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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울수록 예의를-부부 간에도 법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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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부부 사이를 일컫는 한자어가 참 많다. 그 중 ‘부부일심동체(夫婦 一心同體)'란 말을 자주 듣는다. 부부는 한마음 한몸이란 뜻이다. 부창부수(夫唱婦隨)는 남편이 노래를 부르면 아내가 따라 부른다는 뜻으로 부부관계가 찰떡처럼 척척 맞아떨어짐을 뜻한다. 


 금슬지락(琴瑟之樂), 혹은 금슬상화(琴瑟相和)는 거문고와 비파가 서로 잘 어울리는 것처럼 부부 사이가 다정하고 화목함을 이르는 말이다. 해로동혈(偕老同穴)은 살아서 같이 늙고 죽어서 한 무덤에 묻힌다는 뜻이니 부부가 생사(生死)를 같이 하자고 맹세함을 뜻하는 말이다.


 결혼할 땐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는다고 한다. 남녀가 결혼하여 평생 함께 지낼 것을 다짐하는, 아름다운 언약을 말한다. 백년해로(百年偕老)는 서로 부부가 되어 평화롭게 살면서 함께 늙음을 뜻한다. 


 반면, 부부 사이에도 지켜야 할 법도(法道)가 있음을 경계하는 말도 많다. 대표적인 부부유별(夫婦有別)은 아무리 친한 남편과 아내 사이라도 지켜야 할 인륜(人倫)이 있다는 뜻이다. 좀 어려운 말로 ‘거안제미(擧案齊眉)’란 말도 있다. 아내가 밥상을 눈썹과 가지런히 되도록 공손히 들어 남편 앞에 들고 간다는 뜻으로, 남편을 깍듯이 공경함을 이르는 말이다. 요즘 이런 아내가 있을까만, 그만큼 가장(家長)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부위부강(夫爲婦綱)도 남편과 아내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뜻한다. 


0…난데없이 웬 부부 타령인가. 그것은 부부처럼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간에 예의를 지켜야 원만한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부류의 군상(群像)을 만난다. 그러다 정이 들고 친해지면 허물도 격의도 없어지고, 이내 최소한의 예의마져 팽개쳐 버린 채 막 대하게 된다. 부부 사이가 비근한 예다. 


 처음엔 가슴 설레게  만나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혼해 자녀를 낳고 기르면서 상대방에 대한 예의나 존중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미운 점만 들춰가며 아웅다웅 티격대고, 그것이 더 커지면 헤어지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부부가 항상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춘다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0…지난 주말, 우리 부부는 신년 ME(Marriage Encounter) 파티에 참석했다. 우리가 작년에 이 모임을 다녀온 후 5개월이 흘렀다. 그때 만난 부부들이 지금은 어떻게들 살고 있나, 궁금했다. 특히 한눈에 봐도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고 곧 헤어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던 부부는 과연 참석을 했을까. 그런데 참으로 믿기지 않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ME 모임의 이야기를 외부에 누설(?)하는 것이 불문율에 어긋나긴 하지만, 아무튼 당시는 곧 헤어질 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듣고 있는 사람들을 조마조마하게 했던 커플이 몇 있었다. 서로를 쳐다보는 눈빛도 증오와 악의에 차 이글거렸고 그들은 머지않아 헤어질 것이라고 우리 부부는 예상했다. 


 그런데 이날 우리는 눈을 의심했다. 만나는 부부마다 그렇게 정다울 수가 없었는데, 5개월 전 당시 티격대며 우리를 불안케 했던 부부들이 이 날은 하나같이 서로 행복감에 젖은 눈빛으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우리는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부부관계가 달라질 수 있을까.  


 그때 나는 소중한 교훈 하나를 터득했다. 당시 티격대던 부부들이 이제는 서로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것이다. 상대에 대한 말이나 몸짓이 존중과 사랑으로 넘쳐 흘렀다. 말도 5개월 전처럼 함부로 하지 않았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그렇게 다정스러울 수 없었다.       


 각 조별 장기자랑 순서에서 어느 팀이 연극을 선보였는데, 제목은 ‘ME의 전(前)과 후(後)’였다. 그것은 한마디로 ME 만남을 통해 부부관계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표현한 것인데, 코믹한 장면 속에서도 가슴 뭉클한 모습이 많았다. 전에는 상대방의 기분이나 느낌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무시해버렸던 남편이나 아내가 이제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이 흠씬 묻어 나왔다.


0…나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면서 새삼 나를 돌아보게 됐다. 5개월 전 ME에 다녀온 직후엔 나름대로 원칙에 충실하면서 10/10(10분간 편지 쓰고 10분간 대화하기)도 지키고, 출근할 땐 아내를 안아주며 사랑 표현도 했다. 그런 실천이 두 달 정도 지속되더니 언젠가부터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서로 포옹해주는 것도 건너뛰다 보니 이제는 어쩌다 그러자면 어색한 느낌마져 든다. 


 상대의 기분과 느낌을 헤아려 거기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려던 노력도 점차 열의가 식어가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는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듯하다. 나는 우리 부부 사이에 애정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다만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포근히 감싸주려는 그 노력…    

 
0…매월 한번씩 만나는 ME 조별 모임에서 한번은 발표 주제가 ‘배우자가 아플 때 나의 느낌은 어떤 것입니까’였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일인데, 막상 아내가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상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는 아내 없이는 도저히 살아갈 자신도 능력도 없다. 그러니 시쳇말로 ‘있을 때  잘 해주자’.  


 인간 삶의 가장 기본단위인 가정생활이 깨지면 아무 의미도 없어진다.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킬 때 가정은 튼튼히 유지될 것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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