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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배경영화(II)-'지옥의 묵시록'과 '발퀴레의 기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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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윌라드 대위 일행은 강을 타고 올라가면서 헬기의 연료부족으로 정글에 갇힌 플레이걸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계속 직면하는 처참한 전투와 보이지 않는 적의 습격은 일행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가져오고 그들은 점차 이성을 잃어가게 된다.


 결국 윌라드 대위는 캄보디아 앙코르 제국 신전에서 커츠 대령과 맞닥뜨린다. 커츠 대령은 T. S. 엘리엇의 장시(長詩) '공허한 인간(The Hollow Men)'을 읊조린다. 이를 통해서 그는 '중심이 비어있고(hollow to the core)', 즉 자아의 정체성에 극심한 혼돈을 느끼며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본성'이 부족하여 선과 악, 진실과 거짓, 진리와 부조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듯 보인다.

 

 그는 "날 살인마라 부를 권리는 없지만 날 죽일 권리는 있다. 날 죽일 권리는 있어도 날 판단할 권리는 없다."며 "…공포는 얼굴이 있어. 그 놈과 친구가 되어야 해. 친구가 되지 않으면 무서운 적이 돼. 가장 무서운 적이지."라고 말한다.

 

 커츠 대령의 침실 벽에는 가족 사진이 붙어있고 그의 책상에는 성경책과 고대인들의 생활상과 종교적인 의식들을 기술한 제시 L. 웨스턴의 '제식에서 로맨스로(From Ritual to Romance·1920)'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경의 '황금가지(The Golden Bough·1890)' 등이 놓여있다. 이를 통해 그가 앙코르 와트 산지인(山地人)들에게 고대 의식에 따라 종교적인 교주처럼 군림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드디어 캄보디아 산지인들이 축제의 제물로 물소를 도살하는 순간에 커츠 대령을 정글검으로 살육하는 윌라드 대위! 커츠는 "공포… 공포…(The horror… the horror)"라는 말을 남기고 죽는다.

 

 커츠 대령의 추종인들은 지옥의 사자 같은 모습의 윌라드에게 길을 비켜주고 갖고 있던 무기를 모두 내려놓는다. 그리고 서핑선수인 경비정 승무원 랜스 B. 존슨(샘 보텀즈)을 데리고 보트로 향하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은 수많은 젊은이가 허무하게 죽어간 월남전의 진실을 숨긴 미국 정부와 그에 동조한 언론이 추악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이 영화를 고발하는 심정을 담아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진실의 중심은 살아남기 위해 또는 명분을 위해 전장을 누비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광기 이면에 도사린 공포와 위선이며, 그 표상인 커츠 대령을 죽임으로써 그 공포의 악몽을 떨쳐 버리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미국정부가 감추려 한 불편한 진실에 대한 탐구이며 미국이 패해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월남전의 이면을 솔직하게 보여준 데에 그 의의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바로 처참한 살육과 파괴로 얼룩진 20세기의 인간에 대한 반성이었다.

 

 이 영화의 원작은 폴랜드 출신의 영국 소설가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 1857~1924)의 소설 '암흑의 심연'(Heart of Darkness)이다. 원작은 아프리카 밀림 깊숙이 들어간 코끼리 상아 무역업자들이 전설적인, 역시 같은 이름의 커츠(Kurts)를 찾으러 콩고강을 거슬러 오르는 군상(群像)들의 이야기이다.

 

 1960~70년대에 콘래드의 해양소설은 대학 강의 교재로 쓰일 만큼 인기를 끌었다. 콘래드의 또 다른 해양소설 '로드 짐(Lord Jim)'을 1965년 리처드 브룩스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만들었는데, 피터 오툴, 제임스 메이슨, 쿠르트 위르겐스, 잭 호킨스 등 당시 쟁쟁한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뿐만 아니라 대사 하나하나가 명언(名言)으로 엮어진 깊이 있는 내용의 감동적인 명작이다. 꼭 한 번 보기를 권하고 싶다.

 

 '지옥의 묵시록'에는 나중에 '인디애너 존스' 시리즈로 유명해진 해리슨 포드와 당시 만 14세의 흑인 배우로 훗날 '매트릭스'에 나오는 로렌스 피쉬번 등이 출연한다. 종군 취재팀의 TV특파원으로 나와 킬고어 대령을 취재하던 인물이 코폴라 감독 자신이며 카메라 맨은 촬영감독인 비토리오 스토라로이다.

 

또 군의관으로 나온 배우는 그의 조카인 로만 코폴라였고, 음악은 프란시스 감독의 아버지인 카마인 코폴라(Carmine Coppola, 1910~1991)가 맡았다.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 섭외 배우가 나오지 않거나 예산 초과 부분을 '코폴라 패밀리'가 메우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지옥의 묵시록'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골든 글로브 감독상, 남우조연상(로버트 듀발), 음악상 등 3개 부문, 아카데미 촬영상과 음향상을 받았다.

 

 이제 바그너의 얘기로 돌아가자.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는 1813년 독일 라이프치히의 유태인 구역에서 경찰서 서기직 아버지와 빵집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아홉 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1849년 5월 혁명에 연루되어 파리, 취리히 등으로 도망 다니면서 12년 동안 망명생활을 해야 했다.

 

 바그너의 행운은 그가 쉰 살이 넘은 1864년에야 찾아왔다. 바바리아 왕국의 루트비히 2세(Ludwig II, 1845~1886)가 나이 19세로 즉위하였는데, 젊은 왕은 어린 시절부터 바그너 오페라의 열렬한 숭배자였기에 바그너를 뮌헨으로 데려왔다.

 

그는 바그너가 첫 부인 사이에서 진 상당한 빚을 해결해 주었고, 그의 새 오페라를 상연할 계획도 세웠다. 리허설에서의 여러 가지 어려움 끝에 드디어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und Isolde)'가 뮌헨 왕립 극장에서 1865년 6월10일에 초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다음 호에 계속)

 

▲ 종군 취재팀의 TV특파원으로 분장하여 킬고어 대령을 취재하는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왼쪽)과 카메라 맨 비토리오 스토라로(촬영감독).

▲ 베트남 참전 미군 위문 공연을 하는 플레이걸들.

▲ 해안경비정으로 캄보디아 강 상류로 올라가는 윌라드 일행.

▲ 캄보디아 앙코르 제국 사원에서 또 다른 제국을 만든 커츠 대령의 추종자들. 이들 중에는 미군도 다수 포함돼 있다.

▲ 진흙으로 범벅이 된 그로테스크한 얼굴들 - (왼쪽) 커츠 대령(말론 브랜도). (오른쪽) 윌라드 대위(마틴 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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