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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I 배경 영화(I)-‘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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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보급품 담당 리바 상병(미키 쇼네시)이 프루윗의 지급품을 챙기면서 저만치 걸어오는 캐런 홈즈 부인을 보고 '대단한 여자'라고 평하는데, 그녀가 와서 워든 상사에게 남편의 행방을 묻는다. 그녀는 "남편에게서 아주 유능한 부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어떻게 그리 유능하냐?"고 묻자 워든은 "타고난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자신감에 찬 그 말이 멋있었는지 미소를 지으며 돌아가는 캐런.

 

 장면은 홈즈 중대장의 집. 밤 늦게 캐런이 화장을 지우고 있는데 홈즈 대위가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돌아온다. 하지만 둘의 대화를 통해 남편의 외도에 실망한 캐런의 인내가 바닥이 났고, 이제 남남이나 다름없는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장면은 병사들 휴게실. 한 군인이 신문을 보고 있는데 기사 제목은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다(Japs Advance in China)'이다. [註: 일본제국은 1937년 7월7일 일본의 자작극인 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을 빌미로 중일 전쟁을 일으켰으나 당초 예상보다 장기전으로 이어지자, 북지나 방면군 총사령관 오카무라 야스지(岡村寧次)의 승인에 의해 같은 해 12월13일부터 다음해 2월까지 6주간에 걸쳐 '다 태우고(燒光), 다 빼앗고(?光), 다 죽이는(殺光)' 이른바 '삼광(三光) 작전’을 개시하여 약 30만 명의 중국인들을 학살하는 '난징(南京) 대학살'을 자행했다. 일본에서는 이 삼광작전을 '진메쓰(燼滅·신멸)'라고 표현한다. 아무튼 일본은 중일전쟁이 장기화되면서 1941년 12월7일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 기습공격을 감행하여 결국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졌고 제2차 세계대전의 전구(戰區)가 되었다.]

 

 프루윗과 마지오가 당구 게임을 하고 있는데 권투 선수팀원들이 반설득 반협박으로 프루윗을 구슬린다. 이 중 프루윗이 속한 소대의 교관인 아이크 갈로비치 하사(존 데니스)가 잘난 척 하지 말라며 계속 이렇게 나가면 훈련장에서 후회하게 될 거라고 노골적으로 협박한다.

 

 이에 마지오가 "싸우기 싫다는 사람을 갖고 왜 시비에요? 당구 좀 치게 저리 가요!"라고 겁도 없이 말한다. 사실 권투팀은 모두 하사관급의 교관들로 구성돼 있어 누구도 그들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장면은 신병훈련장. 온갖 훈련을 받을 때마다 이들 교관들로부터 잘 하면 잘 하는 대로 못하는 못하는 대로 이유도 없이 '특별대우(special treatment)'를 받는 프루윗. 보다 못한 마지오가 부당한 교관에게 대들다가 둘은 완전군장을 한 채 밤새 연병장을 돌기도 한다. 멀리서 이를 계속 지켜보는 워든 상사.

 

 그 후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홈즈 대위의 집을 방문하는 워든 상사. 중요한 서류 서명 때문에 왔다고 둘러대다가 결국 "'자신감(confidence)'이 아니라 '솔직함(honesty)'으로 그저 아름다운 여인이 '버려진' 게 싫어서 왔다."고 고백하는 워든!

 

 그 말에 "버려지는 것도 여러 종류가 있다"며 "아이가 없는 집과 밖엔 비가 내리고 남편이 없는 집에서 지금 우린 술을 마시고 있죠. 하지만 한 가지가 잘못됐군요. 그건 바로 앞에 있는 여자예요!"라며 그녀는 '낙오자'라면서 울음을 터뜨리는데….

 

 이에 돌아가려는 워든에게 "지금 뭐 하는 거예요?"라고 캐런이 묻자 "이게 원하는 게 아니었어요?"라고 겸연쩍게 대답하는 워든. "모르겠어요, 상사님!"이라고 중언(重言)하는 캐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비 내리는 밤, 두 사람은 진한 키스와 포옹을 하는데….

