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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斷食)과 정치-진짜 배고픈 자에 대한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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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에 항의해 23일간 단식 투쟁을 벌인 김영삼 전 대통령

 

 

 언젠가부터 다이어트를 위한 방식으로 ‘간헐적 단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일정시간 공복을 유지함으로써 몸의 소화기관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영양 과잉 시대에 다이어트 효과가 크면서 동시에 건강해질 수 있다고 하니 관심이 갈 수밖에. 


 그중 가장 인기를 끄는 방법은 16:8법칙과 5:2법칙. 16:8법칙은 하루 중 16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공복을 유지한 뒤 나머지 8시간 동안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그중에도 저녁식사를 한 뒤 다음날 아침을 거르고 오후 12시에 점심식사를 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쉽게 말해 하루 세끼 중 아침식사만 거르는 방법이다. 


 물론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저녁식사를 오후 6시쯤 하고 다음날 점심 때까지 아무 것도 먹으면 안 된다. 간단한 간식이나 야식도 안된다. 물이나 달지 않은 차, 음료 정도는 OK. 식사량에도 제한이 있다. 점심과 저녁에 폭식을 하면 오히려 위장에 부담을 주고 살도 빠지지 않는다. 


 5:2법칙은 일주일에 5일은 평소대로 식사하고 2일은 24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 가장 쉬운 방법은 일주일중 화, 목요일에 아침과 점심을 거르면 된다. 즉 월요일은 그대로 식사를 하고 화요일에 아침과  점심을 거른 뒤, 전날 저녁식사 시간과 같은 시간에 저녁을 먹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의 부작용은 근육손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단식할 때는 반드시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단식하면 기초대사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어 단식이 끝난 후의 요요현상도 예방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에 성공한 이들에 따르면 확실히 몸에 변화가 나타났다. 변비와 속이 더부룩하고 부글거리는 느낌이 단식을 시작한 다음날부터 달라졌다. 하루 한번 화장실을 가기 시작했고 속도 편해졌다. 볼록 나왔던 배와 허리도 들어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몸이 전체적으로 가볍게 느껴졌다. 


0…일정기간 의식적으로 음식을 먹지 않는 형태로 단식(斷食)과 금식(禁食)이 있다. 다만 그 의미는 조금 다르다. 단식은 체질 개선과 체중 감량 등이 주목적이고 물과 미량의 영양소는 섭취한다. 이에 반해 금식은 질병치료나 종교적 이유 등으로 일정기간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것이다.  


 단식을 투쟁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내기 위해 곡기(穀氣)를 끊고 시위를 벌이는 단식투쟁(斷食鬪爭)이 그것이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생명을 담보로 내건 비장한 투쟁 방식이다. 이는 대체로 억울한 사연을 호소할 방법이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 정치적 소수자들이 행할 수 있는 극단적인 선택이다. 


 단식투쟁은 본래 부당한 권력에 의해 구금된 수감자들이 주로 행한 투쟁방식이었다. 인도의 성웅 마하트마 간디는 75세의 나이에 옥중에서 3주간이나 단식을 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0년 내각제 반대와 지방자치제 실현을 주장하며 13일간 단식을 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3년 전두환에 의한 가택연금 당시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며 무려 23일간 단식을 이어가다 주변의 설득으로 중단했다. 


 문재인 현 대통령도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8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9일간 유가족과 동조 단식 투쟁을 한 바 있다. 


 단식투쟁은 이처럼 대의명분이 뚜렷할 때 주변의 공감을 얻고 사회적 영향력도 발휘하며, 때에 따라서는 시대의 흐름까지 바꿔놓을 수가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제1야당 대표란 사람이 난데없이 단식을 했다가 슬그머니 철회를 하고 업무에 복귀하는해프닝을 벌였다. 


0…정치경력이 일천한 이 사람은 리더십이 흔들릴 때마다 머리를 삭발하는 등 돌출행동을 하더니 급기야 곡기를 끊는 극단적인 방식까지 들고 나왔다. 그 명분이 가관이었다.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한다. 죽기를 각오하겠다.” 


 그런데 이 사람의 행동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자당 안팎에서조차 ‘뜬금없는 단식’이라는 냉랭한 반응이 나왔다. 리더십도 정치경험도 부족한 이 사람 체제에서 내년 총선을 치러서는 승산이 없다는 비관론이 확산되자 난관을 타개해보려는 셈법으로 그리했다는 것이다.


 지금이 무슨 전시(戰時) 중인가. 국정문제는 정치력을 발휘해 국회에서 해결해야지 길바닥에 드러눕는다고 될 일인가. 특히 그가 요구조건으로 내걸은 것들은 하나같이 정부여당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그러다보니 여야간 타협을 원천봉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따라서 이는 어린아이 떼쓰기에 다름 아니었다.


0…죽기를 각오했다는 사람이 8일 만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투쟁도 해본 사람이 하고 명분도 확실해야 오랜기간 버틸 용기가 나는 것이다. 결국 이 사람의 코미디 같은 행동은 세인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그가 정말로 정치적 대의명분을 걸고 투쟁을 한 것인지, 아니면 코너에 몰린 김에 뱃살이나 빼려고 간헐적 다이어트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자고로 먹는 것을 갖고 장난을 하면 벌을 받는다 했다. 더욱이 그같은 ‘민폐 단식’은 정말로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요 조롱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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