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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 배경 영화(II)-‘영광의 깃발’(Glor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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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피어스 기자는 제54연대가 전투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미 전역의 백만인 독자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한다. [註: 에드워드 L. 피어스(Edward Lillie Pierce, 1829~1897) 기자도 실존인물에 바탕한 인물로 전기작가이며 정치가였는데 하퍼스 위클리 기자는 픽션인 것 같다. 브라운대와 하버드 법과대학 출신으로 1860년 남북전쟁 초기에 매사추세츠 제3연대 일병으로 참전하여 다음해 7월까지 복무할 때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 것이 인연이 되어 1861년 12월 미 재무성 요원으로 Sea Islands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실태를 조사하여 다음해 2월에 미 정부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는 곧바로 3월에 자유인 흑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해 6월 2차 보고서를 제출하여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까지 알려지자 피어스를 미국 전쟁부로 배치하여 아프리카계 흑인에 대한 조사 연구 업무를 계속시키려 하였지만 그는 거절했다.

 그후 세금징수원, 지방검사, 주 자선이사회, 의회 및 공화당 멤버로 지내다가 1878년 12월 러드퍼드 헤이스 19대 대통령으로부터 재무성 차관 임명을 받았지만 사양했다. 1883년 세인트 헬레나 섬에 사는 흑백 미국인들을 위한 800권의 도서를 기증했고, 그가 살던 매사추세츠 밀턴(Milton)시에 공공도서관을 설립했다. 한편 유럽의 감옥소, 감화원, 보호시설 등을 조사하기 위해 유럽 출장을 자주 갔으며, 프랑스 파리에서 68세로 사망했다.]

 

 이에 쇼 대령이 백만인에 한 명을 더해야 한다며 롤린스를 호명하자 포브스 소령이 말한다. "애초에 이 부대는 임관한 백인 장교만 부대를 이끌 권한이 있다는 약속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임관하지 않은 장교에 대해서는 언급된 바가 없기에 (연대장의 직권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귀하의 솔선수범을 인정하고 부대의 사기진작을 위하여 귀하를 주임상사에 임명한다."고 발표한다.

 

 롤린스는 쇼 대령에게 "제가 이 직분에 적합한 지 모르겠습니다. 대령님"이라고 말한다. "자네의 기분을 누구보다도 이해하네."라고 격려하는 쇼 대령. [註: 당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 계급이 주임상사였다.]

 

 1863년 6월 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보포트(Beaufort) 마을을 지나면서 롤린스 상사는 흑인 아이들에게 "얘들아! 꿈이 없으면 아무 것도 없어!"라며 "우린 노예로 도망쳤지만 군인으로 되돌아왔다! 마을 사람들한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거라."고 말한다. 마을사람들은 행군도, 말하는 것도 백인군인들처럼 한다며 경탄을 감추지 못한다.

 

 54연대는 찰스 하커 여단장(밥 건턴) 소속으로 배치되고 사령관은 캔자스 출신인 제임스 몽고메리 대령(클리프 드 영)이다. [註: 찰스 개리슨 하커(Charles Garrison Harker, 1837~1864)는 뉴저지 출신으로 1858년 웨스트 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하여 뉴욕항구 수비대를 맡다가, 나중에는 오레곤 주, 워싱턴 주까지 관장했다. 그는 고속승진을 하여 1861년 11월에 대령이 되었다. 남북전쟁 기간 중 수차례의 전쟁에서 전공을 세우며 특히 조지아 주 치카마우가 전투(Battle of Chickamauga)에서 승리하여 1863년 9월 20일부로 준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1864년 6월 27일 윌리엄 T. 셔먼 장군이 이끄는 북부군과 테네시 남부군 사이에 벌어진 조지아 주 케네소 마운틴 전투(Battle of Kennesaw Mountain)에서 말을 탄 채로 총을 맞고 전사했다. 당시 나이 26세였다. 영화 속에서는 약탈과 부패를 일삼는 늙은 여단장으로 묘사되었다.]

