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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포 유‘ (Song for Mari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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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靑春禮讚) 시리즈(V)
못다한 노래, 오늘이 남은 인생이 시작되는 첫날인 것을!

 

 

 

 (지난 호에 이어)
 노래가 끝나자 심사관은 누구보다 박수를 많이 치는 가운데 엘리자베스가 매리언을 포옹하고, 제임스와 제니퍼가 매리언과 포옹한다. 그러나 절대 아내나 합창단원들에게 칭찬의 한마디를 건넬 수가 없는 아서는 혼자 한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내야 하는 두려움, 통렬한 슬픔과 고통을 표현할 길이 없는 아서는 이 공포와 좌절감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까다롭고 퉁명스럽고 딱하게 보이는 것이다. 다만 감정의 경계가 없는 핏줄인 아들에게만 불안정한 내면의 갈등을 표출하는 것이다. 


 여기서 스크립트에는 없는 테렌스 스탬프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단순히 허공을 응시하는 연기만으로도 마음의 갈등을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리언은 그를 달리 본다. 그녀가 노래할 때 남편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가슴이 찢어질 듯한 감동으로 표현하여 관중들 모두의 심금을 울린 것이다. 


 엘리자베스가 찾아와서,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남은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 주는 아서를 나무란다. 


 매리언의 휠체어를 밀고 함께 온 합창단원 친구들. 매리언이 "당신이랑 집에 가서 쉬고 싶어."라고 하자 "당신 친구들과 있고 싶지 않아?"하며 되묻는 아서. 

 

 

 


 집에 돌아온 두 사람. 이제야 "당신 오늘 행복해 보이던데, 난 뭔지…남편이 돼서 뭐 하나 해준 것도 없고… 미안해, 정말 미안해!"하고 진심을 털어놓는 아서. 그러나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당신과 함께 있으면 늘 행복하다."며 아서의 손을 꼭 붙잡고 "아서 해리스, 사랑해. 빛이 없던 내 삶에 당신이 나타난 순간 난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기분이었어. 나의 든든한 바위!"라고 말하는 매리언. 


 비록 플래시백(과거회상)이나 해설은 없지만, 이 간결한 대화를 통해 노부부는 오랜 결혼생활 동안 처음부터 그들의 관계가 항상 그러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아서가 울먹이며 말한다. "당신 떠나지 마! 죽지 말라고. 제발!" '행복의 원천'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참을 수 없는 아서. "이제 좀 쉬어야겠다."고 힘없이 말하는 매리언…. 그리고 매리언은 합창대회 본선 대회에 오르기 전에 본인의 자리를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다. 


 아들 제임스가 어머니 방에 있는 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방 문을 노크하지만 인기척이 없다. 이때 방 안에서 들려오던 아서의 피맺힌 절규가 너무 슬프다. 사랑하던 아내를 잃은 슬픔을 그 어디에 비길 수 있으리오.


 아서의 기쁨과 행복은 오로지 아내로부터 나온다. 아내가 있으면 그는 부드러워지고 미소 짓는다. 서로가 침실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 받는 것은 진부하고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정말로 필요할 때 명백한 진실성을 가지는 말이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데 조문을 온 합창단 친구들 중 수자타(타루 드바니)가 인디아어로 슬픈 애도의 노래를 부른다. "이제 편히 잠들어요. 우리 친구 매리언. 가슴으로 기억할게요. 따스한 사랑과 미소, 우리 곁에 영원히…" 


 하지만 아서는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며 더욱 세상과 소통을 단절하려 하고, 외아들 제임스는 매리언과 사이가 좋아 그나마 집에 자주 오곤 했는데, 아내가 떠나고 나자 아서는 서로 더 이상 안 보는 게 좋겠다며 아들에게마저 절교를 선언한다. 

 

 

 


 매일 아내의 묘지를 찾아 일상을 보고하는 아서. 묘비에는 '훌륭한 아내이며 어머니, 매리언 해리스의 묘(1941~2011)'로 적혀있다. 그러니까 70세에 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엘리자베스가 아서 집을 방문한다. 예선을 통과하여 본선 진출을 했다며 매리언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한다. 아서의 모난 부분을 부드럽게 해주던 매리언이 떠난 지금, 아서는 예전 같지 않으며 자기에게는 매리언이 생의 전부였고 그래서 하고 싶은 게 없다고 잘라 말한다. 


 묘소로 가다 제임스가 와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잠깐 노래 교실로 발길을 돌리는 아서. 안에서는 티모시(베리 마틴)가 손수 지은 매리언 추모시를 읊는다. 이를 바깥에서 엿듣는 아서. 

 

 

 


 밤늦게 노래 교실에서 나오는 엘리자베스를 기다리던 아서는 그녀의 차속에서 평소와는 달리 정장을 한 이유를 묻자 데이트 약속이 있다고 말한다. 'How Do You Speak to an Angel'이란 노래를 부르는 아서. 이에 엘리자베스가 '매리언도 노래 잘 하는 거 알았냐'고 묻자 그는 씩 웃으며 '그렇다'고 대답한다. 


 한 밤 중에 초인종 소리에 잠을 깨는 아서.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는데, 뜻밖에도 엘리자베스다. 자기는 완전 폭탄이라며 사귀는 남자에게 차였다는 것이다. 애들 가르치고 노인 합창 지도 하느라 연애 할 시간이 없어 연애 기술도 없고 상의할 또래 친구도 없는 게 문제라는 그녀는 모든 게 자기 탓이라고 말한다. 


 아서는 "매리언과 결혼한 게 기적"이라며 "서로 너무 달랐는데, 그녀는 '누구든 자기 짝이 있다'고 말했다."며 "힘들더라도 기다려 보라. 자네는 좋은 사람이니 좋은 사람 만날 거야"라고 격려한다. 이에 위로를 받은 그녀는 아서가 부른 택시로 돌아간다.

 

 

 


 다음날 노래교실이 끝나고 엘리자베스를 찾아온 아서는 그녀 앞에서 'The Most Beautiful Girl'을 불러 보인다. 아서의 노래 실력을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합창단에 가입을 권유하고, 아서는 마지못해 합창단에 참여, 본선대회에 참가를 결심하게 된다. 


 제니퍼의 학교로 가는 아서. 마침 운동장에서 놀고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펜스 너머로 사탕을 전해주며 할머니 묘소 갈 때 같이 가자고 한다. 마음이 서서히 열려가는 증거이리라. 사실 귀여운 손녀 제니퍼는 아서의 음악적 자아 발견을 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Love Shack', 'Ain't Nobody'를 연습하는 합창단. 로보트 댄스를 가르치는 엘리자베스. 그러나 몸이 굳어있는 티모시가 과도한 동작으로 목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가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나중에 목기브스를 하고 합창에 참여한다.


 한창 본선 진출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소포가 아서 집으로 배달된다. 그것은 매리언이 사용하던 것과 같은 MP3 기기로 엘리자베스가 보낸 것이다. 곡과 가사 등을 마음에 들어하는 아서.


 이어폰을 꽂고 매리언 묘소에서 나오다 벤치에 앉아있는 제임스를 만난다. 그러나 제임스는 아버지가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본 체도 않고 가버린다. 힘없이 돌아가는 노인네의 뒷모습이 너무 외롭고 처량해 보인다.


 어느 날, 본선대회에서 솔로를 하기로 되어있는 아서는 엘리자베스의 격려의 말에 용기를 내어 화해하기 위해 아들집을 방문한다. 그러나 제임스는 아버지의 방문이 의외란 듯 평생 아들놈을 못마땅해 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아버지를 문전박대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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