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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 배경 영화(VI)-‘슬픔은 그대 가슴에’(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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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영화 '삶의 모방'에서 흑인 모녀로 출연한 주아니타 무어와 수전 코너는 1959년 아카데미 및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후보에 나란히 올랐으며, 수전 코너는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및 여우신인상을 수상했다.

 

 주아니타 무어(Juanita Moore, 1914~2014)는 2014년 1월 1일 99세로 별세했다. LA 버스기사였던 남편이 2001년 사망하기까지 50년을 해로했다고 한다. 2010년 4월 23일 LA에서 TCM이 주최한 고전영화제에서 '삶의 모방'을 복원 상영했는데, 이때 주아니타 무어와 수전 코너를 초청하여 TCM의 로버트 오스본이 진행한 질의응답 세션에서 시종 격조높은 유머와 진솔한 얘기로 관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수전 코너(Susan Kohner·86)는 체코계 유대인 영화제작자인 아버지 폴 코너(Paul Kohner, 1902~1988)와 멕시코 배우인 어머니 루피타 토바르(Lupita Tovar, 1910~2016) 사이에서 태어난 멕시코 출신으로 사라 제인 역에 전격 캐스팅되었다. 그 후 10여 편에 출연하고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공연한 'Freud: The Secret Passion(1962)'을 마지막으로 1964년 결혼과 더불어 가정을 돌보기 위해 은막을 떠난다.

 

 작가이며 패션 디자이너인 독일인 남편 존 와이츠(John Weitz, 1923~2002)와의 사이에 아들 둘을 뒀는데, 바로 'American Pie(1999)'와 'About A Boy(2002)' 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제작자·극작가인 크리스(53)와 폴(57) 와이츠 형제이다.

 

 라나 터너(Lana Turner, 1921~1995)는 18세 광부인 아버지와 16세 미용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아이다호주 월리스에서 가난한 외동딸로 태어났다. 16세 때인 1937년 MGM사에 발탁되어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우편배달부는 두 번 벨을 울린다(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1946)'에서 정부(情夫)와 함께 늙은 남편을 죽이고 결국 자신도 교통사고로 죽임을 당하는 '펨므 파탈' 글래머 배우로서의 명성을 얻게 된다.

 

 1995년 후두암으로 자택에서 74세로 죽기까지 60편 이상에 출연했으며 무려 7명의 남편과 8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되풀이하는 등 떠들썩한 사생활로도 유명했다. 특히 마피아 조직 폭력배 조니 스톰파나토(Johnny Stompanato, 1925~1958)의 잘 생긴 외모와 용감무쌍한 기질에 반해 사귀었다가 일년도 안된 1958년 베벌리 힐즈에 있는 그녀의 집에서 14살 외동딸 체릴 크레인(Cheryl Crane·79)이 찌른 식칼에 의해 조니가 죽은 시체로 발견된 사건은 당시 미디어의 초관심사였다.

 

 결국 딸의 '정당방위에 의한 살인'으로 판결을 받아 풀려났지만 모두들 라나 터너의 영화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니버설 제작자 로스 헌터(Ross Hunter, 1916~1996)가 나이든 그녀를 '삶의 모방'에 주연으로 캐스팅해 준 것이 결정적인 회생의 기회가 되었다.

 

 이때 이 영화를 위해 입었던 유명 의상들과 장신구 등의 비용이 100만 달러를 넘어 당시 영화사상 가장 비싼 의상비가 쓰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샌드라 디(Sandra Dee, 1942~2005)는 TV 광고 모델을 하다 1957년 영화에 데뷔하여 1959년엔 10대 로맨스 영화 5편에 출연했는데, 그 중 '삶의 모방'에 나온 트로이 도나휴와 공연한 '피서지에서 생긴 일(A Summer Place)'이 가장 유명했지 싶다.

