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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38선-삼일절 행사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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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토론토에서 개최된 삼일절 100주년 행사는 매우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본다. 머나먼 이국땅 토론토 하늘에도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감동스런 장면들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토론토한인회와 민주평통 등 각 동포단체들이 뜻깊은 기념행사와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이영실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회장 공백 사태를 맞은 토론토한인회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행을 맡은 공장헌 이사장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 모든 진행이 원만하게 흘러갔다. 공 회장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지난 1일 오전 11시 한인회관 대강당에서는 350여 명의 동포들이 좌석을 메운 가운데 삼일절 기념식이 열렸다. 잘 해야 100여 명이 참석했던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동포들이 참석했다. 대통령 기념사, 독립선언문 낭독, 기념공연 등으로 진행됐고 애국지사기념사업회(김대억)는 애국지사 초상화 전시회를, 한국전통예술협회(금국향)는 유관순 열사의 삶을 그린 무용극 ‘아! 그날이여’를 공연했다. 한카노인회 합창단의 3.1절 노래 제창과 한인회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헌화와 기념촬영도 있었다.
 이날 저녁 밀알교회에서는 민주평통과 캐나다한인음악협회가 기념음악회를 열었다.


 2일(토) 오전 11시에는 이번 행사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3.1독립만세 재현 및 시가행진이 열렸다. 때마침 이날 오전부터 함박눈이 내리고 기온도 쌀쌀했지만 동포 200여명이 다함께 외치는 독립만세 함성이 노스욕 하늘을 찔렀다. 특히 이날의 백미는 금국향 감독의 ‘아, 그날이여!’ 무용극. 하얀 눈 속에서 핍박받는 조선여인의 한 맺힌 피의 절규가 춤사위로 나풀거릴 때 동포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나도 모르게 주르르 눈물이 흘렀다. 이들이 꿈꾸는 ‘그날’은 어떤 날이었을까?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량이면/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기뻐서 죽사오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심 훈 ‘그 날이 오면’

 


 이어 참석자들은 노스욕 멜라스트먼 광장에서 태극기를 들고 올리브스퀘어 공원까지 약 1.5km 구간을 행진했다. 수십 명의 경찰들 보호 속에 노스욕 한복판에서 동포들이 행진을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함박눈이 내렸기에 감동이 더했다. 행진 대열이 올리브 공원에 집결해 다함께 함박눈을 맞으며 애국가를 부를 때 다시 목이 메었다.   

 


0…연이틀에 걸친 행사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첫날 한인회관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좌석마다 생뚱맞은 ‘단체장’ 예약 팻말을 꽂아놓아 많은 분들이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고 정치인들은 듣지도 않는 장황한 연설을 늘어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눈발이 날린 탓도 있긴 하지만, 전날 한인회관에서 행한 행사 때는 대강당이 꽉 찼으나 노스욕 행사에는 참석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따뜻한 실내행사에서 식사까지 제공할 때는 많은 사람이 모이더니 추운 바깥에서 하니 그리 됐는가 생각하니 입맛이 씁쓸했다.


 특히 여러 감동적인 장면들이 펼쳐진 것과 대조적으로 한켠에서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난데없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극보수층이 모인 이 집회에서는 국가와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욕하고 비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특히 본래 3.1절 재현행사는 주말인 3월 2일에 예정돼 있는데, 정식 3.1절인 3월 1일에 집회를 하니 이것이 진짜인 줄 아는 동포들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이건 아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만세를 외치다 스러져간 이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래서는 안된다. 이런 성스런 날에 반정부 투쟁이라니!

지금 정부가 도대체 뭘 그리 잘 못하고 있다는 건가. 한편에서 민족적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의미가 전혀 다른 태극기를 흔들며 정부를 욕하고 있으니 외국인이 보면 뭐라고 할까. 집회를 하려면 다른 날도 있었을텐데 굳이 삼일절 날에 이런 짓을 벌여 무슨 효과를 노리겠다는 건가. 제발 이런 치사한 일 좀 하지 말자. 이런 행동은 국가 이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해외에 나와 사는 동포사회까지 분열시킬 소지가 있다.  


0…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친일 잔재 청산을 강조하며 작심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사회의 금기어인  ‘빨갱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일본 제국주의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했다.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匪賊)’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빨갱이는 모든 독립 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다.


 해방된 조국에서 일제경찰 출신이 독립 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아 고문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빨갱이로 몰려 희생됐고 가족과 유족들은 사회적 낙인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다. 지금도 한국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 이 단어야말로 하루빨리 청산돼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우리를 갈라놓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이다.(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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