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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I 배경 영화(III)-'조용하고 깊게 출항하라'(Run Silent, Run Dee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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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레이더에 방위 330도, 거리 24km 전방에 이상 물체 하나 발견. 이제 2대가 나타났다. 330도 우측으로 돌리는 널카. 선두는 모모 구축함이고 그 뒤에는 대형 탱커선이 보인다. 구축함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탱커선을 공격한다고 명령하고 항로를 030 우측으로 돌리라고 명령하는 리치.

 

 어뢰 1호와 2호 발사구 개방. 배의 전방을 조준한다. 우현 70. 좌우측 어뢰 발사 준비. 이때 짐이 보고한다. "구축함이 사라졌습니다. 함장님. 탱커 거리 3,200m. 발사 준비 완료. 1호 발사 준비. 어뢰 발사 거리 2,500m" 드디어 좌우측 어뢰 전부 발사! 정확하게 명중한다.

 

 일본 구축함이 선수를 전방 각도 0지점, 방위 045지점으로 돌려 아군 잠수함 쪽으로 돌진해 온다. 컬렌 중사에게 음파탐지기로 계속 감시하고 잠시 후 잠수하도록 명령하는 리치. 그리고 "이제껏 훈련들에 의문을 가졌다면 지금 이게 바로 그 답이다. 이제 우리는 모모 구축함을 공격한다. 우측으로 15도, 항로 045 우측으로!"라고 지시하는 리치.

 

 "어뢰 3호, 4호 발사구 개방!" 짐이 "구축함까지 거리 2,000m, 방위 정지. 빠른 속도로 전면에 다가옵니다."고 보고한다. 리치가 명령한다. "거리 1,500m에서 바로 잠수. 15m에서 어뢰 2개 발사!"

 

 드디어 "선교 철수" 명령 후 잠수한다. 3, 4호 어뢰 발사. 명중! 32초만에 격침시킨 것이다.

 

그러나 "내일도 훈련은 변함없다."고 말하는 리치. 그 사이 벌써 부관 뮬러가 계기판 밑에 쪽지를 붙여놓았다. "일본 함대 사령관에게 - 1943년 7월31일 미 잠수함 널카 함장 리차드슨이 일본 구축함을 침몰시켰다. 그러고도 어뢰가 20개 남았다. - 크라우트 뮬러 씀"

 

 그때 라디오에서 "지금 여러분이 듣고 계시는 목소리는 '토쿄의 장미'. 저는 영어로 위대한 일본제국의 중심에서 여러분에게 당신들은 전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달만 일본 제국이 적함을 16대 격침시킨 게 확인됐습니다."라는 방송이 나온다. [註: '토쿄 로즈(Tokyo Rose)'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주둔한 태평양 일대에서 영어로 선전 방송을 하던 일본쪽 여성 어나운서들을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군이 붙여준 이 애칭은 '토쿄의 장미'라는 달콤한 뜻과 달리 전쟁과 배신·누명 등의 추악한 음모들로 얼룩져 있다. 당시 20명이던 토쿄 로즈들은 유혹적인 목소리로 미군 병사의 탈영을 책동하고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선전 공작에 나섰다. 그러나 미군들은 이를 오락 프로그램쯤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토쿄 로즈들은 종전 후 전범(戰犯)으로 몰려 험난한 삶을 살아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이바 도구리(Iva Toguri D'Aquino, 1916~2006)였다. 그녀는 LA에서 태어나 UCLA 재학 중 부모가 졸업 선물로 준 일본여행 티켓이 그녀의 운명을 바꿔 놓고 말았다. 1941년 일본을 방문한 그녀는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미·일 감정이 최악으로 치닫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생활이 어려워진 그녀는 생계 수단으로 '라디오 토쿄'의 여성 어나운서로 활동했다. 종전 후 4년이 지난 1949년 전범을 단죄하라는 미국 여론에 밀려 그녀는 '일본의 앞잡이'라는 죄명으로 미국 법정에서 7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복역 후 그녀는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20여 년을 싸웠다. 마침내 1977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받고 미국 시민권을 회복한 그녀는 그 후 시카고에서 살다 2006년 90세로 타계했다.]

 

 부사관 콜러(조 머로스)가 짐에게 말한다. "구축함을 보도 듣도 못한 방법으로 공격하는 사람은 처음 봐요. 아까 그 거리는 우연이 아니라 미리 계산하고 그런 거리에서 공격한 것이지요. 이 모든 게 전부 다 그래요. 이건 무슨 실험 같다고요." 짐이 동의하면서 "내일 오전 7시면 분고 제7지역에 간다"고 말한다.

