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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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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러시아 여행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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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일째(2013년 10월 5일)

 

 


 야로스로브를 출발, 밤새 헐떡이며 항해를 한 유람선은 아침 일찍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조찬 후  5,6,7 삼일간의 모스크바 시내 여행 계획에 대한 유람선 프로젝트 메니저 캐서린의 설명이 있었다. 오늘의 일정은 크레믈린 붉은 광장의 관광과 모스크바 가정집에10인 일조가 되어 가정집에서 중식을 하고 오후에는 모스크바 거리와 상가 등을 관광하는 자유시간을 갖게 된다. 유람선에서 준비한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Subway 를 이용할 수도 있다. 우리는 모스크바의 지하철 운영과 그 시설을 알고 싶어 지하철을 타고 붉은 광장까지 가기로 했다. 


 옛날과 달리 붉은 광장은 완전히 오픈되어 있다. 공산치하에서는 나라의 특별한 행사 때만 이 광장을 오픈하고 공산 정권을 지지하는 열혈 당원들만 참석을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개방되어 있어 관광객이 하루 종일 쉴사이 없이 왕래하고 있다. 붉은 광장의 조그마한 침엽수 옆에는 돌로 만든 비석이 서 있고 공산정권에서 수상을 지낸 사람들, 후르시쵸프, 브레즈네프, 안드레포프,  크래친코, 유리 가가린, 최초로 달나라에 착륙한 우주인 등과 공산정권에 국가적으로 공헌한 인사들이 묻혀 있다. 


 그 앞에 새로 지은 사각형의  집은 레닌과 스탈린의 시체가 미이라가 된 상태에서 관 속에 누워 있다. 수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본 호지명의 묘소와 흡사하다는 생각이다. 북한에는 김일성 김정일이 이렇게 안장되어 있으리라는 상상도 해보며 이 붉은 광장을 온갖 회상 속에 젖어 한바퀴 돌았다. 현재 러시아 국민들은 이 특별묘에서 레닌만 이 자리에 안장을 해두고 스탈린은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여론이 한때 들끓었는데 이는 스탈린 정권의 독재정권 하에 죽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 붉은 광장은 역사적으로 모스크바의 심장임을 상징한다. 사람들은 흔히 정치적 파워 하우스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미국의 백악관, 조국의 청와대와 같이 이 나라의 역사적인 피가 흐르는 심장이고 한때는 성벽 속에 있는 중심도시였던 역대 실권자들이 이 크레믈린 궁에서 이 나라를 다스려 왔음에 이의를 제기 할 수는 없으리라. 


 크레믈린에서  이반 트라불 황제가 통치했고, 나폴레옹은  여기에서 모스크바가 전소되는 것을 보았고 레닌의 사회주의 혁명이 여기에서 태동했고, 스탈린은 이곳에서 그의 국민들을 숙청했다. 후르시쵸프의 냉전 시작의 도시, 고르비의 페레스트로이카 혁신과 투명정치 정책이 시작된 곳,   그리고  옐친이 새로운 러시아를 개획했던 곳인 이 곳은 지금까지 변함없이 힘의 상징으로 존재하는 중요한 도시라는 설명이다.


 크레믈린이란 단어는  요새라는 의미이며, 1150년 처음 모스크바 주위에 나무로 건설된 요새였다. 모스크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크레믈린 또한 중요한 곳으로 되어간다. 세월이 바뀌면서 1320년 목조 요새는 붉은 돌들로 새로 지었으며 이곳은 한때  러시아 정교회의 본부건물이 된다. 이 건물을 돌로 새롭게 단장한 황제는 이반 4세로 이탤리 건축설계사를 불러와  건설하고  많은 부분이 남아  현재에 이른 것이다. 


 이곳에는 1941년 산화한 무명용사들의 무덤이 있어 사시사철 병사들이 가이드를 서고 있으며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가정 대성당, 러시아의 보배의 집이라 일컬어지는 Armory 즉 병기고에는  러시아 황제에게 보낸 선물 등을 포함한 4000 여 점이 넘는 보배들이 있으며 특히 러시아에서 가장 크고 비싼 다이아몬드, 그리고 가장 유명한 Faberge Egg 가 있다. 천사장 대성당 성모 대축일 성당, 황제의 대포와 종 등 크레믈린은 너무나 거대하기에 한번의 방문으로는 모든 것을 다 소화할 수가 없다. 


 붉은 광장에는 굼(Gum)이란 백화점이라기보다는 궁을 연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러시아 최대의 3층 백화점이  있다. 세계의 유명 브랜드 상점과 러시아의 토종상품 등 1천여 개의 점포가 있었다.


 오후에는 모스크바 가정집에서 러시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현재 모스크바는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제일 많은 도시라는 설명이다. 그 원인과 근인은 고르비의 혁신 때 국가가 보유한 많은 종류의 자산을 민간인들에게 넘겨주면서 혼란한 경제를 수습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조건 분양을 했는데, 그 때 민간인들이 국가로부터 엄청난 이권을 챙겼다는 이야기이다. 이 때 소왈 러시아의 마피아 갱단이 생겨났고 230%의 인플레이션을 감당치 못한 혼란과 무질서는 빌리어니어를 양산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정부에서 국가에 무엇인가 공헌을 했다고 인정을 하는 개인에게 아파트를 한채씩 무료로 주며 공훈이 있는 자이기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이에 어떤 공훈자는 정부에서 아파트를 3, 4채를 무료로 포상을 받은 자도 수두룩하다 한다. 예컨데 한국인으로 러시아에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스케이트 선수에게 정부에서 무료로 아파트를 포상한 것과 같은 것이 좋은 예일 수 있다. 이렇게 아파트를 개인 소유화한 사람들은 자자손손 주인이 되고 아파트를 세놓고  편안하게 살아간다 한다. 


 1,200 스퀘어피트의 월셋돈은  미화로 2천불 정도를 받는다 한다. 물가는 비싼 편이며 개인이 자기의 집이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중산층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관광안내원 어느 누구도 러시아의 GDP가 얼마냐고 물으면 GDP가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한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연해도 이 사람들은 러시아에서는 이런 말이나 나라 전체의 개인당 평균 노동생산성, 국민 개개인 평균 소득의 뜻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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