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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배경영화(V) -'추격기' (The Hunters)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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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관련 영화 시리즈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추격기(The Hunters)'를 소개한다.

1958년 20세기 폭스사 제작·배급. 시네마스코프 딜럭스 컬러. 감독은 존 웨인 주연의 '징기스칸(The Conqueror·1956)', 로버트 미첨과 쿠르트 위르겐스 주연의 '상과 하(The Enemy Below·1957)' 등으로 유명한 딕 파웰(Dick Powell, 1904~1963)로 제작까지 맡았다. 출연 로버트 미첨, 로버트 와그너, 리처드 이건, 메이 브리트 등. 러닝타임 108분.

 

 그런데 들어가기 전에 원작자인 제임스 설터(James Salter, 1925~2015)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가는 게 도움이 되겠다. 그는 웨스트 포인트 사관학교를 1945년에 졸업하고 1957년 전역할 때까지 공군 파일럿으로 12년간 복무했다.

 

특히 1952년 2월부터 8월까지 한국 김포 K-14 및 수원 K-13 공군기지에서 미그-15기를 추격·섬멸하는 미공군 제4 전투비행단(4th Fighter-Interceptor Wing)에 소속돼 F-86 세이버(Sabre) 전투기를 몰고 100회 이상 출격하는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런 생생한 전투 경험에 바탕하여 1957년에 쓴 그의 첫 소설 '더 헌터스'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해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곧바로 다음해에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다.

 

 그는 1989년 64세의 나이로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펜포크너상(PEN/Faulkner Award)을 수상하고, 2012년 87세에 그의 단편 모음집인 'Dusk and Other Stories'로 제25회 펜말라무드상(PEN/Malamud Award)을 수상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모음집 중 단편 "20분"은 1996년 스테이시 코크란 감독의 위노나 라이더, 루카스 하스 주연의 'Boys'라는 영화의 바탕이 되었다.


 영화 '추격기'는 1952년 일본 이타미 미공군 비행장에 한국전에 참가할 파일럿들이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註: 이타미(伊丹) 공항은 지금은 오사카(大阪) 공항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한국전쟁 당시 미공군 기지로 사용되었다. 1954년 1월에 마릴린 먼로와 조 디마지오 부부가 허니문 여행 겸 한국전 참전 미군 위문공연차 들렀으며, 영화 '사요나라(1957)'의 촬영장소로도 사용되었다.]

 

 그 무리 속에 제2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 베테랑 에이스로 별명이 '냉혈한(Ice Man)'인 클레브 사빌 소령(로버트 미첨)이 끼어있다. 교토(京都) 주재 미 공군사령부 담당관이 한 사람씩 배치부대 및 숙소 등을 알려주는데 사빌은 K-13(수원 비행장) 제54 전투비행단 소속으로 내일 오전 10시 한국으로 출발하며 오늘 숙소는 BOQ(독신 장교 숙소) 10번이란다.

 

 출국을 하루 앞둔 사빌은 군매점에 가서 우연히 한국으로 함께 전출되는 칼 애보트 중위(리 필립스)를 만난다. 칼은 '더치' 이밀 대령 편대에 소속된다며 자기가 저녁을 내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벌써 술에 만취한 애보트를 택시에 태워 그의 애인과 약속한 장소인 이치반(一番) 식당으로 가는 사빌.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는 금발 미녀를 보는 순간 사랑을 느끼는 사빌…. 밖에 대기시켜 놓은 택시로 정신을 잃은 애보트를 그녀의 집으로 데려다 준다. 막상 집으로 가 보니 애보트와 그녀는 이미 결혼한 사이다.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그제서야 서로 통성명을 한다. 그녀의 이름은 크리스티나, 애칭 크리스(메이 브리트).

 

이튿날 한국에 도착한 사빌과 애보트는 비행단장인 '더치' 이밀 대령(리처드 이건)에게 전입신고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사빌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이밀 대령은 친구의 전입을 반긴다.

