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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돈보다 강하다-정의의 최후 보루,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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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기사를 미리 다 읽고 그 기사가 삼성을 옹호하는 것인지 비판하는 것인지 판단한 후에 광고를 줄지 말지 결정하겠다. 그겁니까…”(김의성) / “중소매체는 삼성의 광고비 비중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한 만큼 주겠다. 이런 말은 엄청난 압박인 거죠. 사실상 협박으로 들립니다…”(주진우) 

 

 

 

 


 한국에서 폭발적 관심과 인기를 모으고 있는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최근 방송한 내용이다. 이를 보면 삼성이 한국의 언론을 쥐락펴락 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삼성은 그렇다 치고, 명색이 언론인이라는 사람들이 재벌과 돈 앞에 얼마나 비굴하게 처신하는지 절로 혀가 차진다.    


 “존경하는 사장님(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그동안 많이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제가 부장이 되었습니다.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꾸우벅. 이번주 토요일 점심 클럽하우스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김00 올림.” 이것은 한국 최대 경제지를 자처하는 신문사 간부가 삼성 장충기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다른 경제지 간부들이 보낸 문자는 낯이 간지럽다 못해 얼굴이 화끈거린다. “사장님, 예쁜 꽃과 품격있는 two hands wine… 격려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삼성에는 장사장님의 해박함과 치열함이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장님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00경제 서00 올림"  


 “오랜만에 일찍 들어와 장선배가 보내주신 꽃과 와인으로 와이프와 향기로운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좋은 저녁시간을 선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거 언제 보답하지요? 금명간에 식사시간 한 번 내주시기 바랍니다. 이00 올림"/ “오늘 가까이서 뵈니 삼성이 왜 강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저희쪽에서 초대했는데 되려 과분한 선물까지 챙겨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00경제 산업부장 000 드림". 


 언론사 간부란 사람들의 처신이라기엔 도저히 믿기지 않을 굴종스런 민낯들이다. 스트레이트는 “삼성 출입기자들은 그 자리를 승진의 발판으로 생각한다. 삼성 출입할 때 결혼하면 결혼생활이 편해진다는 말도 있다. 축의금에 0 하나가 더 붙는다는 소리도 있다. 기자생활을 하다 삼성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도 있다.”(스트레이트 취재기자)는 멘트도 덧붙였다.


 이에 프로그램 진행자인 영화배우 김의성은 “기자라면 열심히 취재하고 공정하게 보도하는 게 본령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퇴직 후에 출입처에 취직이나 생각하고 있다면 기자 그만둬야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분을 못 참았고, 주진우 기자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삼성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제대로 된 삼성 기사가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라고 일갈한다. 


0…요즘 한국의 언론, 특히 방송사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갈길을 제대로 가고 있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말하고 싶어도 숨죽이며 윗선 눈치나 보던 상황에서 확 달라졌다. 그동안 꾹 참아왔던 올바른 목소리를 실컷 토해내는 듯, 후련하기 그지 없다. 왜 진작에 이러지 못했나 원망스러울 정도다. 그랬더라면 한국사회가 지금처럼 망가지지는 않았을 터이다.       


 특히 ‘세월호 유족을 모욕하는 폭식투쟁의 배후는 삼성이었다’는 스트레이트 보도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2014년 8~9월 세월호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목숨 건 단식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 앞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기진맥진,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유족들 앞에서 귀청이 터질 듯한 음악을 틀어놓고 햄버거와 피자, 짜장면, 음료수 등을 실컷 먹으며 춤을 추고 고함을 외쳐대며 세월호 유족들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일단의 사람들. 이는 인간의 야만을 넘어 섬뜩함마져 느끼게 했다. 폭식투쟁이라 불리는 이 해괴망측한 광란의 집회는 보수단체 ‘일베’ 회원들이 벌인 것이었다.


 이 반인륜적 폭거에 대해 스트레이트는 “폭식투쟁의 배후에는 삼성이 돈을 댔다”며 “일베 집회를 전후로 전경련의 돈이 들어갔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전경련이란 단체는 삼성이 하라면 하는 단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보수단체 인사들을 인터뷰하려다 몰매를 맞을 뻔하고 쫓겨난 기자들의 노고에 고개가 숙여진다.  

  
0…기자를 일컬어 무관(無冠)의 제왕이라 했다. 정식 관직은 없지만 국가와 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때론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세상에 전해야 하기에 어쩌면 왕 못잖은 영향을 사회에 끼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사를 바꿔놓은 대통령 탄핵과 새 정부 출범. 여기까지 이르기에는 언론과 기자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언론마저 눈을 감았다면 오늘의 ‘새날’도 없었을 것이다.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금언. 그것은 주로 정치권력을 연관지어 만들어진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칫 언론이 자본 앞에 굴복당하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금언도 바뀌어야 한다. ‘펜은 돈보다 강하다’.  


 그런데 펜의 힘은 정확한 사실보도를 전제로 한다. 비판도 언론의 사명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보도에 비춰볼 때 부수적이고 종속적이다.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 이에 대해서도 아직 미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수언론들이 어떻게 비틀어댈지 걱정이다


 국민들의 인식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 재벌과 (보수)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면 무조건 좌파라고 매도하고, 진상을 밝히자고 해도 그렇다. 세월호 참사 때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밝히자는 것이 죄파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순수한 많은 국민을 무조건 좌파로 만들지 말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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