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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 배경 영화 (VI)-'마음의 행로'(Random Harvest)(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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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찰스가 개인 비서 마거릿 핸슨과 일한지도 2년이 지났지만 그녀가 폴라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어느 날 찰스가 키티와 런던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는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멜브리지 수용소에서 심리치료사로 일했던 조나단 베네트 박사(필립 돈)였다. 그러나 찰스는 잠깐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가 싶더니 늘 그렇듯이 그 기억은 붙잡기 전에 날아가 버리고 만다.

 

 사무실로 돌아온 찰스가 키티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마거릿에게 선언하듯 말한다. 키티가 성년이 될 때까지 3년간 찰스에게 계속 연애편지를 보낸 것이 주효하여 둘은 약혼을 했던 것이다.

 

 마거릿은 냉정을 되찾으려고 애쓰면서 그날 밤, 좋은 친구로 지내던 베네트 박사에게 찰스에게 모든 걸 털어놓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베네트 박사는 찰스는 그 스스로 '스미디'를 찾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기억이 되돌아오기는커녕 이제 키티와 결혼까지 한다니!…

 

 한편 마거릿은 남편 '스미디'가 떠난 후 7년이나 되었기에 법원에 법적인 사망신고를 하여 결혼을 무효화시킨다.

 

 키티와 찰스가 교회에서 그들의 결혼식 때 사용할 음악을 고르고 있을 때였다. 한 음악의 멜로디가 찰스가 어디서 들었던 적이 있는 것 같아 ― 사실은 폴라와의 결혼식 때 사용했던 "오 완전한 그 사랑"이라는 곡이었다 ― 희미한 기억을 더듬고 있는데… 그때 순간적으로 키티를 쳐다보는 눈이 마치 낯선 사람 대하듯 싸늘하자 키티가 울음을 터트리는 바람에 찰스는 또 현재로 돌아와 버린다.

 

 그러나 이 일로 해서 키티는 찰스가 과거에 사랑한 사람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있기 때문에 평생을 함께 할 수 없다며 파혼을 선언한다.

 

 어느 날 찰스가 과거의 단서를 찾기 위해 말없이 리버풀로 떠난 후, 마거릿은 자유당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그가 지명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리버풀로 찾아간다. 리버풀에 있는 동안 그녀는 그에게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실마리를 유도하기 위해 찰스가 묵었던 그레이트 노던 호텔로 함께 간다. 하지만 거기서 찾은 '존 스미디의 가방'을 보고도 그의 기억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찰스가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그는 선거캠페인에 헌신적으로 도와준 마거릿에게 감사하고, 또한 새로운 역할에 맞는 내조자가 필요함을 느끼고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그리고 마거릿에게 그가 종종 옛날부터 그녀를 알았던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일종의 사업상의 '합병(merger)' 같은 것으로 단지 '성실한 우정'을 유지하기 위한 청혼에 불과했다.

 

 마거릿은 찰스의 청혼에 대해 베네트 박사와 상의한다. 베네트는 사실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그는 만일 찰스와 결혼을 하면 그녀가 상처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찰스의 청혼을 수락하는 마거릿.

 

 찰스와 마거릿이 극장 공연을 보러 간다. 장면은 무대는 보여주지 않고 음악만 들려주는데 아마도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인 것 같다. 그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찰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열쇠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그들은 이상적인 커플로 소문났고 마거릿은 완벽한 사교계 호스티스로 군림했지만 기실 결혼생활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다. 찰스는 둘 다 느끼는 허전함과 고독을 서로 달랠 수 있기만을 바라고, 마거릿은 그 뜻에 따라 찰스의 둘도 없는 자산이요 가장 경애하는 친구였을 뿐이었다.

 

 둘은 잃어버린 과거에 대해 가끔씩 상의한다. 어느 날 그녀는 찰스에게 그녀의 잃어버린 사랑에 대해 얘기해 준다. 물론 그가 찰스였지만 그렇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는다.

 

 얘기를 듣고 있던 찰스가 말한다. "죽은 자에게 마음을 묻어버린다는 것은 좀 병적이지 않을까?" 마거릿이 말한다. "당신이 그렇게 얘기하니 이상하네요. 당신이야말로 사랑의 오묘한 능력, 인생의 기쁨을 당신이 잃어버린 시간의 공간 속에 묻어두고 있으니까요." 찰스가 "뭔가 희미하지만 난 아직도…" 마거릿이 "희망을 갖고 있다는 말씀이죠?"하고 그의 뒷말을 거든다.

 

 "그래요 그거라고 생각해요." "진짜 그래요, 찰스? 정말 누군가 있다는 생각이 드세요? 그리고 언젠가 그 여자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느끼고 있어요? 아마도 당신은 그 여자와 가까이 하고 있을 거예요. 어쩌면 거리에서 스치고 지나갔을지도 모르고 이미 만났을지도 몰라요. 그 여자를 만났지만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일 거예요. 당신이 찾는 그 누군가가 찰스… 혹시 저인지도 모르고요!"

 

 얼마 후 찰스가 기사 작위를 받고 결혼한지 3년이 되는 1935년 5월24일, 그는 그녀에게 값비싼 에머럴드 목걸이를 선물한다.

 

 그러나 찰스의 호의와 우정에도 불구하고 마거릿은 15년 전 '스미디'가 선물했던 구슬목걸이를 꺼내보며 그와의 옛사랑을 그리워하다가, 그의 돌아오지 않는 기억을 되살리러 그토록 오랫동안 노력했건만 다 허사로 돌아가자 회한의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진다. 소리 내어 엉엉 운 다음 결심한다. 그를 떠나 혼자 몇 주간 디본을 들렀다가 남미 여행이나 다녀오겠다고….

 

 찰스가 그녀를 불안한 마음으로 기차역에 배웅해주고 돌아오니 자회사인 멜브리지 케이블 회사에서 노동쟁의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중재 목적으로 멜브리지로 출장 가서 노사분규를 원만히 해결한다. (다음 호에 계속)

 

▲ 법원에 스미디의 법적 사망신고를 하여 사실혼을 무효화시키는 마거릿 핸슨(그리어 가슨).

 

▲ 키티(수전 피터스)는 찰스가 과거에 사랑한 사람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있음을 알고 파혼을 선언한다.

 

▲ (왼쪽) 찰스가 묵었던 그레이트 노던 호텔에서 찾은 '존 스미디의 가방'을 보고도 그의 기억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오른쪽) 마거릿이 찰스에게 '멜브리지 케이블 회사'에 대해 사진을 보여주며 브리핑하지만 그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 국회의원에 당선된 찰스는 마거릿에게 청혼을 하며 "옛날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사업상 '합병' 같은 것이었다.

 

▲ 결혼한지 3년째 날, 찰스는 부인 마거릿 핸슨에게 값비싼 에머럴드 목걸이를 선물하지만, 그녀는 15년 전 '스미디'가 선물했던 싸구려 구슬목걸이를 꺼내보며 오열한다.

 

▲ "당신이 찾는 그 누군가가 찰스…혹시 저인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더 이상 기억을 더듬지 못하는 찰스! 답답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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