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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배경 영화(IV)-‘무법자’(Hors-la-loi)(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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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에 계속)

 1955년 봄, 악명 높은 파리 상테(Sante) 교도소. 압델카데르는 영창문을 통해 FLN요원이 단두대에서 처형되는 장면을 목격한다. 한편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포로로 붙잡힌 메사우드는 베트남이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에 이겨 독립을 쟁취한 사실을 듣는다.

 

 1955년 겨울, 사이드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파리 외곽지역의 판자촌인 난테르(Nanterre)로 이사 온다. 월세 낼 돈이 없어 대신 카이드를 죽이고 탈취한 값비싼 회중시계를 주는 사이드. 당장 먹을 것도 없는 사이드는 길거리에서 어느 정장을 한 신사를 만나 통사정을 하는데….

 

 이 무렵 어머니는 차남 압델카데르가 있는 상테 교도소로 면회 간다. "넌 훔치지도 않았고 살인하지도 않았다. 고로 넌 범죄자가 아니다! 네 사상 때문에 감옥에 있을 뿐이다. …두려워 하지 말라, 아들아, 남자다워라. 내 말을 명심하거라."고 격려하고 떠나던 어머니는 다시 뒤돌아 서서 말한다. "네 몸을 잘 돌보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다. 신의 가호가 있길…"

 

 6개월 후인 1956년 봄, 사이드가 피갈의 홍등가에서 뚜쟁이 일을 하면서 번 돈을 어머니에게 드리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한다. 사이드는 돈을 도우미 소녀 조라(루이자 네하르)에게 주며 어머니를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한다. [註: 피갈(Pigalle)은 파리에 있는 이름난 홍등가로 조각가 장 바티스트 피갈(Jean-Baptiste Pigalle, 1714~1785)의 이름을 딴 지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바레 '물랑 루즈(Moulin Rouge)'와 '세계의 소파(Le Divan du Monde)' 등 유명 나이트클럽들이 이곳에 산재해 있다. 파블로 피카소, 빈센트 판 고흐, 프랑스 초현실주의 창시 작가 앙드레 브레통 등 유명인사들이 거주했던 곳이며, 요절한 툴루즈 로트렉의 화실을 비롯하여 악기음반점, 박물관, 극장 등도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2차대전 때 연합군들이 발음에 착안하여 'Pig Alley (돼지골목)'이라는 야한 별명을 붙여 더 유명해졌다.]

 

 이즈음 첫째 메사우드가 베트남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 빈촌의 집을 찾아온다. 어머니는 장남은 가족을 돌볼 책임이 있다며 같이 동거하고 있는 도우미 조라와 결혼하기를 은근히 부추기는데….

 

 한편 감옥에 있는 압델카데르는 알제리 FLN에 가입하고 출소 후에 파리 및 외곽지역에 조직을 만들라는 지령을 받는다. 이틀 후에 압델카데르가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어머니는 "내 삶, 내 보배"라며 마지막으로 무사히 귀향한 아들을 기쁨에 겨워 포옹한다.

 

 이제 삼형제가 다 모였다. 식사를 하며 사이드가 "처음으로 고기를 먹어본다"고 말하자 "내가 증인"이라며 "밖에 나가면 모두가 사이드를 악당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고 일러바치는 어머니. 이 때문에 형들과 충돌하는 사이드.

 

 군대와 감옥에 있던 형들은 끼니를 굶어가며 살기 위해 몸부림쳐야만 했던 절박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다행히 사업 수완이 있는 사이드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날 수도 없었을 참혹한 현실이었다.

 

 첫째와 둘째는 의기투합하여 르노(Renault) 자동차공장에 취직하여 알제리인들이 주로 모여사는 판자촌에서 힘들게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 과정에서 피에느와르를 살해하기도 한다.

 

 드디어 메사우드가 알제리 예법에 따라 조라와 결혼식을 올린다. 마을사람들이 모두 참여하여 전통악기에 맞춰 밤늦게까지 춤을 추며 흥겹게 즐긴다. 악기연주자, 무희 등에게 수고비를 주는데 모두 사이드의 포켓에서 나온다.

 

 이때 프랑스 경찰이 들이닥쳐 흥은 깨지고 모두를 취조하고 건장한 남자들은 연행해 가는데, 이를 눈치 챈 사이드는 미로를 통해 먼저 도망친다. 경찰이 떠나자 축하객들에게 FLN 가입을 종용하는 연설을 하는 압델카데르.

