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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배경 영화(IV)-‘무법자’(Hors-la-loi)(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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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두 형제가 경찰서에 잠입한다. 명단을 근거로 악질경찰관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먼저 압델카데르가 피코 수사관(장 피에르 로리트)을 저격한다. 그러나 메사우드가 아직 살아있는 그를 쏴 죽이고 도망치는데 대격전이 벌어진다.

 

 가까스로 숙소로 돌아온 압델카데르는 침대에 누워있는 헬렌을 보고 화를 내며 그녀를 내쫓는다. 그녀는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는 신경과민과 긴장으로 사랑을 할 수가 없다….

 

 페브르 대령이 인쇄소를 급습한다. FLN요원인 인쇄소 사장의 사무실을 수색한 결과 압델카데르의 여권이 발견된다. 이를 근거로 수사망을 압축해가는 페브르가 사이드의 카바레에 와서 그 여권을 보여주며 확인시킨다. 모른다고 하자 보안문제를 이유로 당장 업소폐쇄령을 내리는 페브르!

 

 한편 오랫만에 집에 들른 메사우드는 조라의 보살핌으로 아들이 제법 걸음마도 하는 것을 보고 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한다. 개인가족애와 독립투쟁 사이의 갈등을 엿볼 수 있는 찡한 장면이다.

 

 비가 내리는 밤, 디엔비엔푸 전투에 같이 참전한 페브르 대령을 알고 있는 메사우드가 그를 납치한다. 압델카데르는 나치에 저항한 프랑스 레지스탕스였던 페브르에게 FLN이 프랑스에 대항하여 싸우는 일이 그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하고 그를 풀어주는데….

 

 알제리인들 거주지역인 판자촌에 대형 폭발이 일어난다. '붉은손'의 짓이다. 이에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는 두 형제.

 

 한편 사이드는 권투시합에 혼신의 힘을 쏟는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을 석권하여 세계적 챔피언으로 만들겠다고 거듭 포부를 밝히는데….

 

 메사우드가 병환 중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 뵙는다. 결핵을 앓고 있는 어머니는 마지막 소원이 고향에 돌아가 잃어버린 땅을 찾아 포도나무를 심고 싶다고 유언처럼 말한다.

 

 그러자 지금까지 거짓말을 했다며 자기의 두 손을 펼쳐보이며 "이 손으로 사람을 죽였어요. 그것도 많은 사람을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신이 증인입니다. 제 아들은 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지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은 그를 위해 하는 겁니다. 오랫동안 저는 죽음밖에 몰랐어요. 죽음 외에 아는 게 없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라고 눈물로 고해성사하는 메사우드!

 

 페브르 대령 집무실. 모르방(티보 드 몽탈렘베르)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알제리인 압델카데르가 헬렌 레전드 극장에 왔다'고 알린다.

 

 한편 처음으로 헬렌과 키스를 하고 데이트를 하려는 압델카데르가 극장에 왔다가 주변의 낌새가 수상하여 돌아가려는데, 이를 말릴 새도 없이 헬렌이 차의 시동을 거는 순간 폭발해 버린다. 테러는 테러를 낳는 법. 처절한 슬픔을 자아낸다.

 

 장면은 한 달 뒤인 196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MP40 기관총 200정을 비롯한 무기와 탄약 등을 구입하여 대형버스 2대에 싣고 메사우드와 압델카데르가 각각 운전하여 프랑스로 들어온다.

 

 한편 한밤에 사이드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형들이 경찰에 신고됐다"며 자기를 '오트마니 (야세르)'라고 소개하고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여했는데 형 메사우드가 자기를 구해줬다"며 "이건 함정이 아니며 이제 빚을 갚는다"고 말한다. 이어서 "위치는 프랑스 북부 지역인 발랑시엔"이라고 말하고 끊자 사이드는 급히 차를 몰고 거기로 간다.

 

 이즈음 발랑시엔의 어느 벌판에 도착한 버스에서 대원들이 기관총 등 무기와 탄약 등을 하역한다. 그런데 사전 정보를 입수한 프랑스 경찰차들이 몰려오면서 피가 튀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다. 인력과 화력 면에서 페브르가 이끄는 프랑스 경찰이 우세하다. 이윽고 메사우드가 총상을 입는다.