 

 방위 320 지점에 일본 호위함이 포착된다. 리치가 컬렌을 불러 호위함보다 먼저 가서 후방 어뢰실에 인원 배치하고 준비를 완료한 뒤 30m에서 격침시키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일단 멈추면 전투 배치를 해제한다고 말하고 항로 280 우측으로 카트라이트에게 조종을 맡기는 리치 함장.

 

 그러나 짐이 항로 280을 확인하니 그곳은 바로 '바다의 무덤'인 분고 해협이다. 거긴 가지 않겠다고 했던 함장에게 따지고 묻는 짐. "아키카제를 격침할 수 있는 곳은 거기 뿐"이라며 "내가 무슨 갑자기 이런 결정을 한 듯 말하지만 아냐!"라고 대답하는 리치.

 

 "어뢰를 아끼려고 일본 잠수함을 피해가고 배를 위험에 처하면서 발포를 했고 일본 호위함을 피하느라 우리 위치도 무선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며 "다 계획했던 거죠?"하고 따지는 짐. "자네는 함장이 군이익을 위해 명령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잖나? 이젠 진주만 본부도 우리 위치를 몰라!" 그러곤 분고 해협에 도착했음을 방송으로 알리는 함장.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카트라이트, 콜러 등 병사들은 짐에게 함장이 되어 명령하기를 바라지만 그는 이 배든 어느 배든 함장은 한 명이라며 모두 함장의 명령을 따르라고 냉정하고 침착하게 지시하는데….

 

 드디어 방위 313, 거리 7천 미터에 일본 호위함이 출현한다. 물에 배가 얕게 잠겨 공격해도 소용없다며 어뢰 10발을 쏴도 아래로 그냥 가버릴 것이라고 말하는 리치 함장. 이윽고 호위함쪽으로 30노트로 이동하는 아키카제 구축함을 발견하는 함장. 목표물로 삼기에는 너무 빨리 움직인다. 짐에게 콘트롤 타워에 올라가서 좌현의 배들을 모두 추적하면 방위가 나올 거라고 말하는 리치.

 

 그리고 명령을 하달하는 리치. "첫째 화물선을 우선 공격한다. 아키카제가 다가오지 않으면 가장 근접한 화물선을 공격해서 아카카제가 우리쪽으로 오면 잠수한 다음 1,500m에서 모모 때처럼 어뢰 두 발을 쏜다. 기본 속도로 간다."

 

 모두 준비를 하는데 그때 24km 거리에서 비행기가 빠르게 다가온다. 그러나 리치 함장은 개의치 않고 계획대로 밀고간다고 말한다. 그리고 칼 벡맨(존 브라이언트)에게 화물선 오른쪽을 감시하도록 지시한다. '화물선 거리 2천 미터, 진로 70, 전륜 나침 우측 20, 추천 발사 경로 297'.

 

 이에 "항로 297로 간다"고 명하는 리치. 비행기가 10km 이내로 다가온다. 이에 어뢰 1, 2호 발사구 개방 대기 모드 중이다. 거리 1,800m에서 드디어 어뢰를 발사한다. 선미 어뢰를 준비하는 사이에 비행기가 1.6km까지 접근했다. 이에 항로 089로 이동한다. 두 개의 어뢰가 명중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어뢰 포문을 여는데 42초가 걸린다는 보고에 느리다며 다시 부상, 잠수를 반복하는 널카 잠수함의 가상 훈련은 계속되는데…
 


▲ 어뢰 포문을 여는 시간이 37초까지 낮아지자 리치 함장(클라크 게이블)은 만족하지만 분고 해협에 도착할 때까지 33초까지 낮추라고 짐에게 명령한다.
 


▲ 루쏘(닉 크라바트)가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다가 전투 연습 명령이 떨어져 잠수를 시작하는 통에 죽을 뻔 하는 위기를 당한다. 리치 함장은 이 훈련에서 시간을 줄이기보다 대원 1명을 잃을 뻔했다고 부함장 짐에게 주의를 준다.
 


▲ 방위 330도, 거리 24km 전방에 일본 모모 구축함과 대형 탱커선이 보인다.
 


▲ 거리 1,500m에서 바로 잠수하면서 수심 15m에서 두 개의 어뢰 발사, 명중! 32초만에 모모 구축함을 격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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