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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I 배경 영화(II)-'대열차 작전'(The Train)(3)
youngho2017

 

(지난 호에 이어)

 이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기존의 전쟁 영화가 독일군에 대한 습격이나 폭파 작전 같은 것으로 전개되는 것과는 달리,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귀중한 문화재가 적군이 탑승한 열차 안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열차를 파손시키지 않고 어떻게든 파리 해방을 위한 연합군의 입성 때까지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는 점에 있다.

 

 '설국열차'는 아니지만 수동으로 작동하는 열차 운행 시스템과 향수 어린 증기기관차를 보는 재미가 솔솔할 뿐만 아니라 흥미진진 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력과 스릴이 있다.

 

 한편 무장 기관차가 대공포를 실은 열차와 연결하기 위해 들어오는데, 한 무리의 독일병이 기차 옆을 통과할 때 증기를 내뿜는 바람에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 일이 벌어지면서 기차는 멈춘다. 독일병이 철도원이 고의적으로 그랬다며 시비가 벌어지자 엔지니어인 헤렌 소령(볼프강 프라이스)이 나타난다. [註: 여기 등장하는 무장기관차는 '닥터 지바고(1965)'에서 스트렐니코프(톰 코티네이)의 중무장 열차를 연상시킨다. 제1, 2차 세계대전 때 실제 사용했던 열차의 완벽한 복사품으로, 주 목적은 트럭이나 탱크가 진입할 수 없는 폭설을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멀리 통제 타워에서 이 광경을 본 디트리히 대위(하워드 보논)가 황급히 물고있던 담배 파이프를 의자 위에 던져 놓고 바리쉬의 망원경을 빼앗아 보는 사이에 바리쉬는 잽싸게 레일교체 철도원에게 눈으로 지시하는데….

 

 다행히 아무 일 없이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 다시 무장 기관차가 움직인다. 바리쉬는 철로 연결선 번호를 선로담당원에게 지시한다. "5번 당겨, … 8번 당겨." 그런데 "10번 당겨!"라고 지시하는데 수동 레버가 말을 듣지 않는다. 그 사이에 무장 기관차는 엉뚱한 철로로 들어가고 이를 본 독일병들이 세우라고 고함을 지른다.

 

 라비쉬가 직접 레버를 당겨보지만 말을 듣지 않기는 마찬가지. 디트리히 대위는 고의로 장난친다며 다그치는데, 드디어 레버 밑에 끼어있는 그의 부서진 파이프를 발견하고 이를 보여주는 라비쉬. 속으로 '이건 아닌데!'라고 중얼거리지만 할 말이 없는 디트리히 대위.

 

 이때 헤렌 소령이 디트리히 대위에게 전화를 걸어 '바보 멍청이'라고 호되게 족치는데… 이렇게 기차를 지연시키는 동안 10시 정각이 되는 순간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린다. 연합군의 예정된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모두들 방공호로 대피하는데 라비쉬는 빠빠 불의 기차가 돌진해 오는 것을 보고 흰 깃발을 흔들며 정지 신호를 보내지만 이를 무시하고 전진하는 빠빠 불. 사다리를 (곡예단 출신답게) 단숨에 내려온 라비쉬가 달리는 열차에 올라타 길이 막혔으니 멈추라고 명령하지만 오히려 길을 열어달라며 그를 발로 차 떨어뜨리는 빠빠 불. 라비쉬는 수동 레버를 당겨 그의 길을 열어주는데, 공습으로 무장기관차, 대공포 열차는 물론 타워통제실도 산산조각이 난다.

 

 포화를 뚫고 전속력으로 달린 빠빠 불의 기관차가 리브레인(Rive-Reine) 역에 멈춘다. 슈미트 대위가 달려와 무슨 일이냐고 하자 오일관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는 빠빠 불. 대위가 전화를 걸려고 역사로 간 사이 펄펄 끓는 오일관의 뚜껑을 열어 그 속에 든 프랑스 동전을 끄집어내 만지작거리며 혼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빠빠 불!

 

 수리를 하기 위해 베어 역에 도착한 기관차는 폰 발트하임 대령의 명령으로 베어 역 담당인 헤렌 소령에 의해 조차장에서 최우선적으로 정비를 받는다. 눈치 빠르게 라비쉬가 빠빠 불에게 크레인 기관차를 가져오라고 보내고는 공구를 챙겨 직접 손을 보겠다고 나서지만 이를 제지하는 헤렌 소령.

 

 그리고 불을 불러 세운 후 그에게 직접 오일관을 열어보라고 명령한다. 이때 폰 발트하임이 못 기다리겠다는 듯 "나중에 책임을 따져도 되잖아, 당장…"하고 말하려는데 잠시면 된다고 대꾸하는 헤렌.