 

 다음 날 월급날이다. 노름으로 딴 돈까지 두둑이 챙긴 마지오가 침대에 누워있는 프루윗을 데리고 시내 '새의원클럽(New Congress Club)'으로 간다. 마담 키퍼(바버라 모리슨)가 단골 마지오를 반갑게 맞이한다. 프루윗이 따라 들어가려고 하자 입회비 2달러, 월회비 2달러 도합 4달러를 내라고 한다. 공짜는 없다!

 

 영창 근위대 하사인 저드슨(어니스트 보그나인)이 클럽 홀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마지오가 그만 하라고 하자 '이태리놈'이라고 욕을 하는 바람에 '뚱땡이 자식 날려 버리겠다'고 대들면서 둘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는데…. [註: 별명이 '뚱땡이, 뚱보'란 뜻의 '팻소(Fatso)'인 저드슨이 두 곡을 연주하는데, 하나는 'The Hut-Sut Song(1939)'이고 다른 하나는 'Beer Barrel Polka(1927)' 또는 'Roll Out the Barrel'이란 곡이다. 이때 호스티스와 얘기하는 군인이 카메오로 출연한 원작자 제임스 존스다.]

 

 이 무렵 장면은 클럽에서 프루윗이 로린 버크(도나 리드)를 만나는 장면과 워든 상사와 캐런이 해변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번갈아 보여준다. [註: 프루윗이 로린을 만나 얘기하는 장면에 나오는 배경음악이 'I Want to Be a Cowboy's Sweetheart'이다. 해변 정사 장면은 하와이 오하우 섬 할로나 코브에서 촬영했다.]

 

 워든은 캐런과 농익은 키스를 하지만 그녀가 소문으로 들은 바람둥이라 생각하고 그녀를 추궁한다. 그녀는 결혼 2년쯤 돼 임신 중이었을 때 남편이 바람을 피느라 없는 사이에 아이를 사산하고 맹장수술까지 받았단다. 그 후 복수하려는 생각에 맘에 맞는 남자를 찾았지만 이제 워든을 만나면서 비로소 짝을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하는 캐런!

 

 한편 로린은 부잣집 자제와 3년이나 사귀었지만 다른 짝을 만나 떠나버려, 시애틀에서 하와이 여자를 만나 1년 2개월 전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1년 내로 돈을 많이 벌어서 고향 오레곤으로 돌아가겠다는 로린….

 

 장면은 연병장. 프루윗이 구덩이를 파고 있다. 하사관들이 기껏 파놓은 구덩이에 신문을 던지며 다시 묻어라고 명령한다. 이렇게 상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지만 묵묵히 참고 견디는 프루윗.

 

 부대막사에서 몇몇 부대원들이 모여 기타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註: 이 노래가 제임스 존스, 프레드 카거 및 로버트 웰즈가 공동 작사·작곡한 유명한 'Re-enlistment Blues(재입대 블루스)'로 이 영화에 두 번 나온다. 이 곡은 켄터키 출신의 컨트리송 가수이자 기타리스트인 멀 트래비스(Merle Travis, 1917~1983)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유명한 노래이다. 멀 트래비스는 이 영화에 살 앤더슨 일병으로 조연 출연했다.] (다음 호에 계속)

 

▲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 홈즈 대위의 집에 들러 중요한 서류 서명 때문에 왔다고 둘러대다가 결국 "아름다운 여인이 버려진 게 싫어서 왔다."고 고백하는 워든 상사(버트 랭카스터).
 


▲ '새의원클럽' 마담 키퍼(바버라 모리슨)가 단골 마지오(프랭크 시나트라·오른쪽)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나 프루윗(몽고메리 클리프트)에겐 돈을 내라고 한다. 공짜는 없다!
 


▲ 클럽 홀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던 영창 근위대 하사 저드슨(어니스트 보그나인)과 마지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는데…
 


▲ 워든 상사(버트 랭카스터)와 캐런(데보라 커)이 해변에서 사랑을 나누는 명장면. 하와이 오하우 섬 할로나 코브 해변에서 촬영했다.
 

▲ 프루윗(몽고메리 클리프트)의 짝이 된 클럽 호스티스 로린(도나 리드)은 1년 내로 돈을 많이 벌어서 고향 오레곤으로 돌아가겠다는 꿈을 얘기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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