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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靑春禮讚) 시리즈(VI)-'유스 (Youth)'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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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권태 속 생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청춘' … 조수미의 엔딩곡 화제

 

 

 

 

 "…I’ve got a feeling (난 느끼네). I wish your body like rain (그대 비처럼 움직여주오). I’ll be there, I’ll be there (나 그곳에 가리). I lose all control (난 허물어지네). When you whisper my name (그대 내 이름 속삭일 때).…"  

 


 그동안의 자잘한 감성의 파편들을 모아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가 응축된 가사와 조수미의 풍요로운 감정과 커다란 감동을 주는 목소리가 '유스'의 클라이맥스를 파워풀하게 장식한다. 

 

 

 


 이 곡은 2016년 아카데미상 최우수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지만, 시상식 전에 제작자가 제외시켜 인종적 다양성이 결핍됐다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더욱이 후보자들은 자기의 노래를 모두 불렀는데 조수미는 초대는 받았지만 노래를 부르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제73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도 주제가상 및 최우수 여우조연상(제인 폰다) 후보에 올랐지만 상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나이 어린 여안마사의 나긋나긋한 춤을 보여주고, 노래하는 조수미의 클로스업된 새빨간 입술과 프레드 부인의 흉물스런 얼굴이 오버랩 되기도 하고, 바이올리니스트 물로바의 클로스업된 얼굴, 슬프고도 아름다운 곡을 들으며 관중석에 앉아있는 지미 트리의 눈가에 물기가 어리는 장면 등을 보여준다.

 

 

 


 드디어 곡은 끝났지만 뒤돌아서지 않고 있는 노지휘자의 모습에서 황혼의 쓸쓸함을 느낀다. 그리고 막 돌아섰을 때 믹이 눈에 손으로 망원경을 만들어 쳐다보는 익살스런 모습이 나타난다. 이렇게 남다른 우정의 추억을 떠올리며 영화는 끝난다. 엔딩 크레디트에 데이비드 랭의 'Just (그냥)'가 흘러나오면서….


 '유스(Youth)'는 파올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47) 감독의 '그레이트 뷰티(Great Beauty•2013)'에 이어 두 번째 영어 대사의 영화이다. '그레이트 뷰티'가 노년의 화려함과 그 후의 새벽 같다면 '유스'는 그 새벽을 지새우고 난 노년의 무료한 한낮같은 영화라고 어느 평론가가 묘사했듯이, 삶과 죽음, 젊음과 늙음, 과거와 미래, 화려함과 타락, 결단과 배신 등의 대비를 탐미적인 영상과 음악에 녹아냈다.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에는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 '불멸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스위스의 풍광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간직한 듯한, 그러나 어찌 보면 쓸쓸하고 조용한 전원생활을 통해 호텔에 머물고 있는 군상들을 관찰하며 '그들은 어떻게 살며 삶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인물의 시선은 곧 카메라이며, 머릿속은 영화적 판타지로 이어진다. 삶의 희로애락을 다 겪고 공허함과 고독을 품고 있는 노지휘자의 달관과 관조의 시선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러나 결코 한 주제에 머물지 않는다. 하기야 어떻게 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으랴. 그 어느 누구에게나 삶은 녹록치 않은 것이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던가. 


 '산딸기(Wild Strawberries•1957)'에서 보았듯이 노인의 문제는 늙는다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외로움과 권태의 문제이다. 하여 마사지, 사우나, 온천욕 등 도심 속에서 자유를 팔아 소비의 향락과 편리함에 젖어 스스로의 감옥에 갇히는 생활을 박차고 나와 자연적 또는 인공적 아름다움을 느끼며 삶의 생기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청춘이 아닐는지. 


 인생 칠팔십이면 무심(無心)이요, 천심(天心)이라고 했던가. 어찌 늙어보지 않고 삶을 논하겠는가. 어쩌면 세상은 변한 게 없는데 우리의 감정이 변하기 때문에 달리 보이는 지도 모른다. 사랑과 배려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올해로 84세가 된 마이클 케인(Michael Caine) 경(卿)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매 10년마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유일한 두 배우 중 한 사람으로 기록되었다. 다른 배우는 '버킷 리스트(2007)'에서 소개했던 잭 니콜슨이다. 2000년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특히 생선시장 짐꾼이었던 아버지와 요리사였던 어머니 밑에서 가난에 찌든 생활을 겪은 마이클 케인은 1952~1954년 군복무 시절 한국전쟁에 영국군으로 참전하였는데, 그 때의 생사를 가르는 치열한 전투를 마주하면서 공산주의를 혐오하게 되었고, 그 경험은 그의 캐릭터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후 1956년 영화 '지옥의 코리아(A Hill in Korea 또는 Hell in Korea)'에 로키어 일병으로 출연한 것이 영화배우의 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었고, 또 청소년 범죄와의 전쟁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는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을 6개월만 군에 입대시키면 나라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배우게 되고, 그들이 군복무를 끝내면 범죄보다는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늘상 주장했다.


 마이클 케인은 루이스 길버트(97) 감독의 '리타 길들이기(Educating Rita•1983)'에서 프랭크 브라이언트 교수 역으로 영국 아카데미(BAFTA) 및 골든 글로브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 후 우디 앨런(82) 감독의 '한나와 그 자매들(Hannah and Her Sisters•1986)'에서 한나 역의 미아 패로우의 남편 엘리어트 역으로 첫 번째 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사이더 하우스(The Cider House Rules•1999)'에서 의사 윌버 라치 역으로 두 번째 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최근에 '인터스텔라(Interstellar•2014)',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The Secret Service•2015)' 등에서 열연을 펼쳐 나이가 들수록 완숙해지는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마치 소렌티노 감독 자신의 미래를 투영한 듯 창작자의 행복과 고통, 숙명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믹 보일 역의 하비 케이틀(Harvey Keitel•78) 역시 인상적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비열한 거리(Mean Streets•1973)'와 '택시 드라이버(1976)'에서 로버트 드 니로와 공연한 것이 히트를 쳤다. 그 후 제인 캠피언 감독의 '피아노(1993)', 퀜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1994)',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1996)' 등과 최근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에서 악역으로 나와 우리와도 친숙한 배우이다.


 레나 역의 레이철 바이스(Rachel Weisz•47)는 '미이라(1999)'와 '미이라 2(2001)' 시리즈로 우리와 안면을 튼 배우이다. 특히 007시리즈 6대 제임스 본드 역으로 잘 알려진 대니얼 크레이그와 2011년 6월에 뉴욕에서 단 4명의 게스트만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회자되었다.


 2005년 '콘스탄트 가드너'에서 레이프 파인스(Ralph Fiennes)의 상대역인 테사 역으로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및 미국 배우조합 상에서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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