 

 불이 당황한 표정으로 뚜껑을 열어 건네주자 "주머니에 든 것을 다 끄집어 내!"라고 명령하는 헤렌. 오일이 묻어있는 동전을 발견한 헤렌 소령은 이 동전으로 오일 공급을 막아 사보타지를 했다고 결론 짓는데, 순간 얼굴에 기름범벅이 된 바리쉬와 땀범벅이 된 늙은 베테랑 기관사 불의 시선이 서로 마주친다.

 

 바리쉬가 헤렌 소령에게 "별것 아닙니다. 제가 밤새 엔진을 고쳐 놓을게요."하고 말하지만 그는 불을 체포한다. 바리쉬가 폰 발트하임 대령에게 달려가 호소한다. "기차를 잠시 지연시켰지만 목숨 걸고 폭격 속을 벗어나 구해냈잖아요. 늙은이라 무슨 일을 했는지도 잘 몰라요. 단지 미련한 노인일 뿐입니다. 내가 당신 기차를 몰겠어요."라고 말하는데 빠빠 불이 나서 "그의 기차라고? 이건 내 기차야! 내가 한 일은 내가 알아, 알겠어? 그를 돕겠다고? 정말 좋게 보았는데 저들보다 나을 게 없군!"이라며 독일군을 향해 "개새끼!"라며 침을 퉤 뱉는 불. 차라리 가만히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자격지심(自激之心)에 화를 자초하는데….

 

 말없이 데려가라는 제스처를 보내는 발트하임 대령. 벽에 빠빠 불을 세우고 기관총을 든 병사들이 둘러싼다. 바리쉬가 대령에게 달려와 또 호소한다. "대령님, 늙은이 한 명 죽여서 뭘 얻겠다는 겁니까? 그가 한 것은 아무 관계가 없어요. 기차는 달릴 겁니다. 권한이 있잖아요. 말려 (주세요)."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발사!'라는 명령과 동시에 기관총 소리가 나고 빠빠 불이 쓰러진다.

 

 발트하임 대령이 바리쉬에게 "당신이 직접 내 기차를 맡도록 해. 책임을 져."라며 (독일국경 근처의 역인) 세인트 아폴트(St. Avold) 역까지 운행할 것을 명령하고 사라진다. 철도직원들이 모두 흐느낀다. 그때까지도 이 작전에 회의적이던 바리쉬는 빠빠 불의 죽음으로 비로소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밤을 새워 직접 쇳물을 부어 열차의 차축을 연결하는 크랭크 샤프트를 주조하면서 철도원들을 독려하여 빠빠 불의 기관차를 정비하는 라비쉬.

 

 이튿날 낮에 드디어 기차는 독일로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이 시점부터 열차를 지연시키는 작전과 저항이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긴박감있게 진행된다.

 

 그러나 연합군 '스핏파이어(Spitfire)' 전투기의 공격을 받는 열차. 라비쉬는 전속력으로 달려 터널 안에 겨우 열차를 숨겨 위기를 모면하는데…. 이를 의심한 폰 발트하임 대령은 독일병 슈바르츠 상사(도널드 오브라이언)를 기관차에 탑승시켜 라비쉬와 디동을 감시토록 하고 이젠 밤을 이용해 달린다. (다음 호에 계속)

 

▲ 통제실에서 망원경으로 무장 기관차가 이동하는 것을 보던 라비쉬는 감시관 디트리히 대위의 담배파이프를 이용해 교묘하게 열차 운행을 지연시킨다.
 


▲ 선로변경 레버 밑에 끼여 깨어진 담배파이프를 디트리히 대위에게 보여주는 라비쉬와 조수 철도원.
 


▲ 10시 정각 연합군의 공격이 시작된다. 모두들 방공호로 대피하는데 라비쉬는 빠빠 불의 기차가 돌진해 오는 것을 보고 흰 깃발을 흔들며 정지 신호를 보내지만 이를 무시하고 전진한다.
 

▲ 연합군의 공습에 무장기관차, 대공포열차 등이 산산조각이 난다.
 


▲ 연합군 공습으로 베어 역의 통제타워가 휴지조각처럼 날아간다.
 


▲ 라비쉬가 빠빠 불을 따돌리고 자기가 손을 보겠다고 나서지만 헤렌 소령(볼프강 프라이스)은 불을 불러 직접 오일관을 열어보라고 명령한다.
 


▲ 라비쉬(버트 랭카스터)가 폰 발트하임 대령(폴 스코필드)을 설득하지만 빠빠 불(미셸 시몽)은 끝내 총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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