 

이밀은 사빌에게 상부의 지시로 미군기가 압록강 건너 중공의 영공으로 진입하지 못하지만, 중공의 미그기는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어느 곳이든 공격한다는 사실 등 작전상의 어려움을 얘기해 준다. 그리고 '케이시 존스'라는 중공군 정예 파이럿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날 몽크 몬카비지 대령(스테이시 해리스)과 사빌 소령이 F-86 세이버기로 전투대결을 벌인다. 사빌이 몬카비지의 꽁무니에 붙는 바람에 사빌이 이긴다. 이에 만족한 이밀 대령은 주입교육을 수료하면 사빌을 편대장에 임명하겠다고 약속한다.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근무하던 사빌은 휴가를 얻어 일본 교토에 가 우체국에서 우연히 크리스티나를 만난다. 그는 그녀를 오찬에 초대한다. 대화를 통해 그녀는 노르웨이 오슬로 출신이며 16세 때 파리로 갔다가 그 후 뉴욕에 가서 회화(繪畵)공부를 계속했고, 거기서 칼 애보트를 만나 결혼했단다.

 

 그러나 애보트가 한국전에 징집되자 그를 가까이서 보살피기 위해 일본으로 왔으나, 소심하고 겁이 많은 그는 그녀에 대해 별 관심이 없으며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은 것을 알게 되는 사빌. '전쟁을 치르는 남자들은 매일 죽음을 마주 하기 때문에 찾아오는 현상'이라며 그녀를 위로하면서도 그녀에 대해 사랑을 느끼는 사빌은 그녀에게 키스하고 사랑을 고백한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사랑을 느끼지만 사빌에게 그러나 아직도 남편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자신감이 부족한 남편을 잘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사빌은 이런 아내를 둔 애보트가 부럽다고 말한다.

 

 사빌이 집을 나서는 순간 또 술에 취해 귀가하는 애보트를 만난다. 애보트는 아내를 의심하며 "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며 "그의 별명이 '냉혈한'이라 감정도 없고, 무신경하고 두려움도 없는 사자(死者) 같은 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그가 고독한 사람 같다"며 "나한테 왜 이런 얘기를 하죠? 내가 당신을 그와 비교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크리스. 하지만 그녀는 서로 이해하고 함께 상의하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남편을 안심시킨다. 그 말에 동의하는 애보트.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온 사빌 소령은 '코브라' 편대장이 된다. 그는 애보트, 코로나(존 가브리엘), 에드 펠(로버트 와그너) 등 위관급 조종사들을 지휘한다. 애보트는 바위 같고 무신경한 사빌의 편대에 들어간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군매점에서 빈 맥주 캔을 쌓고 있던 애보트는 이밀 대령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사빌의 말을 믿지 않고, 자기 아내가 요청해서 그랬을 거라며 둘의 관계를 의심하며 딴지를 거는데….

 

 사빌 편대는 첫 정찰 비행에서 미그기 2대와 조우한다. 펠은 자신의 위치를 이탈하여 기막힌 비행으로 미그기를 격추시키지만 그 바람에 코로나의 비행기가 적의 공격을 받고 수원 기지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폭발해 사망한다.

 

사빌과 애보트는 펠이 코로나를 호위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함으로써 동료가 죽었다고 펠을 호되게 비난하지만, 이밀 대령은 펠의 열정과 비행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젊은 그를 양성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사빌 뿐이라며 편대에 그대로 남기라고 명령한다. 코로나 후임으로 잭슨(로버트 리드)이 참여한다.

 

 사무실 밖에서 기다리던 펠이 공격 전 코로나의 허락을 받고 이탈했다는 거짓말에 대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죽은 그가 불쌍하다고 너스레를 떨자 한방 쳐서 녹아웃시키는 사빌. 그리고 자기 편대에 남으려면 바늘에 실 가듯 편대장의 지시에 복종해야 한다고 단단히 훈계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추격기’(The Hunters·1958) 영화포스터

▲ 군매점에서 내일 같은 비행기로 한국으로 가는 칼 애보트 중위(리 필립스)를 만나는 클레브 사빌 소령(로버트 미첨)

▲ 식당에서 애보트를 기다리고 있는 크리스티나(메이 브리트)를 보는 순간 사랑을 느끼는 사빌. 그러나 그녀는 애보트와 결혼한 사이다.

▲ 사빌 소령과 애보트 중위는 버스로 수원 공군기지에 도착한다. 이륙하는 전투기와 한국 농부가 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더치' 이밀 대령(리처드 이건·왼쪽)과 몽크 몬카비지 대령(스테이시 해리스)이 사빌의 전입을 환영한다.

▲ 몬카비지 대령과 사빌 소령이 전투대결을 벌이기 위해 공항을 이륙한다. 한국 농부와 소들이 보이는데 어딘가 좀 어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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