 

 1863년 6월 11일 조지아주 데어리엔(Darien) 마을을 지날 무렵 몽고메리 대령에 의해 식량을 징발하기 위해 마을을 약탈하고 불태워버리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쇼 대령은 처음에는 이치에 맞지 않는 명령이라 따르기를 거부했으나 '상관 명령 불복종'이라고 위협하자 어쩔 수 없이 2소대 1분대에게 불을 지르는 임무를 부여하는데…. 한 흑인병사가 백인여자를 겁탈하려 하자 그 병사를 쏘아 죽이는 몽고메리. [註: 몽고메리는 이때 쇼에게 "우리는 무법자다. 따라서 정규전 수칙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제임스 몽고메리(James Montgomery, 1814~1871)는 오하이오 출신이며 캔자스로 이주한 '진지한 노예폐지론의 사악한 열광자'로 1854~1861년 사이에 일어난 '피의 캔자스(Bleeding Kansas)' 사태 때 노예제 찬성론자에 대해 무자비한 테러를 가한 게릴라 전사였다. 1863년 1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제2 사우스캐롤라이나 보병연대를 맡아 조지아 주, 플로리다 주 등에서 전공을 세웠는데, 그의 임무는 북군의 전략에 따라 남부군에 대한 식량 및 보급품 지원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 전략은 주효하여 남부군으로 하여금 훨씬 빨리 항복하게 함으로써 인적, 물적 손실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굴드 쇼는 앤드류 주지사와 워싱턴 장성참모들에게 편지를 보내, 54연대는 사역만 하고 있을 뿐이라며 전투에 참여시켜 줄 것을 계속해서 로비해 왔었고, 아버지에게 '링컨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전달하면 바라던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다.'고 편지를 보낸다.

 

 한편 보초를 서고 자러 들어온 시얼리스가 자기 잠자리로 들어가려는데 트립이 삐딱하게 나오며 길을 비켜주지 않고 시비를 걸며 싸움을 유도한다. 이에 뚜껑이 열린 시얼리스가 맞붙으려는 찰나에 롤린스 상사가 만류하며 트립을 호되게 나무란다.

 

 "증오심만 가득 차서 넌 모든 사람에게 시비야. 채찍질 당하고 도망다녀서 그런 거야? 그건 사는 게 아니지. 그렇다고 죽어서도 안되는 거야. 전쟁기간 동안 백인들이 계속해 왔던 게 죽는 일이었어. 수 천명에 의해 죽게 되고 너 자신을 위해 죽기도 하는 거야, 이 멍청아!

 

 난 무덤을 파봤기 때문에 잘 알아. 무덤을 파는 동안 난 자문했지. '하느님, 우리 시대는 언제 오는 겁니까?'… 우리가 우리 몫을 다 할 때만 그 시간은 오는 거야. 우리 몫을 하고 인간답게 죽는 거야, 인간답게! 네가 말하는 '깜둥이'가 네 앞에 있다. 여기 주위에 '깜둥이'가 있다면 그건 바로 너야! 잘난 주둥이에 멍청한 돌대가리, 늪지를 헤매는 깜둥이! 멍청하게 행동하면 네 과거를 벗어나지 못해!"

 

 주임상사이기 이전에 어버이같은 상당히 설득력있고 추상(秋霜)같은 충고이다.

(다음 호에 계속)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하는 배 안에서 쇼 대령은 '하퍼스 위클리' 특별취재 기자 에드워드 L. 피어스(크리스천 바스쿠스·중절모 쓴 이)를 만난다.

 


▲ 보포트 마을을 지나면서 롤린스 상사(모건 프리먼)는 흑인 아이들에게 "우린 노예로 도망쳤지만 군인으로 되돌아왔다! 마을 사람들한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거라."며 "꿈을 가지라"고 말한다.
 


▲ 몽고메리 대령(클리프 드 영)은 식량을 징발하기 위해 조지아주 데어리엔 마을을 약탈하고 불태워버리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백인여자를 겁탈하려는 흑인병사를 쏘아죽인다.
 


▲ 54연대는 그들의 첫 전투인 '제임스 섬 전투'에서 남부군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한다. 쇼 대령(매튜 브로드릭)이 오른손에 군도(軍刀)를, 왼손에 콜트 권총을 들고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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