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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Shan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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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심각한 카우보이 세계를 
인간적•낭만적으로 표현한 걸작 


 

 

 

  이제 프레드 루이스 가족을 포함한 많은 거주민들이 작별인사를 나누고 이 마을을 떠나려고 한다. 스타렛이 연설한다. "토리는 아주 용감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그에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 우리가 힘들게 일구어 농장을 만들고 가족을 부양해 온 이 땅을 포기할 수는 없다. 라이커는 소만 키우지만 우리는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을 강인하고 훌륭하게 키우는 일이다. 하나님은 이 땅을 라이커 한 사람을 위해 주신 게 아니다."

 

 

 


  스타렛이 중간에 지쳐 잠깐 쉬는 사이, 셰인이 계속한다. "여러분들이 머물러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의 가족, 부인과 아이들입니다. 여러분은 여기서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그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요."

 

 


  이때 라이커 일당들이 루이스가 떠나고 없는 집을 불태워 연기가 솟아오른다. 조 스타렛의 리더십 아래 이보다 더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함께 뭉치기로 결심한 거주민들은 이곳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합심해서 루이스의 집을 새로 짓겠다며 물을 길러 불을 진화한다. 


  그날 밤 라이커는 스타렛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여 그가 총을 뽑도록 성질을 돋운 후 그때 윌슨이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고는, 모건과 2명의 부하를 스타렛에게 보내 라이커와의 1대1 평화 협상을 제의한다. 이를 수락하는 스타렛. 


  그들이 떠나자마자 크리스 캘러웨이가 은밀히 셰인을 찾아온다. 그는 라이커와 손을 떼기로 결심했다며 협상 제의는 스타렛을 죽이기 위한 라이커의 술책이라고 알려준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찾아준 크리스에게 고맙다며 악수를 청하는 셰인. 매 끝에 정든다고 했던가….


  강직한 스타렛이 말에 안장을 얹고 총을 들고 악당들을 상대하러 가려고 하는데 셰인은 자기가 대신 가겠다고 한다. 스타렛은 윌슨의 적수가 안 될 뿐 아니라 그것은 자살행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었다. 마리언이 남편더러 "겁 많은 것을 감추기 위해 어리석은 자존심을 내세운다."며 한사코 가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스타렛은 만일 자신이 돌아오지 않으면 셰인이 마리언과 조이를 더 잘 돌봐줄 것이라며 아내에게 그의 단호한 결심을 길게 설명한다. 이에 대해 마리언은 "그러면 내가 기뻐할 것 같아요?"하고 쏘아붙인다.


  그 사이 셰인은 녹비옷으로 갈아입고 처음으로 허리에 총을 차고 나타난다. 남편의 완강한 고집을 꺾을 수 없던 마리언은 이젠 둘 다 미쳤다고 방방 뛰는데…. 스타렛과 그의 갈 길을 막는 셰인 사이에 한바탕 격투가 벌어진다. 막상막하의 싸움에서 부득불 스타렛을 총머리로 때려눕히는 셰인. 이 광경을 목격한 조이는 화를 내며 "비겁한 셰인이 밉다!"고 내뱉는다. 


셰인이 스타렛의 권총을 뽑아 감추라며 마리언에게 준다. 그녀가 "총은 안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라고 하자 "이제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셰인. 마리안이 "나 때문이냐?"고 묻자 셰인은 "(존경심을 나타내며) 그래요. 당신과 조, 그리고 조이를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마리언이 "그럼 우린 영원히 못 보게 되나요?"하고 묻자 "영원은 너무 긴 시간이죠, 부인. 조에게 미안하다고 전해 줘요."라는 셰인. 그러자 마리언은 "안 그래도 돼요."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마리언이 그동안 말 못한 연정을 드러내는 셰인과의 마지막 대화이다. 마리언이 마지막 키스를 할 태세로 셰인에게 다가서는데, 조이가 아빠가 깨어났다고 부르는 바람에 악수로 대신하고 "조심해야 돼요."라는 부탁과 함께 헤어지는 애틋한 장면이다.

 

 

  셰인이 홀로 멀리 사라지자 어머니로부터 아버지를 구하기 위한 의로운 행동이었음을 이해한 조이는 "미안해요, 셰인! 셰인, 미안해요!"라며 사과하기 위해 밤새 뛰어서 그를 뒤쫓아간다. 이때 토리의 개도 뒤따른다. 아주 천천히 말을 몰고가는 셰인과는 달리 지름길인 묘지 언덕을 넘어 읍내로 달려가는 조이.


  드디어 그래프튼 주점에 나타난 셰인. 실내 뒷켠에 앉아있는 라이커, 벽을 등지고 앉아있는 윌슨과 맞딱뜨린다. 그 전에 모건은 윗층 발코니에 올라가 숨어있다. 그때 토리의 개와 함께 도착한 땀범벅이 된 조이가 입구 반쪽문 아래에서 이를 지켜본다. 


  셰인이 라이커에게 "당신은 너무 오래 살았어. 당신 시대는 끝났어. 나나 당신은 구 시대의 유물이야."라고 말하지만 라이커는 그 말의 뜻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 (미국 사회가 남북 갈등을 겪고 인디언을 죽이며 개척하던 카우보이 시대에서 안정적인 정착 중심의 단계로 바뀌었음을 암시.) 

 


  그리고 의자에서 일어나 접근하는 윌슨에게 (이때 주점에 있던 개가 슬며시 일어나 둘 사이의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듯 슬금슬금 바를 가로질러 그 자리를 피한다. 셰인과 윌슨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을 절묘하게 묘사한 장면이다. 또 이 개는 앞에서 윌슨이 처음 나타났을 때도 그랬던 것으로 보아 어쩌면 개보다 못한 윌슨의 사악함의 은유일 수도 있겠다.)

 

 

 

 

"내가 듣기로는 네 놈은 비열한 거짓말쟁이 양키!"라고 내뱉자 윌슨은 토리를 죽일 때와 똑같이 냉혹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증명해 보이라"고 말하는 순간 셰인의 총이 먼저 불을 뿜는다. 2발 연속! 그때 라이커가 숨겨놓은 총을 겨누는 순간 셰인의 한 발의 총성과 함께 뒤로 나자빠진다. 


  그리고 총을 총대에 집어넣고 바를 나가려는 찰나, 2층 어두운 발코니에 숨어있던 모건이 라이플을 겨누는데 이를 본 조이가 경고를 주자 셰인은 뒤돌아서며 그도 사살한다. 하지만 자신도 팔에 부상을 입는다.

 

  라이커 일당들이 소탕되고 거주민들이 승리했다. 셰인은 조이에게 "이제 부모님께 돌아가거라,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한다. 부모님 잘 돌봐드려라"며 "어머니에게 더 이상 마을에 총이 필요없다고 말씀드려라"고 말한 뒤 또다시 방랑의 세계로 떠난다. 어린 조이는 자기의 우상인 셰인과의 이별에 눈물을 흘리며 "셰인! 돌아와요!(Shane! Come Back!)라고 소리친다. 계곡에 메아리치는 이 대사는 미국 영화사에서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긴 명대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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