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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마케팅-빈 수레가 요란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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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당 의원들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한마디로 잡음이나 소음으로 주변의 관심과 주목을 끄는 것을 말한다. 시장에 처음 진출하거나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이 종종 사용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상품 홍보를 위해 일부러 각종 이슈를 만들어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소음과 잡음을 뜻하는 '노이즈'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구분하지 않고, 오로지 단기간에 최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러다 보니 대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문구가 따라 붙는다. 


 노이즈 마케팅은 짧은 시간에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상품을 각인시킬 수 있고 큰 투자비용 없이 매체 또는 입소문을 통해 화제나 기사의 소재가 되어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노이즈 마케팅의 수위조절에 실패하면 시장에서 아예 퇴출을 당하거나 기업에 대한 신뢰성 하락으로 이어져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노이즈 마케팅은 정치권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즉, 선거 때 인지도가 낮은 후보자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군중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엉뚱한 발언을 함으로써 졸지에 언론의 주목을 받고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것이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고 마침내 세계의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0…요즘 한국에서 들끓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모독과 망언은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 하겠다. 망언을 쏟아낸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3인 가운데 김진태를 제외하곤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비례대표 의원들인데, 이번 망언으로 인해 갑자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김진태 역시 얼마 전만 해도 국민적 인지도가 높지 않았으나 극우 태극기 부대의 선봉에 서면서 중견 정치인 대열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인간을 ‘시대의 의인’이라며 이민사회에까지 불러다 태극기 망신을 시키는 동포가 있으니 기가 막힌다.   


 약사 출신의 김순례는 5.18 망언으로 언론에 뜨자 또 다른 망언을 쏟아냈다. 한국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그는 폭언으로 자신의 인지도가 부쩍 오르나 “예상치 못한 태극기 부대의 응원에 힘이 난다. 덕분에 인지도가 올랐다”고 자랑 삼아 떠벌리고 다니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진태 역시 “나를 더 띄워주고 있다”며 주변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분노가 들끓는 광주를 일부러 찾는 등 노이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극우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로부터 하루에 수백 통씩 응원 문자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오로지 인지도를 높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 차원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5.18 망언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 이들은 망언에 대한 인지도 상승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우선 뜨고 보자’는 면에서는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이는 노이즈 마케팅을 넘어 ‘더티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으며 국민 조롱이 도를 넘고 있다. 망언 3인방 중에는 비례대표가 2명이나 끼여 있다. 이런 인간들을 비례대표로 뽑은 당은 무엇하는 곳인가. 


0…망언을 한 이들은 국민들에게 별로 주목 받지 못하고 이름도 없었다. 그런 면에서 오로지 종북세력 운운하며 큰소리만 치면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정상적인 방법이나 능력으로는 주목을 받지 못하니 일단 시끄럽게 떠들어 놓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도무지 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실제로 슬픔을 당한 사람의 아픔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는 이런 사람들이 모인 당이 올바른 공당(公黨)인가. 이들을 뽑아준 국민은 또 무언가. 도덕도 가치관도 뒤죽박죽된 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만원인가 하는 사람의 잠꼬대 같은 소리를 지면에 소개하는 자체가 넌센스다. “대한민국에서 나 이상(육사)의 학력이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느냐. 고등학교 밖에 안나온 것들이 . ” 이건 정신병자나 할 소리다. 이런 사람에게 무슨 군사평론가라느니, 보수 논객이라는 칭호를 붙이니 참 씁쓸하다. 이를 무시해버리면 간단해지는데, 일부 찌라시 언론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데 문제가 있다. 


 이들은 다른 말은 잘 모른다. 오로지 북한군, 친북세력, 종북좌파, 빨갱이, 사상 불순. 이런 단어만 갖다 붙이면 된다. 세계 경제대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이런 단어들이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어떤 논리도 이들 단어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참 편리하다. 이 천형(天刑) 같은 단어만 사용하면 극보수 언론은 신이 나서 확대 재생산하기에 바쁘다. 대한민국은 남북통일이 되지 않는 한, 조금만 진보색채를 띄어도 종북세력을 들먹이고 적대시하며 내부적으로 분열돼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아마 통일이 되더라도 북한 빨갱이 출신이라는 말이 망령처럼 떠돌지 모른다. 크지도 않은 나라가 언제까지 이런 사상의 올가미  안에 갇혀 살아가야 할것인가. 


 심지어 지난해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접근했을 때도 극보수 언론은 종북좌파가 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둥, 국방장관이 북한군을 상대하지 않고 일본을 상대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둥, 도저히 한국의 언론이라고 보기 어려운 기사들을 쏟아냈다.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종북좌파라는 말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굳이 진보니 보수니 할 것도 없다.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이런 사람들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아무 말이나 내뱉어도 표현의 자유라면 사회질서나 국가의 기강은 무너져도 상관이 없다는 말인가. 이건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사회적 윤리와 국가기강을 훼손시키는 범죄행위다. 행여 순진한 동포사회가 흉내라도 낼까 두렵다. 부디 건전한 양식이 살아 숨쉬는 조국 대한민국이 되길 염원한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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