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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아가라(Niagara)"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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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5

"나이아가라(Niagara)" (상)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관과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의 장관이 어우러진

 

 

 

 학창 시절 나이아가라 폭포를 처음 보고 한없이 동경하게 만든 영화가 나이아가라(Niagara•1953)였다. 또 나이아가라의 어원(語源)이 네 가람(강의 옛말)이라는 얘기도 있을 때였다. 믿거나 말거나 네 개의 강줄기가 모여 폭포를 이룬다 하여 동이족(東夷族)의 후예인 인디언이 붙인 이름이 변하여 나이아가라로 됐다는 썰이다.


 하여튼 그 꿈을 이룬 것이 그로부터 15년여 지난 1982년 겨울이었다. 회사일로 토론토에 온 김에 실제로 가보고는 영화에서의 장대한 스케일보다는 다소 왜소하게 보여 조금 실망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때는 영화의 주인공 마릴린 먼로가 죽은지 20년이 지났고 영화 제작한지 30년쯤 되었을 때니 폭포 절벽도 좀 깎였을 테고 그 주변이 많이 개발된 탓에 더 작게 보였는지도 모를 터였다.


 나이아가라 또는 나이아가라 폭포라는 제목을 단 영화가 여러 편 있었지만 이 영화만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영화는 없지 싶다. 1953년 테크니칼러 스릴러 느와르 작품. 20세기 폭스사 배급. 감독 헨리 헤서웨이. 출연 조셉 코튼, 마릴린 먼로, 진 피터스, 케이시 애덤즈(맥스 쇼월터). 러닝타임 92분.


 첫 장면은 미국쪽 나이아가라 폭포. "이 폭포는 왜 새벽 5시에 나를 불러내는 걸까? 자기가 얼마나 크고 내가 얼마나 작은지 보여주려고? 혼자서도 잘 흘러내린다는 확신을 주려고? 그럼 증명은 된 것이다. 왜 아니겠는가? 만년이나 이렇게 있었는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한가? 시간만 있다면 나도 그럴 수 있는데…."

 

 


 이렇게 독백하며 새벽에 혼자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숙소인 무지개 오두막(Rainbow Cabins)으로 돌아오는 조지 루미스(조셉 코튼). 침대에 누워 담배를 피우던 아내 로즈 루미스(마릴린 먼로)는 조지의 인기척이 나자 곧바로 자는 척을 하고, 조지가 "로즈!"라고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장면은 바뀌어 나이아가라 폭포 전경과 레인보우 다리 및 종탑 등을 보여주는데, 결혼한 지 3년 만에 뒤늦게 차로 신혼여행을 온 폴리(진 피터스)와 레이 커틀러(맥스 쇼월터) 부부가 캐나다쪽으로 입국한다. 그들이 예약한 전망 좋은 방은 루미스 부부가 아직 체크아웃 하지 않고 머무르고 있다. 로즈는 조지가 최근에 육군 정신 병원에서 제대하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통 잠을 못 자는데 이제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며 양해를 구한다. 커틀러 부부는 그 말을 듣고 점잖게 그들과 방을 바꿔준다. 두 부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잠시 후 커틀러 부부는, 로즈가 시장에 간다며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고 엉덩이를 흔들며 섹시하게 걷는 뒷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본다. 이른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먼로 워킹이다. 로즈는 조지보다 젊고 아주 매력적인 여자인 반면 조지는 질투심과 의기소침하여 화를 잘 낸다. 그들의 결혼은 문제투성이다.


 다음날 나이아가라 폭포를 투어하는 커틀러 부부. 안개 속의 소녀(Maid of the Mist) 보트 투어 후 터널 관광을 하기 위해 신발을 맡기고 비옷을 입고 터널 바깥 물보라가 치는 폭포 아래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러다가 폴리는 장보러 간다던 로즈가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고 있는 광경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그날 저녁 숙소로 돌아온 로즈가 샤워를 하는 동안 로즈의 옷속에서 담배를 찾다가 터널 입장권을 발견한 조지… 샤워를 끝내고 야한 옷으로 갈아입은 로즈는 숙소의 야외마당에서 춤추는 사람들 사이로 걸어가 키스(Kiss) ― 마릴린 먼로가 직접 부른 노래이다 ― 라는 레코드판을 튼다. 이 노래가 조지를 자극하여 방에서 뛰쳐나온 그는 흥분해서 레코드판을 박살낸다. 

 

 


 분란을 일으킨 조지는 손을 다치고, 착한 폴리가 로즈를 대신해서 조지를 치료해준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로즈와의 관계를 털어놓는 조지. 로즈는 맥주집 종업원이었고 자기는 목장을 경영했는데 하는 것마다 실패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노래는 로즈의 은밀한 의미가 담긴 것으로 그가 의심했기 때문이었고 그럴수록 로즈에게 더 집착한다. 질투 때문에 혹은 사랑하기 때문에?…


 치료를 하는 동안 폭포의 야경이 펼쳐진다. 조지는 폴리에게 말한다. "당신은 젊고 사랑에 빠져 있소. 경고하는데 저 폭포처럼 마음대로 흘러가게 놔두면 안 돼요. 저 폭포 위의 강을 본 적 있소? 조용하고 잔잔하죠. 통나무를 던져도 조용히 떠 있을 뿐이오. 내버려 두면 더욱 빨라져서 바위에 부딪히고 그리고는 더 빨라져서 아무도 제지할 수 없게 돼 버리죠. 그냥 그렇게 가 버려요…" 


 폴리가 말한다. "걱정 마세요. 전 조용히 떠 있는 통나무니까요." 이 영화의 종말을 예고하는 대사다.


 한편 은밀히 자신과 바람을 피우던 내연남 패트릭(리처드 앨런)에게 전화를 거는 로즈. 사람들 앞에서 소동을 벌여 놨으니, 내일이 조지를 처치할 기회라고 말한다.


 다음날 로즈는 폭포 터널로 조지를 유인한다. 자신은 터널로 가지 않고 조지와 패트릭을 폭포 아래로 같이 내려가게 만드는 로즈. 그러기 전에 패트릭은 터널 기념품 가게에 나타난 로즈에게 쪽지를 남긴다. "모든 일이 잘 되면 무지개 종탑에서 우리들의 노래(키스)가 명종(鳴鐘)으로 연주될 거야. 그럼 시카고에서 보자구." 숙소로 돌아온 로즈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조지를 찾아 헤맨다.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연극이다.


 조지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로즈는 커틀러 부부와 함께 폭포터널 기념품 가게에서 스타키(데니스 오디아) 형사를 만난다. 터널 입구에 맡겨진 조지의 신발을 로즈에게 확인하는 스타키. 그리고 커틀러 부부의 차로 숙소로 돌아가려던 순간 종탑에서 키스의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조지의 신발도 확인했고 약속했던 노래도 나오니 로즈는 패트릭이 드디어 조지를 해치웠다고 믿고 반사적으로 차에서 내려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종탑쪽으로 걸어간다. 이때 마릴린 먼로의 뒷모습, 즉 먼로 워킹을 20초 가량 길게 보여주는데 그녀의 관능미가 물씬 베어나는 명장면이다.


 그러나 사실은 조지가 정당방위로 패트릭을 살해하고 그의 신발을 자기 것과 바꿔치기 하여 시체를 폭포에 내버려, 경찰이 조지가 살해된 것으로 믿게 했던 것이다. 드디어 월풀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은 시체 한 구를 인양하고 로즈를 불러 시체확인을 하게 한다. 카버를 벗긴 얼굴을 본 로즈는 크게 놀라며 실신하여 병원으로 옮겨진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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