 

 1957년 겨울. 무장독립운동단체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이즈음 막내 사이드를 만난 압델카데르는 그가 운영하는 카바레의 수익금의 절반을 기부하라고 요청하는데, 불과 5%의 지분만 갖고 있는 사이드는 기가 막혀 나가버린다.

 

 조라가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만삭이다. 이때 압델카데르가 와서 오마르(이크람 아주즈)가 기부금을 훔친 사실을 말하자 오마르 부부를 만나러 가는 메사우드. 부부는 세 아이 때문에 냉장고를 사기 위해 그랬다고 실토한다.

 

 메사우드는 인간적 고뇌와 압델카데르의 명령 사이에서 어느 쪽을 따를 지 잠깐 망설이는데, 한 대원이 오마르 부인(니샤프 벤 하프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 사이 결국 메사우드는 오마르를 교살시킨다. 인정있고 비폭력을 주장하는 메사우드는 오마르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구토를 하는데….

 

 메사우드가 사이드의 카바레 '카스바(La Casbah)'를 찾아가 은밀히 지원금을 전달 받는다. 수익금의 절반이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캉캉 쇼를 보던 메사우드가 "넌 여기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자 사이드는 진짜 보여줄 곳이 있다며 별실에 있는 권투 연습장으로 안내한다. 그러면서 시가를 건네며 "형, 전쟁은 잊고 나랑 사업이나 하자"고 권유하는 사이드.

 

 사이드는 단편적이고 정치에는 관심이 없으나 권투 프로모터로서 프랑스 선수를 때려눕히고 알제리인의 자존심을 세우는 세계급 선수를 만들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한편 압델카데르는 알제리계 백인여자로 FLN의 자금운반책인 헬렌(사브리나 세이비쿠)의 도움으로 거처를 옮긴다. 집에서 라디오를 켜는데 화면은 페브르 대령(버나드 블랑캉)이 라디오를 듣는 장면으로 디졸브된다. 실제 영상자료를 통해 FLN의 테러로 불타는 건물, 파괴된 차량 등을 보여준다.

 

 페브르 대령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악명 높은 프랑스 대테러조직인 '붉은 손(Red Hand)'의 수장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고 손이 묶인 채로 강물에 수장된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FLN 첩자가 입수한 고문·살인 경찰 명단을 압델카데르에게 전달한다. 거기에는 오트마니 야세르(사미르 구에스미)의 이름도 들어있는데, 그는 베트남 포로수용소에서 메사우드가 목숨을 구해준 같은 동포 알제리인이었다. 압델카데르가 야세르를 접촉해 프랑스 경찰과 손 털고 FLN을 위해 일할 기회를 잡으라고 협박하는데….

 

 드디어 조라가 아들을 분만한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어머니가 보자기에 싸서 데려온 아이를 안아보고는 아내도 살펴보지 못하고 총총 떠나는 메사우드.

 

 돌아온 메사우드가 동생 압델카데르에게 말한다. "우리는 감정이 없어! 가족도 없고 양심도 영혼도 없어!" 독립투쟁에 투신한 그들의 삶은 조국 알제리와 결혼한 삶이다!

 

 두 형이 막내가 참여하는 권투시합장에 구경간다. 결국 사이드가 길거리에서 데려와 키운 권투선수가 챔피언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권투선수는 알제리인이 아닌 피에느와르라며 이런 시합은 무장독립투쟁에 도움이 안 되니 때려치우라고 사이드에게 충고하는 압델카데르.

 

 사이드가 권투와 FLN이 무슨 상관이 있냐며 완강하게 거절하자 압델카데르가 총까지 쏠 태세임을 본 메사우드가 형제 간에 피를 봐서는 안 된다며 말리는데…. 이념의 대립은 무섭다. 비록 형제간이라 하더라도…. (다음 호에 계속)

 

▲ 베트남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 귀향한 맏형 메사우드(로시디 젬·왼쪽)를 반갑게 맞이하는 막내 사이드(자멜 드부즈).

 

▲ 어머니(차피아 부드라)는 메사우드에게 "장남은 가족을 돌볼 책임이 있다"며 같이 살고 있는 소녀 조라와 결혼하기를 은근히 부추기는데….

 

▲ 첫째와 둘째는 의기투합하여 르노 공장에 취직하여 알제리인들이 주로 모여사는 판자촌에서 힘들게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 과정에서 피에느와르를 살해하기도 한다.

 

▲ 사이드(자멜 드부즈)는 권투 프로모터로서 알제리인의 자존심을 세우는 세계급 선수를 만들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 메사우드(로시니 젬·왼쪽)가 사이드(자멜 드부즈)의 카바레 '카스바'를 찾아가 은밀히 지원금을 받으며 "넌 여기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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