 추계해보니 적어도 3,258명의 의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의협은 "OECD 통계만 보면 선진국이라는 일본이나 미국, 프랑스도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가 평균치보다 떨어진다"며 "한국에서 환자가 원하는데 의사를 못 만나는 경우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선진국과 비교해도 한국은 언제든 병원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의료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또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지역간 불균형이 해소되거나 특정과목 기피 현상이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협은 특히 의사 숫자가 늘어난다면 의료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군색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속으로는 의사들이 많아지면 환자유치 경쟁이 심해지고 자기들의 수입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한병원협회도 의대 정원을 늘릴 경우 2065년에야 의사 수급이 적정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돈이 되는 성형외과 등에는 의사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반면, 감염내과, 소아외과, 중증외상, 역학조사관 등 특수분야 의사는 절대 부족하고, 기초의학, 제약, 바이오 등의 전문 의과학자도 턱없이 적다. 지역도 도시만 선호하고 농어촌지역은 외면하고 있다. 이런 실태는 코로나를 계기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래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0…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전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2%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국민들은 소수의 의사들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업무를 독점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걸핏하면 거리로 나서는 의사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이들의 집단이기주의를 방치하지 말고 업무개시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건의료단체 등은 정부 안에서 한발 더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공공의료’를 위해 일할 의사를 길러내고 이를 뒷받침할 교육·의료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부러워하는 3사(의사, 판.검사, 변호사). 갈수록 이들이 파워그룹으로 성장하면서 집단 이기주의로 흐르고 있다. 법조계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은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그런데 생명을 다루는 의료계마저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기댈 곳은 없다.

 

 코로나 위기에서 헌신적으로 일하는 의료진이 있는 반면, 아픈 환자들을 외면하고 길거리로 나선 의사들은 무언가. 이는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자기네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협박에 다름 아니다. 진료는 보아가면서 요구를 해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0…의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대치는 매우 높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면 과연 좋은 소리를 들을까. 아프리카에서 헌신적인 인술(仁術)을 펼진 슈바이처 박사나 이태석 신부까지는 아니더라도 환자를 외면한 채 거리로 뛰쳐나와 목청을 돋구는 행위는 창피하지 않은지. 아무런들 사람의 생명보다 자신들의 이익이 더 중요할까.            

 

 “지금의 의사는 오직 사람의 병만 다스리고 마음은 고칠 줄 모르니 이는 근본을 버리고 말단만 쫓는 격이며, 그 근원은 캐지 않고 말류만 손질하는 것이다.” 조선의 명의(名醫) 허준 선생은 의사가 인간에 대한 사랑 없이 겉만 좆는 세태를 이렇게 질타했다. 오늘날 의사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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