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Niagara)" (하)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관과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의 장관이 어우러진 

 마릴린 먼로는 3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고 이 중 여러 작품에서 직접 노래하는 등 배우로서는 인정받았지만, 결혼생활은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Joe" DiMaggio, 1914~1999), 극작가 아서 밀러(Arthur Miller, 1915~2005)와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등 행복하지 않았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4년 2월 참전 미군 위문 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1962년 8월5일 먼로는 집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검시 결과는 수면제 과다 복용이었지만 자살이었는지 타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먼로의 죽음에 대한 의혹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디마지오는 그녀가 살해당했다고 굳게 믿었으며 그 때문에 평생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것을 자책했다고 한다. 디마지오가 1999년에 사망할 때까지 매주 세 번 그녀의 무덤에 장미꽃을 바친 사연은 유명하다.

▲ 도망치는 아내 로즈를 미행하는 조지 루미스(조셉 코튼)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조지 쿠커 감독이 1962년 Somethings Got to Give라는 영화를 만들 때였다. 주역은 마릴린 먼로와 딘 마틴이었는데 먼로가 걸핏하면 세트장에 나타나지 않고 상습적인 연기 실수 등의 버릇 때문에 32일 동안에 영화의 7분여에 상당하는 부분밖에 촬영하지 못했다. 그때 먼로는 뉴욕으로 가서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렸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하여 케네디 대통령의 생일 축하 노래를 직접 불렀다 ― 이것이 유명한 "Happy Birthday, Mr. President"이다.

 한편 20세기 폭스사는 이로 인해 2백만 달러의 손해가 발생하자 그녀를 해고해 버리고 새로이 캐스팅하여 다시 촬영하는 것으로 방향을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딘 마틴이 원래 상대역인 먼로를 강력 요청하여 다시 등용했으나 그로부터 두 달도 안 돼 먼로가 사망했던 것이다.

▲ 결국 종탑의 편종 밑 계단에서 남편 조지에게 목졸려 살해되는 로즈. 하이 앵글, 딥 포커스 촬영이 일품이다.

 착하고 마음씨 좋은 폴리 역의 진 피터스(Sean Peters, 1926~2000)는 19살 때인 1945년 가을, 미스 오하이오 선발대회에 출전하여 퀸왕관을 쓴 경력이 있지만 진작 그녀는 솔직하고 섹시하지 않은 역할을 선호했다고 한다. 그녀는 1950년대에 특히 1954년 작품들인 애천(愛泉•Three Coins in the Fountain)과 서부 영화 아파치(Apache)와 부러진 창(Broken Lance)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 다음해 피터라 불린 사나이(A Man Called Peter)를 마지막으로 연기생활을 접고, 1957년 유명한 하워드 휴즈와 결혼했다. 

 아시다시피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 1905~1976)는 미국의 투자가, 비행사, 공학자, 영화제작자 및 감독, 자선가 등 공학적 재능과 천재적 사업 수완으로 자수성가하여 억만장자가 된 인물이다.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언제나 모험을 즐기는 기이한 행동을 일삼으면서도 밝힐 수 없는 자신만의 비밀을 가진 독특한 인물이기도 했다.

 특히 마블 코믹스의 편집자이자 작가였던 스탠 리가 창조한 캐릭터 아이언맨(Iron Man)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모티브가 바로 하워드 휴즈다.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에비에이터(The Aviator•2004)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하워드 휴즈 역으로 1920년대부터 1947년 H-4 허큘리스, 일명 스프루스 구스의 성공적 비행까지의 그의 일대기를 열연하여 아카데미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5개를 휩쓸기도 했다. 
 아무튼 진 피터스는 1971년 바람둥이 하워드 휴즈와 이혼하고 평생 동안 연 7만 달러씩 생활비만 지급 받고 휴즈의 재산에 관한 모든 권리를 포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녀는 휴즈가 사랑했던 유일한 여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 바람의 동굴을 지나 난간을 걸어가다 일행과 떨어진 폴리. 이때 조지가 나타나 "자기를 죽은 것으로 해 달라"고 부탁한다.

▲ 나이아가라 폭포 바로 앞 바위에서 헬리콥터의 구조를 기다리는 폴리(진 피터스). 조지는 폴리를 이 바위로 탈출시키고 자신은 보트와 함께 폭포 아래로 떨어져 죽는다.

 하지만 휴즈의 집사들이 그녀가 어디를 가든 항상 감시를 했다고 하는데, 나이아가라를 촬영할 때 진 피터스의 남편 역의 맥스 쇼월터는 그녀와 가까운 친구가 되면서부터 휴즈의 안전요원의 감시를 받았다고 실토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진 피터스는 이혼 후에 하워드 휴즈 부인으로 불리는 것을 꺼려했다고 한다.

 진 피터스는 나이아가라 영화 속 폴리처럼 착하고 참한 여자였다. 1988년에 Murder, She Wrote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바 있는데 그것이 그녀의 최종 연기였다. 피터스는 백혈병으로 2000년에 74세 생일을 이틀 앞두고 사망하여 캘리포니아 컬버시 성십자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헨리 헤서웨이(Henry Hathaway, 1898~1985) 감독은 우리에게 특히 존 웨인과 인연을 맺은 서부영화의 거장으로 많이 알려졌다. 기억나는 작품으로는 타이론 파워, 수전 헤이워드 주연의 로하이드(Rawhide•1951), 제임스 메이슨, 제시카 탠디 주연의 사막의 여우 롬멜(The Desert Fox: The Story of Rommel•1951), 존 웨인, 스튜어트 그레인저 주연의 알래스카의 혼(North to Alaska•1960), 서부개척사(How the West Was Won•1962), 스티브 맥퀸 주연의 네바다 스미스(Nevada Smith•1966) 등이 있다.
 헤서웨이 감독의 마지막 65번째 작품은 1974년 제작한 Hangup이었다. 그는 1985년 심장마비로 87세의 삶을 마감했고 캘리포니아 컬버 시티 성 십자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끝으로 나이아가라의 음악감독 솔 카플란(Sol Kaplan, 1919~1990)은 타이타닉(Titanic•1953), 세상의 소금(Salt of the Earth•1954) 등으로 알려진 작곡가였으나, 매카시즘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올라 활동에 많은 제약과 고통을 받았다. 프란시스 헤플린과 결혼하여 1남2녀를 두었는데, 프란시스는 영화 셰인(Shane•1953)에서 조 스타렛 역으로 나왔던 밴 헤플린의 여동생이다.

▲ 한국전쟁 당시인 1954년 2월 참전 미군 위문 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 

 특히 그의 아들 조나던 카플란은 피고인(The Accused•1988)의 제작 및 감독으로 유명세를 탔는데, 주인공 조디 포스터에게 첫 번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 조셉 코튼에 대해서는 본보 2015년 5월1일자 가스등 하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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