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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빛’ (하)(Splendor in the G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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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시대에서 풍요사회로 급변하는 
사회 규범 속 청소년의 성 문제를 다룬 수작

 


 

(지난 호에 이어)
 사랑과 청춘의 덫, 사랑이란 욕망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 삶은 사랑의 이름만으로는 결코 아름다워질 수 없다는 것,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소유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그런 저런 느낌과 회한 속에서 디니는 버드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을 버리고 차츰 순수하고 맑은 자신을 되찾아간다. 


 반면 그녀의 부모는 디니를 치료하는 프로이트식 섹스심리치료법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다. 왜냐하면 그녀를 프로이트식 정신치료의 실험 대상으로 삼고 그 비용을 모두 자기들에게 전가시킨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1929년 10월에 버드의 아버지 에이스가 버드를 줄곧 감시해온 사설탐정의 부정적인 보고를 받고 예일대 폴라드 학장을 만나기 위해 뉴 헤이븐에 온다. 학장을 만난 자리에서 버드는 "오로지 농장 생각뿐이기 때문에 공부에 소홀했다"고 털어놓는다. 학장은 학교를 그만두도록 권유하는데, 아버지는 아들 버드가 하층민 식당 여자의 꼬임에 빠져 학업을 중단하게 됐다며 심하게 나무란다.


 그때 주식시장이 붕괴하는 바람에 뉴욕으로 온 에이스는 아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에 들른다. 클럽소유주이자 호스티스인 '텍사스 귀난'(필리스 딜러)이 개그를 한다. "…오늘밤 내가 택시를 타기 위해 파크 애비뉴를 걷고 있을 때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시체들을 피해 가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여러분들은 그렇게 죽지 않길 바래요." [註: 텍사스 귀난(Texas Guinan, 1884~1933)은 텍사스 출신 배우, 영화제작자, 사업가로, 1920년 제정된 '금주법(Prohibition)' 시기에 'speakeasy club'을 만든 여장부로 유명하다. '스피크이지'는 '쉬쉬 조용히 말해라'는 뜻이지만, 당시 법망을 피해 밀주를 만들어 은밀히 마신다는 은어이다. 그녀는 1933년 12월5일 금주법 폐지 꼭 한 달 전인 11월5일에 아메바성 이질에 걸려 캐나다 밴쿠버에서 49세로 사망했다. 이 금주법을 기점으로 마피아 알 카포네(Al Capone, 1899~1947)가 승승장구하게 되는데, 이 흑역사의 시기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가 'Once Upon a Time in America(1984)' 'The Untouchables(1987)' 등이 있다.]


 이미 알거지가 된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아들을 격려하고 무대에 있는 디니를 닮은 여자를 선물로 안겨주며 "이 세상은 네 것이야!"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정말 간밤의 개그처럼 테라스에서 몸을 던져 자살한 아버지의 시체를 확인해야 하는 비운의 버드! 

 

 

 

 


 한편 화사한 차림을 한 건강한 모습의 디니가 요양원을 퇴원하여 2년 6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신시내티로 돌아가서 의사 개업 준비를 하고 있는 존 마스터슨은 디니에게 프로포즈를 한 상태였다. 반면 전 재산을 잃고 과부가 된 스탬퍼 부인(조안나 루스)은 친척들과 살기 위해 마을을 떠났고, 버드의 누이 지니는 교통사고로 죽어 갑부였던 스탬퍼 일가는 풍비박산이 되고 말았다. 

 

 

4. 재회 그리고 이별

 


 버드의 사진을 떼어낸 벽의 빈자리를 보며 그를 만나고 싶어하는 디니는 어머니를 조르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는데, 사실을 직시하는 게 딸에게 이롭다고 판단한 아버지 델 루미스(프레드 스튜어트)는 버드가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친구들이 디니를 데리고 먼지 나는 길을 달려 버드의 농장에 다다른다. 디니는 어색한 표정으로 집안을 둘러본다. 지저분한 작업복 차림으로 건초 트럭에서 일하던 버드와 둘째 아이를 가진 임신복 차림의 안젤리나를 만난다. 바로 뉴 헤이븐 식당 종업원이었던 그녀와 결혼한 것이다. 아이를 안아보는 디니, 짠하다!

 

 

 

 


 버드는 그가 택한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부럽지 않은 풍족한 삶에서 노동에 시달리는 농부의 삶으로 급작스럽게 바뀌어 옛날의 열정과 행복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달은 디니는 "난 다음 달에 신시내티에서 막 개업한 존과 결혼해. …난 행복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하고 말하자 "그게 무슨 말이야? 닥쳐올 것은 꽉 붙들어야 해."하고 대꾸하는 버드.

 

 

 

 

 


 곧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로 차로 돌아가는 디니를 다시 불러 세우는 버드. 뭔가를 기대하고 다가오는 디니…. "다시 만나서 정말로 반갑다." 그게 다였다. "고마워 안녕!"… 젊은 날 순수와 열정으로 그토록 뜨겁게 첫사랑을 했던 두 사람은 다시는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기고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돌아오는 차에서 친구 헤이즐(크리스탈 필드)이 디니에게 아직도 버드를 사랑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그녀는 대답을 하지 않고, 대신 그녀가 낭송하는 워즈워스의 네 줄의 시구(詩句)가 관객에게 전달된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그 시절이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슬퍼하지 말라/ 차라리 그 속 깊이 숨겨진 오묘한 힘을 찾을지라."


 요즘에는 성적 자유를 넘어 성적 개방을 주장하는 세태이지만, 빈곤의 시대에서 풍요 사회로 급변하던 당시는 전통적으로 혼전에는 육체적 순결을 지키는 것이 옳다고 교육을 받아왔고, 순결을 일종의 보험처럼 여겼다. 


따라서 '초원의 빛'에서 틴에이저 디니와 버드를 통해 전통적 사회규범에 의해 억압된 성과 열정, 부모의 전권적인 간섭과 압력, 사회계층 차별 등의 모순이 집중적이고 명료하게 묘사된다. 


 그래서 첫사랑의 아름다움은 초원의 빛처럼 순간적이지만 그 영광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그 속에 숨겨진 힘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이 마지막 가슴 저미는 애틋한 메시지는, 불안한 방황과 정신적 혼란의 시기에 사랑의 시련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극복과 치유의 방법을 제시하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영화 출연시 23세였던 나탈리 우드(Natalie Wood, 1938~1981)는 1957년 19살 때 8세 연상인 미남 스타 로버트 와그너(89)와 결혼했으나 1981년 11월28일, 부부가 함께 요트 여행을 떠났다가 익사체로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가 43세로 사망한지 29년만인 2010년에 동생 라나 우드(73)와 당시 요트 선장이었던 데니스 대번(2006년 'Goodbye Natalie, Goodbye Splendour' 저자)이 나탈리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하였는데, 2018년 2월 로버트 와그너를 처음으로 용의자로 지목해 귀추가 주목된다. (끝)

 

※ 알림: 갤러리아 쏜힐점 문화교실 '손영호의 여행•영화•음악 이야기'가 4월 13일(토) 오후 5시로 변경되었사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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