 

 이때 차를 몰고 막 도착한 사이드가 두 형을 자기 차에 태우고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메사우드가 피를 토하며 말한다. "어머니, 내 아내, 내 아들에게 나를 용서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압델카데르는 이 일을 잊지 말아라!"를 끝으로 결국 눈을 감는 메사우드!

 

 오열하는 둘째는 "어머니와 형수께 말하겠다"며 "형의 죽음은 정의를 위해 죽은 의로운 죽음이었다"고 사이드에게 말한다.

 

 장면은 8개월 후 제네바. FLN 최고위층은 알제리 전쟁이 이제 국제적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며 압델카데르에게 10월17일에 파리에서 대규모 데모를 주동해줄 것을 주문한다.

 

 1961년 10월17일 파리 권투시합장. 압델카데르가 위험을 무릅쓰고 막내 사이드를 찾아온다. FLN이 사이드를 암살하기 위해 여기 와 있다는 정보를 주며 시간이 얼마 없다며 이 시합을 포기 또는 취소하라고 종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순간을 위해 자기 일생을 걸고 기다린 사이드. 하지만 죽음 앞에 별수 없다. 선수와 트레이너(모하메드 자우리)에게 오늘 시합은 취소됐다고 말하는데, 어린 선수가 기를 쓰고 출전하겠다고 대들자 총으로 그의 다리를 쏘는 사이드.

 

 한편 페브르가 지휘하는 경찰이 사방에 쫙 깔렸다. 두 형제는 필사적으로 도망쳐 드디어 지하철을 타고 극적으로 탈출한다.

 

 그런데 지하철 안팎에서 '알제리 만세'를 외치는 알제리인 군중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던 경찰은 다음 전철역에서 두 형제를 포함한 알제리인들을 강제로 끌어낸다. 이때 압델카데르가 군중들을 선동하여 '만세'를 부르던 중 경찰의 총을 맞고 숨을 거둔다.

 

 지하철로 뒤쫓아온 페브르 대령이 이미 죽은 압델카데르를 보고 "자네가 이겼네!"라고 말한다. 그리고 "형 죽지마!"라고 애타게 부르짖는 사이드를 쳐다보고도 모른 체 그냥 지나친다.

 

 장면은 1962년 7월5일 꿈에 그리던 알제리 독립 쟁취의 흑백 자료영상을 보여준다. 첫 장면과 같이 알제리 국기는 컬러로 처리했다. 삼형제 중 장남, 차남은 죽고 막내만 독립을 보게 된다는 암시를 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로선 거액인 2,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 같은 서부영화 스타일에 전통적·개인적 멜로드라마를 덧씌운 작품으로 평가절하 되었다. 왜냐하면 비록 사실적이고 반식민주의를 표방했지만 보다 더 큰 알제리 전쟁의 역사성과 그 의미를 부여하는 밑그림을 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릇 역사적 인물은 한쪽에서는 영웅시 되지만 다른 쪽에서 보면 살인자이며 침략자인 경우가 허다하다. 어느 쪽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자기 쪽이 옳다고 판단하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무법자'는 비록 반식민주의를 부르짖는 알제리인들에 대한 연민의 정이 있을 뿐 반프랑스 정서는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알제리 전투(1966)'와는 달리 FLN쪽에 더 무게를 둔 작품이며, 역사적 진실과 흥행성 고려라는 균형 사이에서 단순히 전략과 승리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끝)

 

▲ 알제리계 백인여자로 FLN의 자금운반책인 헬렌(사브리나 세이비쿠)은 여러가지로 압델카데르(사미 부아질라)에게 도움을 주며 연정을 품지만 결국 자동차 폭발 테러로 죽는다.
 

▲ 압델카데르는 페브르 대령(버나드 블랑캉)에게 FLN이 프랑스에 대항하여 싸우는 일이 나치에 대항해 싸웠던 레지스탕스와 다를 바가 없다는 논리를 펴는데….

 

▲ 첫째 메사우드(로시디 젬·왼쪽)와 둘째 압델카데르(사미 부아질라)가 독일에서 구입한 무기를 운반할 버스 속에서 오랜만에 환하게 웃고 있다. 이것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 프랑스 경찰과 피가 튀는 격전이 벌어진다. 메사우드(로시디 젬)는 경찰들을 저격하다 치명상을 입고 끝내 죽는다.

 

▲ 1961년 10월17일 파리 권투시합장. 압델카데르가 위험을 무릅쓰고 FLN의 암살 표적이 된 막내를 살리기 위해 찾아온다. 그러나 그는 끝내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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