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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에이저스토리(The Young Ones)'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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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靑春禮讚) 시리즈(I)

'틴에이저스토리(The Young Ones)' (상)

 

 

 "청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鼓動)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 '틴에이저 스토리(The Young Ones·1961)' 영화포스터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은 얼음이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내는 것이 따뜻한 봄바람이다.

▲ 금요일 밤, 웨스트 런던에 있는 심킨스 유스 클럽(Simpkins Yough Club)에 가기 전 멋을 내고 정장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

 

 인생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 보내는 것은 청춘의 끓는 피다.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랑의 풀이 돋고, 이상의 꽃이 피고, 희망의 놀이 뜨고, 열락(悅樂)의 새가 운다.…"

 

 소설가, 수필가이며 언론인이었던 우보(牛步) 민태원(閔泰瑗, 1894~1935)의 수필 '청춘예찬(靑春禮讚)'의 시작부분이다. 우리의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도 실렸던 유명한 글이다.

▲ 유스 클럽에서 더 섀도우즈(The Shadows)의 반주와 니키(클리프 리처드)의 노래에 맞춰 춤추고 있는 젊은이들.

 

 봄이다. 청춘, 즉 젊음과 관련된 영화시리즈를 소개할까 해서 서두가 좀 길어졌다. 미리 얘기하지만 젊음이 있으면 늙음이 있는 법, 청춘과 관련된 영화뿐만 아니라 노인과 관련된 영화도 몇 편을 골라 함께 아우르는 장을 열어볼까 한다.

 

 먼저 젊음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부터 시작해 보자. 필자가 10대 때 보고 홀딱 반했던 영화 중에 '틴에이저 스토리'라는 작품이 있었다. 제목만 들어서는 선뜻 감이 오지 않겠지만 원제는 '젊은이들(The Young Ones)' (미국에서는 'It's Wonderful To Be Young!'으로 개봉)로 원제목의 팝송은 지금도 애창되는 곡이다.

 

 '더 영 원즈'는 클리프 리처드(Cliff Richard·77)'가 주연한 뮤지컬 3부작 중 제1편으로 시드니 J. 퓨리(Sidney J. Furie·84) 감독이 제작한 1961년 영국 영화이다. 영국에서는 워너-파테, 미국에서는 파라마운트가 배급사였고, 러닝타임 108분.

 

 시네마스코프 대형 화면에 펼쳐지는 오픈 크레디트가 재미있고 칼러풀하다. 주말이라 건설공사장에서, 식당에서, 발레댄스장 등에서 일하던 젊은이들이 멋을 내고 정장을 하고 웨스트 런던에 있는 심킨스 유스 클럽(Simpkins Youth Club)으로 모여든다.

 

 니키(클리프 리처드)가 '더 섀도우즈(The Shadows)'의 반주에 맞춰 '금요일 밤(Friday Night)'과 ‘Got A Funny Feeling' 노래를 부르고 이에 맞춰 모두가 흥겹게 춤을 춘다. 로큰롤(Rock'n Roll) 스타일의 이들 노래는 마치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듣는 듯하다.

▲ 유스 클럽에서 니키(클리프 리처드)가 여자 친구 토니(캐롤 그레이)와 다정하게 춤을 추고 있다.

 

 이때 한 젊은이가 신문에 난 기사를 들고와 읽는다. 웨스트 런던의 건물주인 백만장자 재벌인 해밀턴 블랙(로버트 몰리)이 이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20층짜리 고층빌딩을 짓는다는 내용이다. 유스클럽에게는 청천벽력같은 뉴스다.

▲ '불가능한 것은 없다(Nothing's Impossible)'란 노래를 부르며 니키는 애인 토니(캐롤 그레이)를 안심시키는데, 둘의 안무가 절묘하다.

