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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찾는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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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역토론토의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달라지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들이 많다. 불과 두달여 전까지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토론토의 집값이 눈에 띄게 꺾이기 시작했다. 매물은 쏟아져 나오는 반면, 거래는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온주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약효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가격은 완만하지만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전의 기대치를 아직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가 부진하다 보니, 이사갈 집을 이미 사놓은 후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려는 사람은 불안하다. 이런 현상은 연쇄적으로 맞물려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 또한 앞날을 걱정하는 중개인도 늘고 있다. 한두달 수입이 끊기면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본인이 2015년 3월에 쓴 칼럼이 ‘집값 백만불 시대’였다. 토론토의 웬만한 집은 모두 백만불을 넘기며 펄펄 끓고 있다는 글이었다. 집값 상승세가 급격히 꺾이는 일도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때만 해도누구나 그런 전망을 내놓았다. 그 근거로, 캐나다에는 연간 25~30만 명의 새 이민자가 들어오고 있어 주택수요는 늘 있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또한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도시확산을 막고 사람들이 도심에 모여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 캐나다의 정책이다보니 토론토는 집이 턱없이 부족하고 값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와중에, 해도 너무 한다 할 정도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서민들의 주거환경은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해지면서 정부가 주택시장에 강력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 취득세 15% 중과세, 빈집 과세 등의 조처를 담은 4/20 발표가 나왔고 이는 다음날부터 즉각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의 이런 전격 조처는 펄펄 끓는 물에 찬물 한방울을 톡 떨어트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정부조처가 시행되자마자 부동산 시장은 거짓말처럼 돌아서기 시작했다. 동네마다 세일 간판이 잇달아 걸리지만 거래는 한산해졌다. 문전성시를 이루던 오픈하우스 현장엔 신기할 정도로 발길이 뜸해졌다. 매물 나오기 무섭게 벌떼처럼 달겨들던 멀티오퍼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2백만불이 넘는 고가주택은 거래가 거의 끊겼다. 


 최근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콘도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이싱 과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원하는 유닛 구하기가 무척 어려워진 것이다. 특히 중국계 부동산 회사들이 콘도 물량을 장악해 선점함으로써 한인고객은 선호하는 콘도 구하기가 어렵다. 시 외곽 콘도가 분양을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동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인중개인들은 손님에게 좋은 유닛을 구해주기 위해 벼라별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쳐지면 살아남기가 어렵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정부가 모종의 조처를 취할 것을 이미 예상한 탓인지 올해는 봄마켓이 2, 3월에 일찌감치 막을 내리고, 4/20 폭탄급 조처가 발표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이런 조정국면이 한동안 지속되다 늦여름~초가을로 접어들면서 가을시장으로 서서히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밴쿠버도 정부개입 후 거래가 뚝 끊겼다가 서서히 원상 복귀하는 양상이다.    


 어쨌든, 이제 부동산 시장이 정상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동안은 솔직히 비정상이었다. 집을 내놓기 무섭게 복수오퍼가 쇄도해 서민들로서는 그림의 떡인 수십만불이 웃돈으로 붙여져 돈이 마치 종이조각처럼 남발되는 것이 정상인가. 이런 현실에 저변계층의 허탈감과 상실감은 커져만 갔다. 월급쟁이가 집 한채 마련하려면 평생 죽도록 일해야 하는데, 어느 세월에 돈을 모아 백만불이 넘는 집을 장만하는가. 


0…요즘 부동산 전망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데, 전망이란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전문가들도 향후 시장에 대한 답을 하기가 매우 난처해 한다. 지금은 일시적 조정기이며, 곧 회복될 거라고 하면 집을 사거나 팔라는 은근한 제안같이 들리고, 반대로 어둡게 얘기하면 매매의욕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꼭 집어서 말하기가 어렵다.  


 집값은 양면성을 갖는다. 집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오르는 것이 좋지만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집 마련의 꿈이 자꾸 멀어지는 것이다. 또한 집은 재산가치로 보느냐, 살아가는 주거공간으로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진다. 최근 한동안은 집을 재산가치로 보는 경향이 컸다. 그래서 무차별 투자행태를 보여왔다. 이제는 주거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주택시장이 안정된다. 


 집값은 심리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많은 이들이 지금은 조정기란 생각에 서로 매매를 자제하고 있다. 이러다 보면 시장이 더욱 침체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정상적인 거래마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한마디로 관망세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너무 오래 가면 좋지 않다. 따라서 지금의 부동산 시장 원칙은 바로 ‘욕심 줄이기’가 아닌가 한다. 즉, 팔 사람은 값을 조금 낮게, 살 사람은 조금 높게 잡는 것이다. 그래야 시장이 작동되기 시작할 것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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