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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I 배경 영화(I)-‘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1)
youngho2017

 

[필자 註: 이제 제2차 세계대전(World War II, WWII) 배경 영화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직접 전쟁 현장을 묘사한 작품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고통 및 불행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묘사한 작품, 그리고 홀로코스트, 종전 후의 전쟁의 상흔(傷痕)과 사회상을 그린 작품 등 워낙 다양하고 많은 소재들이라 필자의 자의로 선별하여 소개해 보고자 하오니 많은 사랑과 성원 바랍니다.]

 

 WWII 배경영화의 첫 번째로 1941년 미국이 2차 대전 개입의 서막을 알리는 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전의 하와이 호놀룰루 미군기지 스코필드 연대를 중심으로 군대라는 작은 계급 사회 속에서 군인들이 겪는 갈등과 사랑을 그린 전쟁 멜로드라마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를 꼽아보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로, TV에 참 많이도 방영 되었던 영화이다.

 

 1953년 컬럼비아사 배급 흑백영화. 감독 프레드 진네만. 출연 버트 랭카스터, 몽고메리 클리프트, 데보라 커, 도나 리드, 프랭크 시나트라, 필립 오버, 미키 쇼네시, 어니스트 보그나인 등. 러닝타임 118분.

 

 원작은 제임스 존스(James Ramon Jones, 1921~1977)가 태평양 전쟁 3부작으로 1951년 첫 번째로 출간한 동명의 소설. 1962년에 나온 그의 두 번째 작품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은 1964년 앤드류 마턴 감독, 또 1998년 테런스 맬릭 감독에 의해 두 번이나 동명으로 영화화 되었다. 마지막 3부는 그의 유작으로 윌리 모리스 작가가 완성한 '휘파람(Whistle·1978)'이다.

 

 그런데 '지상에서 영혼으로'라는 제목은 J. R. 키플링의 시(詩) "신사 계급"에서 인용한 것이다. [註: '신사 계급(Gentlemen-rankers)' 또는 '신사 자원 봉사자'는 부와 특권을 가진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을 '흑양(black sheep)' 즉 '골칫거리, 말썽꾸러기'로 생각하여 가족을 불명예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예컨대 해외)에 일반 사병으로 입대, 훈련받고 싸운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종종 정기적으로 수당을 지급받고 장교와 사병 중간쯤의 사회적 지위를 부여 받았다.]

 

 … And we die, and none can tell Them where we died.

 We’re poor little lambs who’ve lost our way,
 Baa! Baa! Baa!
 We’re little black sheep who’ve gone astray,
 Baa—aa—aa!
 Gentlemen-rankers out on the spree,
 Damned from here to Eternity,
 God ha’ mercy on such as we,
 Baa! Yah! Bah!

 (… 그리고 우리는 죽고 아무도 우리가 어디에서 죽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길 잃은 불쌍한 어린 양들입니다.

 매애! 매애! 매애!

 우리는 길을 잃은 작은 검은 양들입니다,

 매― 애― 매!

 신사 계급이 단호하게 나가고,

 여기에서 영원까지 저주받은,

 하나님은 우리같은 이에게 자비를 베푸십니다.

 매애! 야아! 맴!)

 [註: 조지프 키플링(Joseph Rudyard Kipling, 1865~1936)은 인도의 뭄바이에서 태어났으며 유명한 '정글북(1894)' 등의 동화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07년 영미권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41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기사 작위 및 계관시인(桂冠詩人) 임명을 수차례 거절했던 것으로 유명한데, 1936년 사후 화장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시인 묘지(Poets' Corner)'에 안치되었다. 그러나 그는 백인우월주의자, 영국 제국주의의 선지자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이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1941년 하와이 호놀룰루 미군기지 스코필드 연대(Schofield Barracks)의 소총부대인 G중대에 신참 일등병 로버트 프루윗(몽고메리 클리프트)이 전속돼 온다. 프루윗은 막사 현관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안젤로 마지오(프랭크 시나트라)와 맞닥뜨리는데, 친구 마지오는 대뜸 "여기로 오다니 정말 안 됐어, 프루(프루윗의 애칭). 나로선 이해가 안 가. 하기야 그 나팔 솜씨는 여기서도 따를 자가 없겠지만"이라고 말하는데….

 

 잠시 후 밀턴 워든 상사(버트 랭카스터)의 안내로 중대장 다나 홈즈 대위(필립 오버)에게 전입신고하는 프루윗. 그는 켄터키 출신의 나팔수이자 전직 미들급 권투 선수이다. 그는 중대장에게 '2년간 1급 나팔수였는데 어느날 중사의 친구가 전임해 오자 자기가 훨씬 잘 부는데도 다음날 바로 1급 나팔수가 되더라'고 말한다. 군대의 부정부패에 식상한 듯 삐딱한 말투다.

 

 연대의 권투부 코치인 중대장은 작년 결승에서 졌기 때문에 올해엔 꼭 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탁월한 미들급 선수가 필요해서 힘 좀 써서 프루윗을 이리로 전출시켰다고 말한다.

 

 그러나 1년 전 스파링 연습 중 상대 선수의 눈을 멀게 한 뒤로는 다시는 권투를 하지 않기로 맹세했다고 말하는 프루윗. 하지만 중대장은 사기 진작에 권투만한 것은 없다며 종용하는데….

 

 더플백을 매고 있는 프루윗에게 워든 상사는 "군대생활 5년 정도면 이제 현명하게 처신할 때도 됐을 텐데"라며 "별명이 '다이너마이트'인 홈즈 중대장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이라고 충고한다.

 

 이때 홈즈 대위의 부인 캐런(데보라 커)이 날씬한 승용차를 몰고 막사로 들어온다. "여기가 점점 휴양지 호텔처럼 돼간다"고 투덜거리는 워든 상사.

 

 상사는 프루윗에게 계속해서 말한다. "홈즈 대위는 소령 진급에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고 권투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중대장의 심기가 편해야 자기도 편하고, 부대 운영도 수월해진다"고 말한다. 프루윗은 "신념 없는 사내는 시체죠."라고 대꾸하는데 워든은 "옛날에나 통할 말일세. 지금은 협력해야 할 때야."라고 설득하는데…. (다음 호에 계속)

 

▲ '지상에서 영혼으로(From Here to Eternity·1953)' 영화포스터
 


▲ 호놀룰루 미군기지 스코필드 연대의 G중대에 전속돼 온 신참 일등병 로버트 프루윗(몽고메리 클리프트·오른쪽)을 밀턴 워든 선임상사(버트 랭카스터)가 안내한다.
 


▲ 중대장 홈즈 대위의 부인 캐런(데보라 커)이 날씬한 승용차를 몰고 막사로 들어오자 워든 상사는 "여기가 점점 휴양지 호텔처럼 돼간다"고 투덜거리는데…
 


▲ 보급품 담당 리바 상병(미키 쇼네시)이 저만치 걸어오는 캐런 홈즈 부인을 보고 '대단한 여자'라고 평하는데…
 


▲ 마지오(프랭크 시나트라·맨왼쪽)와 당구를 치고 있는 프루윗(가운데)에게 권투 선수팀인 하사관들이 협박한다. 이를 거절한 프루윗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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