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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산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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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에 떠돈 ‘김정은 사망' 가짜 동영상

 

 대부분의 기업 창업사가 평범한 동기에서 비롯됐듯, 유튜브 역시 젊은 청년들의 장난기 섞인 사진 촬영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 된 유튜브는 지금부터 15년 전인 2005년 2월 온라인 결제서비스사인 페이팔(PayPal) 직원이었던 청년 3명(채드 헐리, 스티브 천, 자베드 카림)이 공동으로 창립했다.

 

 이중 독일계 미국인 카림(당시 만 25세)은 스탠퍼드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페이팔에서 프로그래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가 얼마 후 동료직원들과 함께 퇴사하고 유튜브를 설립했다.

 

 당시 유튜브에 업로드된 1호 동영상(‘Me at the zoo’)은 카림이 샌디에이고의 한 동물원에서 코끼리에 대해 설명하는 18초짜리 동영상으로 지금 기준으로 보면 허접한 수준이다. 이 영상을 촬영한 야코프 라피츠키(카림의 고교동창으로 당시 화학공학 박사과정)는 “카림이 나에게 평범한 카메라를 건네며 자신을 찍어달라고 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촬영했다”고 한다. 엉겁결에 유튜브 최초의 동영상 제작자가 된 라피츠키는 "그땐 내가 뭐에 휘말린 건지 몰랐다"고 회상한 바 있다.

 

 유튜브는 출범 1년 만에 연간 1억 건이라는 폭발적인 업로드가 이루어졌으나, 수익성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유튜브의 무궁한 잠재력을 알아본 구글이 2006년 10월, 16억 5천만 달러의 가격으로 인수를 결정하면서 유튜브의 역사는 새로 쓰이게 됐다. 당시 구글의 유튜브 인수 가격은 그때까지 구글의 기업인수합병 사상 가장 많은 액수로 기록됐다.

 

 이제 유튜브는 개인이 제작한 비디오 영상을 비롯해 음악과 영화, 텔레비전 클립, 각종 원격강의, 뮤직비디오 등을 얼마든지 쉽게 만날 수 있는 당대 최고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사람들을 웃고 울게 하는 ‘빨간 채널’ 유튜브는 우리들의 일상이 됐다.

 

0…수년 전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에게 방송 관련 일은 남의 일로만 여겨졌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 스타와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그저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시청자’에 불과했다. 유튜브는 이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렸다. 유튜버 1인 미디어 시대가 개막됨에 따라 보통사람도 화면의 어엿한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동영상 편집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누구나 멋진 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유튜브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조회수와 시청율에 따라 고수익을 올리는 스타 크리에이터들도 속출하고 있고, 이에 뒤질새라 너도나도 동영상 찍어 올리는 것이 무슨 열풍처럼 번져가고 있다. 개중에는 하던 일도 팽개치고 아예 유튜브의 신기루를 쫓고 있는 젊은이들마져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풍조가 확산되면서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유튜브가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진앙지로 둔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교묘하게 포장해 그럴듯한 사실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스마트폰마다 떠오른 북한 김정은 사망 동영상은 사람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영상을 받아본 사람들은 충격과 함께 이를 주변에 퍼나르기에 바빴다. 김정은 위독설은 북한의 최대명절인 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 김정은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 발단이 됐다. 김정은이 중대 행사에 불참하자 CNN은 그의 위독설을 특종처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전 세계 언론이 이를 앞다투어 인용 보도했으며 한국언론들 역시 이를 무비판적으로 전파함에 따라 한층 더 증폭됐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은 김정은과 북한에 아무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확신적인 발표를 함으로써 논란을 잠재웠으나 한국의 보수진영은 이를 못 믿겠다며 오히려 한국정부를 의심하는 악의적인 표현을 쏟아냈다. 김정은 이상설을 처음 던진 것은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인데, 이 매체는 출처로 ‘북한 소식통’을 제시했고 CNN이 이를 또 인용함으로써 사실처럼 굳어져 전 세계 언론에 등장하게 됐다.        

 

 김정은 위독설에서 나타난 것처럼, 북한에 관한 보도들은 출처가 정확히 제시되지 않는다. 그냥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이라는 한마디로 넘어가면 된다. 이것이 관행으로 굳어지다 보니 검증 절차를 소홀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북한 관련 보도에서는 오보가 자주 나온다. 그야말로 맞으면 특종이요, ‘아니면 말고' 식이다. 

 

 더 큰 문제는 오보나 허위사실을 확대재생산하는 매체가 바로 유튜브라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도 한국의 유튜브에서는 무슨 ‘속보’라는 형식을 빌어 온갖 가짜뉴스(Fake News)를 양산해내기에 바빴다.

 

 0…가짜뉴스는 겉으로 언론보도처럼 위장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조작해 유통시킨다. 다만 가짜뉴스는 사실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기사화한 언론의 ‘오보’와는 다르다. 사람들을 속이려는 목적성을 띠고 고의적으로 만든 ‘허위 정보(disinformation)가 가짜뉴스인 것이다.   

 

 유튜브는 특히 한국의 보수단체가 정부를 공격하는 주요수단으로 전락했다. 최근 동포사회에서도 카카오톡 단체방에 얼핏 보아도 사실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는 허위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이의 최대 전파수단이 바로 유튜브다. 더욱이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면서 유튜브를 통해 유포되는 가짜뉴스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자극적인 가짜뉴스일수록 바이러스처럼 더 빨리 확산된다.

 

 인간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기 위해 고안됐을 문명의 이기가 바로 그 인간들에 의해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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