 

 니키는 여자 친구 토니(캐롤 그레이)가 해밀턴을 원망하며 절망하자 '불가능한 것은 없다(Nothing's Impossible)'란 노래를 부르며 그녀를 안심시킨다. 이때의 두 사람의 안무가 절묘하다. 삭막한 정원이 꽃동산으로 변하고, 가로막힌 쇠창살문을 공중으로 날아서, 때론 쇠창살을 옆으로 젖혀 그 사이로 통과하는 등의 장면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젊음의 나래를 펴는 듯 경쾌하고 활기차다. 그렇다!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랑의 풀이 돋고, 이상의 꽃이 피고, 희망의 놀이 뜨고, 열락의 새가 운다."

▲ 니키는 유스 클럽을 위해 아버지 해밀턴 블랙(로버트 몰리·왼쪽)을 설득하려 노력하지만….

 

 장면은 바뀌어 니키의 집. 그의 아버지 해밀턴 블랙이 새 고층빌딩의 미니어처와 설계도를 보며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니키는 유스 클럽을 위해 아버지를 설득하려 노력하지만, 그가 유스 클럽의 가수임을 모르는 해밀턴은 11일 안에 1,500파운드를 내면 리스계약을 갱신해 주겠다고 말한다.

 

 니키의 얘기를 듣고 실의에 빠진 여자친구 토니와 함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비키니복의 젊음이 발산하는 해수욕장을 거닐며 데이트를 하면서, 니키가 용기를 잃지 말자며 부른 노래가 유명한 '더 영 원즈'다.

 

 "젊은이들은 다 함께 꿈을 꾸고, 불확실한 미래를 마냥 기다리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하고 사랑을 하는…" 가사는 한마디로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의 영어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노래는 1960년대뿐만 아니라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클리프 리처드의 최고의 히트곡으로 꼽힌다. <더 영 원즈, www.youtube.com/watch?v=-Q5nBoKdAk0>

 

 유스 클럽에 온 니키와 토니. 초상집 분위기다. 니키의 설득으로 클럽 회원들은 리스계약 갱신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쇼를 강행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런던의 모든 젊은이들을 끌어모으지 않으면 그 많은 돈을 모을 수가 없다. 이윽고 모두 'All for One'을 부르며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각자 희생할 각오를 다지면서 금세 분위기는 뜨는데…. [註: 'All for One, One for All'은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라는 뜻으로, 구성원 중 한 명을 위해 모두가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고, 전체를 위해 나 하나를 과감히 희생할 수 있다는 의미. 이는 프랑스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가 쓴 '삼총사(The Three Musketeers)'에 나오는 라틴어 격언 ‘Unus pro omnibus, omnes pro uno’으로 스위스의 국가 모토이기도 하다.]

 

 어느 신문 첫머리에 '유스 클럽이 해밀턴 블랙에 도전한다'는 기사가 등장한다. 고무된 유스 클럽 회원들을 모아 놓고 니키가 또 하나의 유명한 곡 '사랑의 교습(Lessons in Love)'을 토니와 함께 부른다. <www.youtube.com/watch?v=MC3DQnFFBLA>

▲ "함께 꿈을 꾸고, 불확실한 미래를 마냥 기다리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하고 사랑을 하는 청춘"을 후대에 가르치자며 '젊은이들' 노래를 부르는 니키.

 

 이 때 당시 인기있는 섹스심볼 가수 도린다 모렐(소냐 코르도)과 그녀의 매니저인 에디(숀 설리반, 1921~1985; 캐나다 토론토 출신 배우)가 보금자리를 잃게 될 유스 클럽에 조그마한 공헌을 하기 위해 왔다며 방문한다.

 

 니키와 토니가 듀엣으로 부르는 '사랑의 교습' 노래를 듣고있던 도린다는 마치 쇼공연은 이래야 한다는 듯 그 노래를 아주 섹시한 저음으로 부르면서 목석같이 서 있는 니키를 강제로 자기 몸에 밀착시키고 마지막에 키스까지 해 보인다. 덤덤한 분위기에 색다른 코미디를 연출하는 장면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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