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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 배경 영화(VI)-"슬픔은 그대 가슴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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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얼 그랜트'는 '썰물(Ebb Tide)' 등의 팝송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흑인가수이자 해먼드 오르간 및 피아노 연주가였으나, 뉴 멕시코에서 교통사고로 39세에 아깝게 요절했다.

 

 또 "마할리아 잭슨 '험한 세상'을 노래하다"는 친절한 안내가 있다. 잭슨은 세계적인 '가스펠의 여왕'으로 알려진 가수 및 흑인 인권 운동가로 유명했다. 그녀는 가스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내가 하느님의 노래를 부를 때는 '자유와 희망'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 신판 '삶의 모방'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때는 1947년. 유명한 브로드웨이 배우를 지망하는 백인 미망인 로라 메러디스(라나 터너)가 코니 아일랜드 해변가에서 6살 난 딸 수지(아역배우 테리 번햄)를 잃어버려 찾다가 8살 난 사라 제인(아역배우 캐린 디커)과 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사라의 어머니인 흑인 미망인 애니 존슨(주아니타 무어)과 애들의 장난치는 모습을 찍고있던 사진작가 스티브 아처(존 가빈)를 만난다.

 

 로라는 애니와 사라 제인 모녀가 갈 곳이 없음을 알고 비록 작은 아파트에 가난하게 살고 있지만 하룻밤을 같이 묵도록 한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애니 모녀는 로라의 집에 함께 살면서 로라가 배우 및 모델 일에 열중할 수 있도록 집안의 허드렛일과 수지 돌보는 일을 애니가 맡게 된다.

 

 어느 날 저녁, 스티브가 사진을 갖고 찾아온다. 그는 분명 로라에게 홀딱 반해서 다음날 그녀에게 점심을 사려고 하지만 로라는 거짓말로 앨런 루미스(로버트 알다) 사무실에 가야한다고 둘러댄다. 한데 정작 로라가 유명한 에이전트인 루미스를 만났을 때, 그는 배우로서 성공하려면 먼저 몸부터 바쳐야 한다고 강요하자 그녀는 화를 내고 뛰쳐나온다. 집으로 돌아와 모욕감과 좌절감에 사로잡혀 울자 애니가 위로하고 격려한다.

 

 몹시 춥고 눈 내리는 어느 날, 애니가 사라의 눈신발을 갖다주려고 학교 교실로 찾아가는 바람에 그동안 사라가 흑인임을 감추고 백인 행세를 하며 친구들을 속인 것이 탄로난다.

 

 이 일로 해서 사라는 흑인 어머니는 자기의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저주스런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고,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래. 난 백인이야. 그래서 백인 친구와 사귀고 결혼도 백인과 할 거야!"라고 굳게 다짐한다. 마음이 상한 애니가 로라에게 묻는다. "이런 일이 당신 아이한테 일어났다면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요?"

 

 한편 스티브는 맥주회사에 취직해 광고를 맡게 됐다며 로라에게 프로포즈를 하지만, 그녀는 설령 사랑한다 하더라도 결혼은 스타로 가는 길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며 뿌리친다.

 

 로라는 매번 오디션에서 탈락하다가 그녀의 에이전트인 앨런 루미스와 극작가인 데이비드 에드워즈(댄 오헐리히)에 의해 코미디 무대에 출연할 기회를 잡게 된다. 그러나 스티브가 루미스를 만나지 말라고 만류한다. 하지만 로라는 모처럼 온 기회를 놓치기 싫어 오디션을 받는다.

 

 데이비드는 그녀가 중간에 극본의 수정을 제의하자 처음에는 화를 내다가 곧 그녀의 지적이 옳음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해서 로라가 주연한 연극은 대성공을 거두고 신문들은 일제히 "브로드웨이에 새로운 스타 탄생"이라고 대서특필 한다.

 

 11년이 지난 1958년, 로라는 대스타가 되면서 뉴욕의 호화저택으로 이사한다. 애니는 여전히 가사일을 돌보면서 로라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어느 날 극작가 데이비드의 프로포즈를 받게 된 로라는 애니와 상의한 결과 진정으로 그를 사랑하지 않음을 깨닫고 거절함으로써 둘은 결별하고, 다른 극작가의 드라마에 출연하여 또 대성공을 거둔다.

 

 연극이 끝난 파티에 10여 년 동안 보지 못했던 스티브가 놀라움과 기쁨에 넘쳐 찾아오고, 로라는 아직도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둘은 다시 가까워진다.

 

 한편 17세가 된 수지는 어머니가 베푸는 물질적인 풍요는 누리지만 바쁜 일정 등으로 함께 있는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늘 엄마의 사랑에 굶주려 있다. 그래서 어머니랑 스티브랑 같이 여행 가길 원하지만, 스타가 된 로라가 마침 이탈리아 영화의 주역으로 캐스팅되어 이탈리아로 떠나게 되면서 이 계획은 무산된다.

 

 한편 19세가 된 사라는 수지에게 백인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다고 비밀스럽게 털어놓으며, 흑인으로 차별 대우 받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얘기한다. 사라는 어머니와는 달리 피부색이 흰 혼혈아로 당시 미국 사회에서 흑인에 대한 차별을 우려해 그녀는 백인 아버지처럼 유럽 혈통과 용모를 가진 백인 행세를 한다.

 

 그러나 흑인의 딸이란 걸 알게 된 백인 남자친구 프랭키(트로이 도나휴)는 어느날 사라를 만나서 "네 엄마가 검둥이라고 쑥덕대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며 다그치자 "남의 눈을 피해 함께 도망가서 살자!"고 애걸하는 사라를 개 패듯 반죽음에 이르게 하고는 떠나버린다.

 

 로라가 이탈리아로 떠나고 없는 동안 스티브가 수지를 돌보는데… 그 사이, 엄마의 연인 스티브를 좋아한다고 애니에게 털어놓더니 드디어 그에게 직접 사랑 고백까지 하는 수지.

 

 한편 흑인 딸이란 이유만으로 비참하게 버림받은 사라는 한동안 홀로 지내며 몰래 춤과 노래를 익힌 후, 어머니에겐 멀리 떨어진 도서관에 근무한다는 거짓 편지를 보내고는 유흥업소에서 남자들에게 웃음을 팔며 춤추고 노래하는 밤무대의 여인으로 변신한다. [註: 이 영화에서 수전 코너가 부르는 노래는 실제 재즈·팝 가수인 조 앤 그리어(Jo Ann Greer, 1927~2001)가 더빙한 것이다.]

 

 애니가 이 사실을 알고 나이트클럽으로 찾아가 딸을 찾으러 왔다고 얘기하자 사라는 즉각 해고돼 버린다. 그리고 사라는 다시 어디론가 도망치듯 사라진다.

 

 어머니를 부정하는 딸에게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 애니. 꼭 선생이 되길 바라던 하나밖에 없는 딸 사라가 아니었던가…. (다음 호에 계속)

 

▲ 로라(라나 터너)는 매번 오디션에서 탈락하다가 그녀의 에이전트 및 극작가에 의해 코미디 무대에 출연할 기회를 잡게 된다.
 


▲ 어머니보다 애니와 함께 있는 시간이 훨씬 많은 수지(샌드라 디)는 늘 엄마의 사랑에 굶주려 있다.
 


▲ 애니(주아니타 무어)는 로라(라나 터너)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조언자가 된다.
 


▲ 10여 년 만에 찾아온 스티브(존 가빈)가 로라가 주연한 연극에 대해 대서특필한 신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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