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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참신?-한인회장 제대로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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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토한인회는 지난 1965년 12월 28일에 창립돼 올해로 54년째를 맞는다. 캐나다의 한인 이민사와 궤를 같이 해온 셈이다.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모두 28명의 한인회장 면면이 기록돼 있다. 54년간 28명이 한인회장을 지낸 것은 처음엔 임기가 1년이었으나 1983년 18대 장순채 회장 때부터 2년으로 늘어나 그렇게 됐다. 


 초대 회장인 고 윤여화 회장은 5대까지 회장을 지내 토론토한인회의 초석을 다졌고 이어 초창기 원로들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았다. 오늘날의 토론토한인회가 있게 된 것은 이 분들의 노고가 지대하다. 임기 1년으로 5연임을 한 윤여화 회장은 예외로 하고, 2연임을 한 사람은 서준경, 이춘수, 이진수, 이기석씨 등이다. 이중 이기석씨는 도중에 한인회장을 사퇴하고 정계로 진출했고 부회장이던 이영실 씨가 사상 처음으로 대행을 맡았다. 


 토론토한인회는 올해 제36대 회장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는 특히 한인이민사에 새로운 장(章)을 쓸 지 여부가 관심사다. 즉, 이진수 씨가 과연 3연임의 새 역사를 쓸 것인지 주목되는 것이다.          


0…이진수 후보의 경륜이냐, 김근래 후보의 참신함이냐? 이번 토론토한인회장 선거는 이 네개의 단어로 요약된다 할 수 있다. 이 후보는 한인회장을 2회(32, 33대)나 역임했다. 그래서 한인회 사정에 밝고 행정경험도 풍부하다. 역대 한인회장 중 업무를 가장 잘 수행한 사람 중 하나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래서 한인상 특별상도 수상했다. 그가 만약 이번에 당선된다면 한인사에 새로운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경륜은 곧 구태(舊態)와 연결될 우려도 있다. 적지 않은 동포들이 “왜 세 번이나 나오느냐?”는 물음을 제기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그의 발목을 잡는 요소이기도 하다. 새로운 도전과 발전보다 과거의 행태를 답습할 소지가 있는 것이다. 또한 동포들에게 오만하게 비칠 수도 있다. “나만이 해낼 수 있다”는 자세로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한인사회에 얼마나 인재가 없으면 같은 사람이 또 나오는 것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한편, 김근래 후보는 실업인협회에서 오래 근무했고 온주의원 출마, 한카치매협회 봉사 등 다양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한인회에 직접 참여해 봉사한 적은 없다. 그래서 현재 난마처럼 얽힌 한인회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다만 경험이 없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참신하다는 이미지로 비칠 여지는 있다. 새로운 사람이 나와서 더욱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특히 김근래 후보는 한인회관 이전 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것은 동포사회에서 아주 민감한 문제로서 그가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큰 모험이다. 그는 과연 이것이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약을 하는 것인지… 한인회관 이전 문제는 2005년 29대 유승민 회장 당시 추진했던 것인데, 미래를 보아 그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포들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여서 비난을 샀던 것이다. 조성준 장관 같은 분은 지금도 공개적으로 한인회관 이전은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한인회관은 궁극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벌써 14년여 전에 옮겼더라면 재산가치도 훨씬 불어났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곳에 동포노인시설 등을 함께 수용하면 좋을 것이란 의견이다. 그러나 회관이전 문제는 단시일 안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며 지난(至難)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김근래 후보는 이미 쏟아진 물을 어떻게 쓸어 담을지 주목된다.  


0…이번 선거는 한인회비를 낸 1,600여명 만이 투표를 할 수 있다. 이는 10만 광역토론토 한인동포의 단 1.6퍼센트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새 한인회장은 과연 동포사회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지. 


 따라서 다음부터는 과감히 한인회비를 없애야 한다고 본다. 단 몇십 불이라도 돈을 받으면 가뜩이나 참여율이 저조한 한인회의 관심도가 더 멀어질 소지가 크다. 참고로, 회비를 내지 않아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던 2015년 34대 한인회장 선거에서는 유권자 7,230명 중 2,69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차제에 동포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주지 말고 기부자 위주로 한인회를 운영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0…앞으로 일주일 후면 새로운 한인회장이 나올 것이다. 그 분에게 미리 당부한다. 가장 기본 원칙은 봉사하는 자세를 가지라는 것이다. 어디 가서 대접이나 받으려 하고 권위의식에 젖어 “저 모르세요?” 이렇게 나오면 안된다. 봉사하라고 선출한 것이지 자기가 잘나서 뽑아준 것이 아니다. 


 또한 남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말없는 사람을 무시하면 안 된다. 침묵한다고 자기 의견이나 주관이 없는 것이 아니다. ‘숨어 사는’ 동포들을 커뮤니티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여러 한인사회를 통합해 힘차게 끌고 나갈 리더십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심(私心)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인회장 직함을 입신출세의 발판으로 삼을 생각은 아예 말아야 한다. 이런 비근한 예를 우리는 최근에 생생하게 목격했기 때문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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