 

 1960년에 라나 터너, 앤서니 퀸 주연의 '검은 초상화(Portrait in Black)'에 출연했고, 그 해에 팝 가수 바비 다린(Bobby Darin, 1936~1973)과 결혼한다. 그녀의 나이 18세 때였다.

 

 그 다음해 록 허드슨, 지나 롤로브리지다 출연의 '9월이 오면(Come September)'에 이 신혼부부가 공연한다. 특히 바비 다린은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신인배우상을 수상하였으며, 지금도 애청되는 이 영화의 주제곡을 작곡하였고, 그가 직접 부른 'Multiplication'은 샌드라 디의 깜찍한 왕내숭 연기와 함께 풋풋한 청춘 로맨스의 표상이었다.

 

 그러나 둘은 1967년 이혼한다. 팝송 'Dream Lover'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바비는 LA에서 심장수술을 받던 중 37세로 아깝게 운명을 달리했다. 샌드라 디는 신경성 무식욕증과 신부전증에 시달리다 외아들 도드 다린이 지켜보는 가운데 62세로 사망했다.

 

 존 가빈(John Gavin, 1931~2018)은 친구의 권유로 유니버설사에서 스크린 테스트를 받고, 193㎝의 건장한 체구에 남성적이고 잘 생긴 점이 '제2의 록 허드슨'으로 낙점 받아 1956년 데뷔한 이후 명성을 날렸다.

 

 그가 첫 주연한, 역시 더글라스 셔크 감독의 '사랑할 때와 죽을 때'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전쟁터에서 아내로부터 온 편지를 다 읽기도 전에 자기가 풀어준 포로가 쏜 총을 맞고, 강물로 떨어진 편지를 잡으려 하지만 손이 닿지 않고, 떠내려가는 강물에 주인공의 처연한 모습만 비치던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다음해 이 '삶의 모방' 이후 1960년이 그의 전성기였지 싶다. 줄리우스 시저 역으로 나온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스파르타쿠스', 재닛 리의 남자친구 샘 루미스 역으로 나온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도리스 데이와 공연한 '누군가 노리고 있다(Midnight Lace)' 등등.

 

 그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라틴 아메리카 경제학사를 전공하였으며 재학 중 해군 ROTC를 수료한 후, 4년의 군복무 기간 중 한국 전쟁에 참여하여 1951년부터 종전 때인 1953년까지 미해군 '프린스턴' 함대 소속 공군 정보장교로 근무한 적이 있다.

 

 1971~1973년 간 미국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이사장을 지냈고, 그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에 능통하여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1981~1986년 간 멕시코 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배우로서의 명성만큼이나 사업가로서의 수완이 남달랐던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의 부인은 콘스탄스 타워스(Constance Towers·91)인데, 존 웨인, 윌리엄 홀든 주연의 '기병대(The Horse Soldiers·1959)'에서 하나 헌트 양으로 나와 우리와도 안면을 튼 배우. 타워스나 가빈 모두 두 번째 결혼이었다. (끝)

 

▲ LA 나이트클럽 댄서로 일하는 딸 사라를 찾아온 애니. "힘들 땐 꼭 집으로 돌아오라"는 말을 남기고… 이것이 영원한 이별이 될 줄이야!
 


▲ 딸 사라를 만나고 와서 상심하는 애니(주아니타 무어)를 위로하는 로라(라나 터너)와 딸 수지(샌드라 디).
 


▲ 몸져 누운 애니를 정성껏 돌보는 로라. 그러나 결국 애니는 유언을 남기고 한많은 세상을 떠난다.
 


▲ '가스펠의 여왕' 마할리아 잭슨이 흑인영가 "험한 세상"을 부르고 있다. 이 장면에서 결국 손수건을 적시게 된다.
 


▲ 어머니 애니 존슨의 관을 부여잡고 때늦은 후회와 용서를 빌며 오열하는 딸 사라 제인(수전 코너).
 


▲ 애니 장례식에서 운구차에 타고 있는 세 여인. 좌로부터 수지(샌드라 디), 로라(라나 터너), 사라(수전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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